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국제우주정거장이란 정확히 무엇입니까?
A. ISS는 이제껏 인간이 만든 것으로 가장 발전된 구조물입니다. 400톤이 넘는 무게로 미식축구장만큼 넓은 지역을 덮고 있는 ISS는 지상 약 400km의 고도에서 시속 27,600km의 속도로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입니다. 이는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돈다는 뜻입니다.
내가 부동산 중개인이라면 ISS는 여섯 개의 침실을 가진 집만큼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ISS는 2개의 욕실(샤워기는 없습니다), 체육관 및 큐폴라라 불리는 360도 대형 내닫이창을 자랑합니다.
ISS의 내부 공간은 820㎥로, 보잉 747-400 점보제트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이는 6명 이상의 승무원과 방대한 과학 실험 장비를 배열하기에 충분한 공간입니다. 가격이오? 건설에 1,000억 달러(약 110조 원)가 넘는 비용이 투입되었으며, 이는 단일 구조물로서는 최고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p.123
Q. 우주에서 자는 잠은 어떤가요? 그리고 승무원들은 어디서 잡니까?
A. 우주공간에서는 위아래가 없기 때문에 승무원 숙소는 어떤 방향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좋은 잠자기 기술은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나는 침낭을 벽 고리에 아주 느슨하게 건 다음 그 속에 들어가 지프를 여미고는 그냥 공중에 뜬 상태로 잤습니다. 침낭은 아주 몸에 딱 맞는 사이즈입니다. 그 속에서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지 않아야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침낭의 슬롯을 통해 팔을 뻗고 긴 민소매 로브를 착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밤새 두 팔이 주변에 떠 있는 무엇엔가 부딪혀 잠을 깨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승무원은 숙소의 벽에 침낭을 꽉 잡아 묶는 것을 선호하며, 어떤 이들은 밤중에 벽에서 튀어오를 위험을 무릅쓰면서 침낭을 고정시키지 않고 밤새 떠다니게 합니다. 어쨌든 잘 자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일단 되도록 빨리 잠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조명을 끄고 떠다니는 것뿐인데, 어떤 승무원은 몸이 쉬 잠들도록 머리에 임시 베개를 끈으로 묶기도 한답니다.
무중력은 경이로운 해방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중력이 우리에게 주는 위안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긴 하루가 끝나 침대로 뛰어들면 부드러운 베개 위에 머리의 무게를 느끼게 해주는 중력-이제는 우주에서 정말 느껴보고 싶은 중력의 위안입니다!
--- p.145~147
Q. 우주유영 중에는 화장실에 어떻게 가나요?
A. 우주비행사가 우주유영을 하는 날에는 12시간 이상 우주복 속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주비행사는 필요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냉각 우주복 속에 성인 기저귀를 착용합니다. 이들은 소유즈 발사 중에 착용하는 것과 같은 ‘최대 흡수복(MAG)’입니다. 보통 EVA 승무원은 우주유영 날 아침 오전 6시 30분쯤에 일어나며, 개인위생을 위해 몇 분을 보낸 후, 조심스럽게 가슴에 전극을 부착해서 항공 군의관이 우주유영 중 승무원의 심장박동을 모니터할 수 있게 합니다. 곧이어 MAG, 긴 속옷, 액체 냉각통풍 의복을 착용합니다.
그 다음 우리는 ‘잠수병’에 대한 예방책으로 얼굴 마스크를 통해 100% 산소호흡을 한 시간 정도 실시합니다. 그리고 우주복을 입기 전에 여전히 산소마스크를 쓴 채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갑니다. 우리 몸에서 질소를 제거하는 과정은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우주로 나가기 전에 우리는 이미 우주복에 약 5시간 갇혀 있게 됩니다. 그런 다음 또 6시간의 우주유영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 p.214
Q. 우주유영 중에 무엇을 먹을 수 있나요?
A. 유감스럽게도 우주유영 중에는 수분 공급만 가능합니다. 우주유영에 들어가기 전에 우주비행사는 약 1리터 용량의 물 가방에 식수를 채웁니다. 이것은 소금이나 카페인, 에너지 물질이 추가되지 않은 보통 우주정거장 물(실온 재활용 오줌)입니다. 물 가방은 우주복 앞에 찍찍이로 부착되어, 우리가 우주복의 고형 웃통(HUT)에 들어가면 가슴에 닿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 가방에는 우주비행사 턱 쪽으로 뻗어 있는 작은 빨대에 물을 빨아들이는 고무 마우스피스가 붙어 있습니다. 훈련 도중, 우주비행사는 빨대와 마우스피스에 대해 완벽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위치를 시도합니다. 빨대를 너무 높이 올리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턱걸이에 걸리거나 성가시게 됩니다. 너무 낮으면 입이 닿지 않을 위험이 있습니다. 훈련 도중 나는 물을 꿀꺽꿀꺽 빨아 마시고는 조심성 없이 빨대를 놓아버렸습니다. 그러자 물이 안쪽에서 튀어나와 바이저 안쪽에 퍼졌습니다. 남은 몇 시간의 시뮬레이션 우주유영 동안 잘 움직이지 않는 물방울을 피하려고 꽤나 신경 썼습니다. 신참의 실패담이지요. 주변의 지원 요원들이 많이 재미있어했을 겁니다.
--- p.228~229
Q.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왜 '무중력' 상태인가요?
A. ISS에서 무중력이 되는 것은 우리가 실제로 우리 주변의 모든 것과 같은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몸무게를 달려고 저울 위에 선다 하더라도, 저울 역시 나와 같은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전혀 내 체중을 재지 못합니다. 이는 줄이 끊어져 자유낙하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 몸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거나 같은 이치입니다.
ISS는 시속 27,600km(초속 7.7km)로 매우 빠르게 지구 둘레를 도는데, 이는 지구를 향해 무한히 떨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떨어지는 속도가 지구의 곡률과 정확하게 일치하므로 우리가 무한히 지구로 떨어지더라도 지구에 추락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달 역시 지구를 향해 무한히 떨어지고 있지만, 결코 지구와 충돌하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우주정거장 안의 모든 것이 선체와 같이 운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중력 상태가 되고 우리는 그 안에서 떠다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같은 환경을 ‘극미중력’이라고 부릅니다.
--- p.264
Q. 지구로 돌아올 때 멀미가 나지 않도록 약을 먹었나요?
A. 우주비행사는 지구로 돌아올 때 항공 군의관과의 합의하에 멀미약 복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재진입이 매우 거친 과정이지만, 실제로 나는 우주비행사 중에 멀미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 다. 대개 현기증과 메스꺼운 느낌은 착륙 직후 신체가 중력 벡터의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려 할 때 발생합니다. ISS의 우주비행사는 메클리진(항히스타민제. 멀미, 구토, 현기증 치료제)을 함유한 표준 약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출발하기 전에 메클리진을 먹어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착륙 후 약 1시간 동안 심한 메스꺼움을 느꼈습니다!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돌아오는 중에 느끼는 메스꺼움은 체액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체액을 잃지 않도록 우주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극미중력에서는 체액이 온몸에 광범위하게 퍼져 혈장이나 혈액량이 20%까지 감소합니다. 이에 따라 심장 근육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지상에 착륙했을 때 중력에 저항해 머리에까지 혈액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현기증, 어지럼증, 심하면 졸도에 이르는데, 이를 기립성 조절장애라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주비행사는 ISS를 떠나기 전 몇 가지 소금 정제를 섭취하고 물을 2리터쯤 마십니다.
--- p.282~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