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낯선 곳, 새로운 환경에서 나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가고 싶은 곳도 많아서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집으로, 한국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 준다. 수많은 세계인들이 함께 삶을 나눈다. 여러 인종, 문화, 언어의 타인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 세상의 중심이 바로 유진하우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 p.6, 「프롤로그_ 유진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중에서
한국 문화의 독특함을 알아차리고 다양한 분야의 세계인들이 유진하우스를 방문한다. 세계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고유한 멋을 배우고, 우리 정서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다. 지금은 유니크하고 창조적인 것만이 살아남는 콘텐츠 시대다. 한국적인 특별함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작품 속에 응용하려고 만화가, 게임개발자, 건축가, 디자이너, 방송인, 연예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온다. 미국의 한 케이블TV는 뮤직 비디오 작품에 유진하우스의 느낌을 담으려고 10시간 동안 촬영을 했다.
--- p.36, 「전 세계인의 발길이 닿는 곳 ‘유진하우스’」중에서
방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어야 하냐고 묻는 사람도 더러 있다. 외국인들도 이제는 드라마에서 본 듯, 실내로 들어갈 때는 말하지 않아도 신발을 알아서 벗기도 한다. 몇 년 전까지 만 해도 신발을 신은 채 마루나 방안으로 뚜벅뚜벅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그럴 땐 “Wait, Wait! Take off your shoes, please!”를 자주 외쳐야 한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사는 문화가 얼마나 위생적인가? 방 안에서 양말도 벗고 지내는 것이 방바닥의 따뜻함을 직접 느끼고, 발도 갑갑하지 않으니 편하다.
--- p.65, 「한옥은 뭐가 달라요?」중에서
한밤중 도리스 씨가 방문을 열어 두었다. 방문을 왜 열어 두냐고 물었더니 풀벌레 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란다. 그만큼 감수성이 풍부하다. 풀벌레 소리가 좋다고 귀를 기울이고, 풀벌레 들 노랫소리 속으로 빠져든다. 마당에서 우는 풀벌레 소리, 아 침마다 피워내는 나팔꽃과 호박꽃, 기와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 처마에 모인 물이 타고 내리는 소리, 밤에는 별과 달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한옥에 머무는 시간이 힐링 타임이다. 전통문화의 가치를 외국인들도 금방 느낀다.
--- p.117, 「‘My Hanok, Paradise!’ 한옥의 매력 속으로」중에서
유럽으로 입양 갔던 사람들이 유진하우스에 자주 왔다. 태어난 곳인 한국에 뿌리를 찾기 위해서 온 이들에게 어설프게나마 고향 역할을 잠시라도 대신해주고 싶다. 돌아가서도 언제든 올 수 있는 고향으로 가슴에 안고 가도록 도와주고자 했다. 친부모를 만나러 왔지만, 아무도 못 만나고 가는 게 참 아쉽다. 조국인 한국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돌아간다. 좋은 기억과 추억을 안고 두고두고 꺼내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들이 언제든 한국에 온다면 그들의 부모를 대신해서 맞아 주고 싶다. 마음 둘 곳이 없는 그들을 위해 유진하우스가 그 역할이라도 해주어야지.
--- p.192, 「한국인 두 자녀를 입양한 노르웨이 부부」중에서
누가 뭐래도 한일역사는 바로 세워지리라 믿는다. 한일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시간과 돈 그리고 나머지 인생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 일본 중고등학생들에게 사회와 역사를 가르쳐 온 오오까(大岡) 선생님이다. 일찍이 한일역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한일 교과서 문제와 한일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자원봉사를 해 왔다. 퇴직 이후에는 오로지 이 일에 전념하려고 한국에 장기간 머물며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어를 공부한 목적도 한일 간 모여 회의할 때, 한국어를 정확하게 알아듣고, 대화하고 싶어서다.
--- p.237, 「한일역사 바로 잡기를 사비로 실천해요」중에서
요즘 유진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어를 몇 마디라도 가르쳐 주면 모두 좋아한다. 특별히 재외교포가 방문하면 자기 이름이라도 정확하게 소개 할 수 있고, 몇 마디라도 더 익혀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모국어를 잊지 않으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을 것 같아서 더욱 신경이 쓰인다. 여행을 와서 한국에 있는 동안 하루에 몇 마디라도 한국어로 말하며 익힐 수 있도록 미션을 준다. 한국어는 세계 어떤 발음이든 낼 수 있다고 자랑도 한다.
--- p.294, 「한국어 선생님 ‘유지나’를 소개합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