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463g \| 15322430mm
ISBN13	9788988182499
ISBN10	898818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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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지현

1969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불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 졸업.
번역서로는 『어느 개의 죽음』『토요일에 죽다』『슈렉』『클레오파트라』『흑인 노예와 노예 상인』『찰리 채플린』『화장술의 역사』『축구의 역사』등이 있다.

저자 : 웬디 노스컷 (Wendy Northcutt)

이 책의 저자이자 인기 웹 사이트 www.DarwinAwards.com의 창시자인 웬디 노스컷은 버클리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했고, 스탠포드 대학 신경과학 연구소에서 근무한 재원이다.
‘다윈賞’이라는 희대의 개념을 창안한 그녀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근무할 당시, 대학 웹사이트에 다윈상 자료실을 만들고 기사를 실어서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기 시작했다. 결국 인터넷의 매력을 뿌리치지 못한 그녀는 아예 연구실을 그만두고 다윈상 사이트에만 몰두하였고, 명실상부한www.DarwinAwards.com을 구축하였다. 오늘도 전세계의 수많은 팬들이 이 사이트를 방문하여 다윈상 후보를 올려놓고 토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웹사이트의 인기에 힘입어 펴낸 책 『다윈상! : 진화에 기여한 바보들』 역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순위에 수주 동안 올라 식지 않는 다윈상 열기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웬디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DarwinAwards.com에 기사를 쓰며, 여가시간에는 독서, 여행, 원예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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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을 쓴 한 남자가 니더작센의 어느 은행에 뛰어들어와서 돈을 요구했다. 은행 출납계원은 그의 요구에 순순히 따랐다. 그 강도는 사탕을 달라고 조르는 어린애처럼 양손으로 가방을 벌리고 돈을 기다렸다. 아무리 바보라도 돈을 든 무거운 가방과 총을 한 손에 들수 없다는 것은 알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총을 카운터 위에 잠깐 내려놓았고, 그 기회를 이용해 출납계원이 총을 빼앗으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완전히 역전되었다. 당황한 나머지 이제 자기에게 총이 없다는 사실마저 깨닫지 못하고, 강도는 팔을 들어 집게 손가락을 출납계원을 위협하였다. 하지만 곧 강도는 상황이 불리함을 깨닫고 분홍색 보호판이 달린 낡은 자전거를 타고 도망쳤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아마도 무척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 무서운 강도가 집게 손가락을 무장하고 있으니까.

--- p.45

멕시코의 한 교도소에서, 아내의 면회로 모처럼 부부상봉을 한 죄수를 감시하던 어느 교도관이 너무 열심히 근무를 하다가 그만 추락사했다.
교도관 라울은 교도소 지붕에서 담당 죄수를 철저히 감시하다 환기통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채광창을 뚫고 7미터 아래로 떨어졌다. 떨어진 곳은 마침 죄수와 그의 아내가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던 침대 바로 옆이었다.
갑작스런 침입에 부부행위마저 중단된 그 죄수는 폭동을 일으켰고 결국 교도소 경비대에 의해 진압되었다.
죄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라울은 부인의 면회가 있을 때마다 감독할 죄수를 찾아 교도소 지붕을 배회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한다. 라울은 사망 당시, 포르노 잡지와 쌍안경을 움켜쥐고 있었다. 쌍안경은 고인을 기리는 유물로 가족에게 반환되었으나, 포르노 잡지는 증거를 핑계로 검찰청에 보관되었다고.

--- p.18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다윈상 - 멍청한 짓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잃은 바보들에게, 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수여하는 상.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은 이른바 ‘엽기적 진화론(進化論)’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멍청이가 죽어야 인간이 진화한다는 이 아리송하기도 하고 그럴듯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휴머니즘적 입장에서 분개를 자아내는 이 현대판 진화론은, 미국의 한 웹사이트(DarwinAwards.com)에서 출발하여 전세계의 열광적인 팬들을 불러모았고,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불경스럽고 외설스러운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책은 당연히 독자의 반감을 살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외국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올라온 독자 리뷰를 보면, 외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선정적인 이야기이기 이전에, 이것은 인류 진화에 대한 참신하고 흥미로운 고찰이다. 아니, 그저 재미삼아 하는 놀이라고 해도 좋다. 단 중요한 것은, 저자 웬디 노스컷은 ‘진화’라는 개념을 주재료로, 과학도라는 경력을 십분 살린 제법 치밀한 과학적 탐구와 자유분방한 상상력, 그리고 여기에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을 알맞게 버무려 굉장히 독특한 맛을 지닌 음식을 한 상 차려놓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단지 껄렁한 삼류 잡지로 읽느냐, 진화에 대한 특이한 해석으로 읽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이 독특한 밥상이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의 커다란 호응을 얻고 토론과 논쟁이 활발히 이루어진 장이라는 점을 우리는 고려해야 할 것이다. 1. 엽기적 진화론 정립하기 다윈도 새파랗게 질려버릴 현대판 진화론 웬디 노스컷이 천착한 문제는, 현대에도 진화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을까,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까 하는 것이었다. 좀더 진화론적인 견지에서 말한다면, 이는 다윈의 자연선택이 현대에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까 하는 문제였다. 이에 그녀는, ‘이 세상의 모든 멍청이가 사라지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진화다’라는 다소 섬뜩한 결론을 거침없이 내린다. 인류의 유전자풀(유전자 정보의 총량)에서 멍청이 유전자가 하나씩 사라져서 유전자 수준이 점차 향상되는 것만이 진화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웬디의 주목적은 이처럼 ‘현대판 진화론’을 정립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녀의 주목적은, 이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진화의 사례를 발굴해서 인류가 이처럼 아직도 부지런히 진화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상(賞)을 수여하는 데 있었다. 이른바 ‘다윈상’이다. 진화에 기여한 바보에게 다윈상을! 멍청이가 하나 둘 사라질수록 인간이 진화하는 거라면, 멍청이가 스스로 자신을 소멸시키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진화를 위한 가장 큰 공헌인 셈이다. 이처럼 온몸을 다 바쳐 인류의 진화에 기여한 멍청이를 기리기 위해, 그에게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다윈상’을 수여한다. 단, 이 상을 받으려면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반드시 죽거나 생식 기능을 상실해서 그 멍청이 유전자가 절대로 다음 세대에 유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심각한 판단착오나 분별력의 결핍 등 언어도단의 멍청이짓이 죽음을 초래한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윌리엄 텔을 흉내내다가 죽는다든지, 땅까지의 거리보다 긴 밧줄을 매고 번지점프를 하는 짓 정도가 여기 속한다. 2. 엽기적 진화 사례 발굴하기 죽음도 천태만상―요지경 세상 이야기 그래서 이 책은 인류가 한 발 한 발 진화하고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멍청한 죽음(내지는 치명적 사고) 이야기 모음집이다. 진화의 순간이 워낙 엽기적인지라, (어둡다고 라이터를 켜고 휘발유통을 들여다보는 순간, 우편으로 폭탄을 보낸 테러리스트가 요금부족으로 반송된 그 소포를 열어보는 순간, 등등……) 당연히 이 책은 엽기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쯤에 오면, 골치 아픈 진화네 유전이네 하는 것은 다 잊어버리고 반쯤 누워 만화책 읽듯이 가볍게 읽으면 된다. 저자 역시 굳이 이 책의 심심풀이 땅콩 기능을 부인하지 않는다. 책머리에서 저자가 친절하게 제시하는 독서 지침을 들어보자. 여기 수록된 이야기는 한꺼번에 다 읽으면 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마치 맛있는 과일 젤리를 먹듯이, 한 번에 몇 편씩만 읽어야 재미를 새록새록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기분으로 읽으면 폭소를 터뜨릴 이야기도, 이야기 댓 편을 읽어 이미 질린 상태에서 또 읽으면 하품만 나오게 되니까.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 파트 정도만 읽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인간의 죽음도 삶과 마찬가지로 그 양상이 천태만상임을 보여준다. 무모한 만용을 부리다가 죽은 경우(술 마시기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1시간 40분 동안 맥주, 버번, 테킬라를 섞어 50여 잔 마시고 죽은 사람―8장 中 술 못 마셔 죽은 귀신?)에서부터, 도무지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다가 죽은 경우(별을 관찰하다가 가로등 불빛이 방해가 된다고 4천 볼트가 흐르는 전선에 톱질하다가 감전되어 죽은 사람―6장 中 불 좀 꺼주세요!), 그리고 정말 허무하게 죽은 경우(잠결에 울리는 전화소리에 수화기를 집는다는 게 그만 모르고 장전된 총을 집어 머리에 갖다댔다가 총알이 발사돼서 죽은 사람―11장 中 한밤의 총성)에 이르기까지 정말 별의별 죽음이 다 나온다. 그러나 인간의 죽음을 다루는 저자의 그 냉소적이고도 선정적인 글쓰기가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 삐딱한 사람이 읽는 삐딱한 책 아무리 가벼움이 유행인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고통스런 죽음을 맞는 인간을 이런 식으로 놀리고 조롱해도 되는 것일까? 독자의 입장에서 이런 반감은 정당하다. 해외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 오른 독자 서평을 보면, 외국 독자들의 반감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닷 컴의 <편집자 리뷰>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경고 : 마음이 여린 사람이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음. 또한 저자 웬디 노스컷은 이런 독자의 반응을 의식한 듯,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우리가 웃음을 터뜨리는 이야기라도 다른 사람은 질겁할 수도 있으며, 또 그 반대로 될 수 있음도 기억하자. 독자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진화를 보여주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대체로 유머와 혐오 사이의 적당한 선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성급히 판단하지 말고 일단 페이지를 넘겨 다음 이야기를 마저 즐기길 바란다. 다음은 책에 실린 <옮긴이 말>의 일부이다. 이 불경스런 책을 변호하는 입장이란 대개 이와 대동소이할 터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냥 웃자는 것. 가끔은 그럴 때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 하지만 여기 담긴 이야기들은 어디까지나 그저 웃자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편에서 독자의 비난을 우려하는 역자의 바람은, 독자들이 항상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의 불행 그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풍기는 웃음만을 읽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이 여린 사람보다는 어딘가 좀 삐딱한 사람의 취향에 맞을 듯한 이 책은, 책상에 앉아 심각하게 읽기보다는 변기에 앉아 낄낄거리며 봐야 할 성격의 것임에 분명하니까. 그래도 본론은 ‘진화 탐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진화’에 대한 독특하고 뚜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저자 웬디 노스컷의 주관심사는 오로지 진화의 구체적 양상을 짚어내는 데 있으며, 이 거창한 작업에 당연히 제기되는 문제점을 숨기지 않는다. 저자는, 과연 이 모든 멍청이짓을 유전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 책에 나온 황당한 이야기들이 과연 인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는 중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책의 근본 전제를 흔드는 질문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면서. 또한, 생식 기능의 상실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단지 외부 생식기만 잃은 경우라면 정자가 살아 있어서 시험관 수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자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하다 못해 체세포라도 남아 있지 않은가? 인간도 복제양 돌리처럼 복제될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쌍둥이의 경우엔 어떤가? 어느 한쪽이 죽음으로써 멍청한 유전자를 끝냈다 해도, 유전자가 똑같은 다른 형제가 살아 있는 경우엔? 이때도 다윈상을 수상할 수 있는가? 이미 늙어서 자식을 생산할 수 없는 노인의 경우엔? 그렇다면 성직자나 게이는? 종교적 신념이나 성적 취향 때문에 유전 가능성이 없는 이들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저자의 탐구심은 끝을 모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윈상 후보에 오른 죽음이 과연 순전히 주인공의 멍청한 짓 때문에 죽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어쩔 수 없는 외부 상황이 작용한 탓은 아닌가? 도대체 어디까지를 ‘언어도단의 멍청이짓’이라 판단할 수 있는가? 이를 둘러싸고 독자들 간에 수많은 논쟁이 전개된다.(참고로, 책에서는 존 F 케네디 2세의 죽음을 둘러싼 논쟁만이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 인터넷 사이트에 가보면, 단 하나의 사건에도 수많은 네티즌들이 달려들어 불꽃 튀는 논쟁을 벌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전신인 DarwinAwards.com은 ‘진화’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죽음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토론하고 논쟁을 벌이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사이트 내에 <철학 포럼 Philosophy Forum>이라는 방이 따로 있는 것만 봐도, 그 논쟁이라는 게 얼마나 다양하며 심도 깊은 것인지 알 수 있다. 단지 책에는 이 모든 게 빠질 수밖에 없는 사실이 지극히 아쉬울 뿐이다.) 작가는 이처럼 수많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또 나름대로 논리적인 답을 내놓는다. 한 예로, 어린이도 다윈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는, 어린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음식을 가리는 것이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진화된 결과라며 어린아이도 충분히 수상할 자격이 있음을 시사하지만, 그러나 어린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어른의 몫이므로, 어린아이에 관해선 왈가왈부하지 않겠다고 하는 유연함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이쯤 오면, 싸구려 만화책 읽듯하던 독자는 자세를 바로 고치고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읽어나갈 것이다. 마치 음담패설 같은 이야기 곳곳에 포진한 이런 문제의식은 한없이 늘어진 독자의 뒤통수를 치며 인류의 진화 문제에 함께 동참하라고 강권한다. 유머와 혐오, 진지함과 경박함을 오가는 이 책의 이중적인 성격은 충분히 음미할 만하다. 이 정도라면 우리는 이를 블랙 유머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과학적 탐구심을 촉발하는 ‘과학적 블랙 유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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