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이야기를 담은 새 책이 나와서 우리 말로 옮길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만약 나에게 올리비아 같은 딸이 있다면? 당장 골치가 아파지지요. 제가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라고 저 혼자만 친구들하고 다른 색 축구복을 입겠다고 우기고, 엄마가 애써 새 축구복을 만들어 주니 쳐다보지도 않고 금세 제 인형 잃어버린 데로 관심이 옮아 가는 까탈스럽고 변덕스러운 아이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 내가 아이이고, 내가 바로 이 올리비아라면? 당장 올리비아의 편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싫은 것은 싫다고, 좋은 것은 좋다고 제 생각을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올리비아는 참 개성이 강하고 영리한 아이니까요.
올리비아 이야기의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바로 어른이 바라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가 아이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책이라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그림책을 교육적인 도구로 여기는 어른들이 많이 있는 한,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그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내게는 올리비아의 매력이 새록새록 더 크게 느껴집니다.
Q 올리비아 시리즈가 선생님의 조카 이야기라던데, 선생님 자신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선생님의 이야기인가요?
-물론 내 이야기도 있지요. 사람은 누구나 늘 자신의 경험에서 이야기를 끌어 내는 법이니까요. 어렸을 때 전 늘 바쁜 아이였어요. 이것저것 물건들을 만드느라…….
Q 올리비아를 돼지 캐릭터로 그리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돼지는 참 영리한 동물이니까요. 병아리보다는 돼지가 사람의 특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개처럼 말이에요.
Q 올리비아 시리즈가 크게 성공한 데 놀라셨나요?
-그럼요. 완전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요.
Q 선생님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무대 디자인, 의상 디자인, 잡지 삽화, 그리고 그림책 분야에서 활동하셨지요. 그런데 어린이 책을 직접 쓰고 그리면서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나는 대부분의 어린이 책이 아이들이 얼마나 영리한 존재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졌다고 느껴 왔어요. 아이들은 그 작은 손과 입으로는 그 영리하고 조그만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표현하지 못하지요. 어린이 책을 쓰고 그린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표현해 내는 일이고, 이는 아이나 어른 모두 감사해야 하는 부분 같아요.
Q 책 속에서 올리비아의 가족들이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올리비아 가족의 캐릭터 중에는 선생님의 가족을 모델로 그린 캐릭터도 포함되어 있나요?
-모든 캐릭터들이 누이 가족의 이야기예요. 조카인 올리비아의 부모, 두 명의 남동생과 고양이, 강아지 등이죠. 하지만 그들은 단지 주변 인물들에 불과하답니다.
Q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장난감이 있었나요?
-네, 지금도 가지고 있는걸요. 솜을 넣은 꼭두각시 원숭이 인형인데, 내 서랍에 간직하고 있어요.
Q 혹시 그걸 잃어버린 적이 있었나요?
-아니오. 하지만 좋아하는 장난감이 하나 더 생긴 적이 있었는데, 이모가 만들어 주신 손가락 인형이었어요. 스컹크와 프로그(개구리)를 섞은 것처럼 생겨서 이름을 스프로그라고 지었는데, 그걸 오래 전에 잃어버렸지요.
Q 선생님이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에 잭슨 폴락의 작품을 실은 뒤로, 아이들이 그 작품을 곧잘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그 그림을 고르게 된 특별한 까닭이 있나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 그림을 보고는 "나도 5분 안에 저렇게 그릴 수 있어."라고 말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