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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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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

: 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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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180g | 145*190*20mm
ISBN13 9788993941890
ISBN10 8993941890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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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스테판 비알
프랑스 님 대학교 디자인학 교수. 명문 디자인 학교인 에콜 불의 철학 교수로 8년간 강의해 왔다. 파리 제5대학에서 「디지털 혁명의 구조」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디지털 시대의 철학, 기술의 현상학, 디자인 인식론 등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다. 저서로 『존재와 화면』(2013), 『키에르케고르, 쓸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2007)가 있다.

역자 : 이소영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통번역대학원(ESIT)에서 수학했다. 대전프랑스문화원 통번역팀장으로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 『경쟁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자들의 제안』, 『좋은 부모의 용기 있는 한마디, 안 돼!』, 『빠리 언니들』, 『나쁜 딸 루이즈』, 『원자력, 대안은 없다』, 『사치와 문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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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이를테면 이케아IKEA 브랜드 웹사이트의 영국 페이지에서는 ‘아름다운 디자이너 부엌Beautiful Designer Kitchens’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문구에는 두 가지 전제가 담겨 있다. 첫째, 디자이너들이 멋진 부엌을 만들 줄 알거나, 디자이너의 부엌은 반드시 아름답다는 전제로, 다시 말해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과 역할을 지닌다는 뜻이다. 둘째, 디자이너 이름이 서명된 부엌을 장만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거나, 디자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를 이룬다는 전제로, 다시 말해 디자인은 그것만으로도 소비의 ‘기표記票/signifiant’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아름다운 디자이너 부엌’을 구입하면서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제품으로서의 주방 설비가 아니라 ‘기표’로서의 부엌, 즉 ‘디자이너 부엌’이라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제2장 무질서의 역사)

디자인은 구조적, 역사적 모순에 토대를 두고 있다. 우선 디자인은 사회주의의 고안물이다. 영국에서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산업화에 맞서 저항는 과정에서 생겨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자본주의의 고안물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공업 생산을 받아들이면서 태어나 미국에서 ‘산업 디자인’이라는 형태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모순된 개념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것이다. 또한 그 어떤 활동을 정의할 때도 정치적 양면성이 이 정도까지 구체화되지는 않는다. 사회주의적인 동시에 자본주의적인 것, 이것이야말로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요구다. (제4장 자본을 넘어)

1943년에 태어난 빌 모그리지는 영국의 산업 디자이너로, 1979년에 최초의 노트북 ‘그리드 컴퍼스Grid Compass’의 디자이너로 선정되었다. 1982년에 시판되어 1985년, 디스커버리 우주선에 탑재된 이 노트북을 위해 모그리지는 특히 모니터?덮개를 닫으면 컴퓨터가 꺼지는 원리를 고안했다. 그는 한 동영상 대담에서 “이토록 혁신적인 무엇인가를 제작하던 팀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능성을 갖춘 최초의 시제품을 제작한 1981년, 모니터 앞에 앉아 인터페이스를 조작하기 시작하던 그는 프로그램에 쏙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순간, 그는 만약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다면, 인터랙티브 기술 그 자체를 디자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이 때, 새로운 디자인 분야가 태어난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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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들 하지만, 한편에선 산업의 지속을 위해 필요 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범죄라고까지 비난하기도 한다. 그 간격은 너무나 크다. 『철학자의 디자인 공부』는 디자인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자인은 마케팅의 시녀인가?” “디자인은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게 만드는 번드르르한 포장술인가?” “디자인이 이 세상에 주는 효과는 무엇인가?” “디자인은 예술과 어떻게 다른가?” “디자인의 창조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디자인 혁신이란 무엇인가?” 등의 의문에 대해 짧지만 명쾌하게 해석하며 답한다. 디자인에 따르는 고민과 고통은 숙명과도 같다. 그만큼 디자인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책이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전 대림미술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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