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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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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35인의 여성/노동/계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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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708쪽 | 970g | 154*226*40mm
ISBN13 9788991402591
ISBN10 899140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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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계화라는 야만적인 경제 현실은 물론 세계 곳곳의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그러나 여성이 받는 충격은 더욱더 크다. [...] 여성들은 정든 고향을 버리고 이주하며,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되고, 신흥산업국의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한다. 게다가 여전히 성폭력의 대상이 되며,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스스로 재생산 과정을 통제하지 못한다. [...] 이론적 추상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경제 현실을 등한시하는 페미니즘 이론은 이런 목적에는 아무 쓸모도 없다. 여성 억압이라는 불의를 이야기하지만 자본주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을 끝장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사, 자본주의, 사회 변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의 분석이 이런 경제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적절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 분석 범주를 젠더 중립적이거나 인종 중립적인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 「서문」 중에서

책이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가난은 낭만적이다. [...] 좌파 지식인들이 묘사하는 가난 역시 낭만적이며 상층계급과 중간계급을 몰아세우기 위한 근거일 뿐이었다. 좌파 지식인의 관점에서 노동계급 영웅은 언제나 남성이었다. 그것도 정당하게 분노하며 초인적으로 고귀한 인물이었다. --- 「1장」 중에서

아내이자 어머니인 동시에 임금노동자인 여성은 이런 사회관계에 입각한 여러 욕구와 성향을 가질 것이다. 노동조합 회의와 집안일이 동시에 겹치는 경우처럼, 이런 욕구와 성향들은 때로 충돌한다. [...] 파업이 진행 중이라면 다른 때에 비해 노동조합 회의에 참석할 공산이 커진다. [...] 자본주의 사회든 비자본주의 사회든 전통적인 성 역할을 바꿀 만큼 여성들이 임금노동에 충분히 진입하지 못했다. --- 「32장」 중에서

또한 17세기 영국에서 가부장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여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입마개(branks)─‘쨍쨍거리는 여자의 재갈(scold’s bridle)’이나 ‘수다쟁이 여자의 재갈(gossip’s bridle)’이라고도 불렸다─을 사용한 사실을 보면 공과 사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22장」 중에서

군인의 아내인 여성은 남편에게 부대 주변의 디스코텍에서 일하는 여자들에 관해 좀처럼 묻지 않는다. 여군들이 군대 내 성희롱과 동성애 혐오 같은 제도적 장벽을 극복하도록 돕는 활동을 하는 페미니스트들은 군사화된 어머니·부인·성매매 여성 등에게는 많은 관심을 쏟지 않게 마련이다. --- 「27장」 중에서

사회 이행의 한 영역에서 조금 진보가 이루어진다 해도 다른 곳에서 퇴보가 나타날 수 있다. [...]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웠던 일부 젊은 남성 활동가들의 놀라운 변신을 보라. 1995년 이래 이 활동가들은 남아공 강간자협회(South African Rapists Society)라고 이름을 바꾸고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박탈된 정치적 에너지’의 배출구로 삼았다. --- 「28장」 중에서

캐런 J. 워렌(Karen J. Warren)은 페미니즘이 더 완전해지려면 “여성 억압을 종식시키는 운동이라는 전통적인 페미니즘 개념을 모든 억압 체제의 상호 연관성을 인식하고 분명하게 밝히는 식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 「33장」 중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여성 노동조합을 통해 혁신적인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가령 1989년에 한국여성노동자회(Korean Women Workers Association)는 마산에서 공장을 점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공장에 들어가 거기서 지내면서 음식을 해 먹고 기계와 공장 구내를 지켰으며 생산을 실질적으로 중단시켰다.26 이런 형태의 공장 점거에서는 일상생활의 과정 자체가 저항이 되고(미국의 복지권 투쟁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가난한 여성들의 삶이라는 체계적인 현실에 적대가 뿌리를 박는다. 이 투쟁은 노동자로서 공통의 이해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여성으로서 처한 사회적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노동과 가정의 인위적인 분리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거’는 생존의 형태로 공동체를 구성하는 가난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환기하는 집단적 저항의 전략이다. --- 「14장」 중에서

나는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San Hose)에 살고 있다. 나는 회사에서 전자 부품과 기판을 조립한다. 10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 한국에서는 가정주부였다.…… 우리는 보건과 안전에 관해 거의 아무 교육도 받지 못했다. 지금 나는 두통, 메스꺼움, 현기증, 어깨 통증, 요통 등을 앓고 있다.…… 내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 어떤 여자들은 손목 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고혈압, 신장 질환 등이 있다. 직장 내 안전에 관해 배우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건강을 해치고 있다. - 한국계 전자 노동자 --- 「35장」 중에서

가정에서 남성이 보이는 수동성이야말로 공공연한 폭력 행위보다도 더 여성의 분노를 일으키는 원천이며 만성적인 문제이다. /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도 엄마에게 발길질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마에 대해 권력과 통제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여자가 남편에게 냄비를 던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남편에게 설거지를 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 「7장」 중에서

호메이니가 여성들에게 집 밖에 나다니지 말라고 권고했을 때, 분명한 억압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란 여성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남성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이면 원래의 가부장적 교섭이 고스란히 회복된다. 애당초 여성들에게 선택의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 「12장」 중에서

가내노동은 임금노동뿐만 아니라 가족의 동학에 관한 설명에서도 흔히 배제되는 노동 형태이다. [ ...] 오늘날의 전 지구적 자본주의 무대에서 이런 형태의 노동이 이토록 심각한 착취를 야기하는 이유는 이성애적 친족 체계 안팎에 깊숙이 뿌리박힌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관계에서 여성 노동의 비가시성(시장에도 보이지 않고 때로는 노동자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는다)을 전제로 삼기 때문이다. 가내노동을 고정시키는 성별화된 관계를 바꾸고 가내노동자를 조직하는 일이 페미니스트들의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14장」 중에서

노동자들은 변화하고 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운 집단의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새로운 요구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이/레즈비언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노동조합이 레즈비언/게이 권리를 위한 캠페인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가지고 거기에 기여하기를 요구한다. 노동조합에 속한 페미니스트들은 낙태권을 위해 ‘당당하게 나서도록’, 즉 낙태권에 대한 지지를 노동조합의 문제로 보도록 조합을 압박한다. [...] 권력자들이 의도하는 대로 타협하기를 원치 않는 우리로서는 이런 가능성에 우리의 미래를 거는 일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 「28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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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미니스트들이 쓴 다양한 글을 모아 기존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폭을 확장한다. 재생산, 가족, 임금노동, 사회복지, 공공 정책, 생태 등 광범위한 주제를 포괄하며 여성 종속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넘어 페미니즘 일반 입문서까지도 될 수 있는 책이다.
고정갑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글로컬페미니즘학교 집행위원장, 한신대 교수)
그녀들의 글은 마치 내가 쓴 것 같다. 몸에 페니스가 달려 있지 않다는 하찮은 이유로 우린 왜 이렇게 살까. 이들의 말은 노동자계급 여성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복종이 어떤 상처와 고통을 주는지에 대한 해석이며, 존재를 긍정하기 위한 생존을 건 싸움이다. 때론 흥분되고 때론 도발적이며, 자주 가슴이 아프다. 여성의 심장 또한 왼쪽에서 뛴다는 고백, 행간에 얼룩진 눈물, 파괴된 정체성과 그것을 강요하는 질서에 대한 분노까지. 용기 있고 현명하지만 좌충우돌하는 그녀들의 실험은 존중되어야 한다.
권수정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자 대리인)
세상을 바꾸는 쟁점! 서른다섯 명의 사회주의 페미니스트가 그들만큼 다양한 논의를 제시한다. 기존 페미니스트 및 사회운동가 들의 딜레마를 시원하게 끄집어낸다. 편견을 걷어 내고 새롭게 접근하라. 억압의 그물망에 정치적 연합으로 맞서라. 무지개 운동의 일부가 되라.
이황현아 (몫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 붉은몫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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