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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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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저 / 김태완 | 열림원 | 2022년 01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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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80g | 135*210*20mm
ISBN13 9791170400745
ISBN10 117040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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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로나로 인해 전 인류가 현재 대재앙을 겪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항상 대역병이 지나가고 나면 인구도 불어나고 그 이전보다 번영이 이루어졌습니다. 페스트도 그랬습니다. 이러한 패러독스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이 런던 인구 3분의 1이 희생당한 1665년의 페스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해 런던 대화재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그 이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비롯해 쟁쟁하고 왕성한 지식인의 활동과 산업혁명, 그리고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nica)’로 영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어요. 런던만이 아닙니다. 페스트라는 재앙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파리 역시도 페스트가 지나간 뒤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발전, 유럽의 문화 중심지로 화려한 꽃을 피웁니다. 이것이 바로 팬데믹의 패러독스입니다.”
--- p.19

“우연히도 제가 글을 끝내는 오늘이 바로 크리스마스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빨간 망토의 산타클로스가 아니라 하나님의 그 지팡이를 한순간만이라도 좋으니 저에게 빌려주십시오. 당신이 말씀하신 사자와 양이 함께 놀고, 독사와 아이가 한 구덕에서 지내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코로나의 대재앙으로부터 탈출하여 새로운 희망의 땅을 찾아 고난을 겪는 많은 사람의 손에 그 지팡이를 들려주옵소서. 그래서 그들이 새로운 땅에 이르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하소서. 지금 우리가 구하는 것은 황금덩어리가 아닙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의 바로 그 ‘생명’인 까닭입니다.”
--- p.63

“우리 안에 있던 죽음, 지금까지 알던 그 사자가 아니야. 두렵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봤던 그놈이 골목 어귀에서, 출근길 만원 버스 안에서, 시장 가다가 딱 마주치게 된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죽는다’는 철학자나 성직자의 가르침보다 더 강렬하게, 이 죽음이란 무시무시한 사자를, 저 괴물을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보여주고 만 겁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섰던 인류의 문화·문명이, 원폭(原爆)으로도 무너지지 않던 문명·문화가, 조그마한 바이러스[自然]한테 허망하게 무너진 것이지요.”
--- p.191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지. 우리는 낭만적인 메멘토 모리, 술 먹고 인생을 논하는 메멘토 모리쯤으로 죽음을 생각했잖아요. 이모털(immortal, 죽지 않는)한 존재는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거지. 하나님 이외의 존재는 다 죽어. 그게 원죄야. 이게 모털(mortal,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인 거지. 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메멘토 모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겁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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