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진짜 나’를 찾아다닌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도 그걸 알아차려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니체에게는 어딘가에 ‘진짜 자신’이란 게 있다는 발상은 잘못된 플라톤주의일 뿐이다. 플라톤주의란 어떤 것의 본질이 현실이 아니라 ‘이데아’와 같은 다른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니체에게 그런 태도는 행복을 가져다주기는커녕, 오히려 삶을 우울하게 만든다. 어떻게 현재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가? 많은 이가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니체의 해답은 이것이다. 너 자신이 마음에 드는 가면을 찾아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가면을 계속해서 바꿔 쓰라. 그러면서 삶의 모든 순간을 즐겨라!
---「1장 가면을 사랑하라, 32쪽」중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거스를 수 없는 지시를 받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왔다고 치자. 그런데 한 바퀴를 다 돌고 오면, 끝나는 게 아니라 또 한 바퀴를 돌고 오라고 한다. 그것을 몇 번이나 반복하면 어떨까? 대부분 질색하며 하기 싫어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니체는 웃으면서 “이것이 인생이었던가. 그렇다면 한 번 더!” 하고 말한다.
---「3장 영원히 반복해도 좋을 하루를 살아라, 96쪽」중에서
인생도 마찬가지다. 삶의 모든 순간이 행복으로만 가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과정이 어려울 때 결과에서 더 큰 보람을 느끼고, 고통이 있으니 행복이 빛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아우러진 인생을,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운명애를 기꺼이 받아들인 이들에게는 예술 또한 마취제나 환각제가 아니라 훨씬 가치 있는 것이 된다. 고통과 허무를 외면하고 마취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걸 그 자체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아가 “삶의 가장 가혹한 문제에 직면해서도 삶 자체를 긍정”하게끔 도와주는 “삶의 위대한 자극제”가 되는 것이다.
---「3장 영원히 반복해도 좋을 하루를 살아라, 102쪽」중에서
만약에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정답이나 관점이 있다고 하면, 거기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것은 오답이 된다. 하지만 관점주의의 입장을 따르면, 이 세상에 틀린 답은 없다. 각자 자기만의 정답을 가지고 살아갈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우리는 어떤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할 때, 자신의 선호하는 작품만 절대적으로 아름답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마다 각자 선호하는 최고의 아름다움이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4장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124쪽」중에서
도덕은 자기 자신이 힘이 없다는 상황을 정당화하고 위로하는 도구다. 예컨대, 남에게 힘을 행사하지 않고 인내하고 겸손하고 베풀며 사는 것이 선하다는 식으로 바꿔서 생각하는 것이다. 마치 들어갈 수 없는 포도밭의 포도를 눈으로만 보고 “저 포도는 시어서 아무도 못 먹을 거야”라고 외치는 『이솝 우화』 속 여우의 모습처럼.
---「5장 착하게 사는 것만큼 나쁜 건 없다, 140~141쪽」중에서
인생이 괴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인생은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걸까? 아마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돈의 차이, 권력의 차이, 자유의 유무 등….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삶의 주도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주도권을 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기쁘게 이겨낼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은 인생이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일 테니까. 니체 철학의 핵심 메시지도 이와 같다. 그는 우리에게 ‘네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기지 말고, 스스로 쥐고 있으라’고 말한다.
---「6장 삶에 끌려다니지 말라, 159쪽」중에서
삶의 여정을 걷는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가장 비참한 여행자는 누군가를 따라가는 인간이며, 가장 위대한 여행자는 자신의 모든 지혜를 남김없이 발휘해 스스로 목적지를 선택하는 인간이다.
---「6장 삶에 끌려다니지 말라, 173쪽」중에서
그런 의미에서 인생을 고통스럽거나 따분하게 느껴보지 않았던 사람은 니체의 사상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니체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 아니면 우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반대로 인생에서 지루함과 고통을 느끼는 사람, 그래서 이 책을 펼쳐 든 사람에게는 니체의 메시지가 크게 와닿을 것이다.
---「7장 아이처럼 명랑하게 살아라, 190쪽」중에서
우리는 종종 삶을 통일성 있고 단일한 기준으로만 바라보고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니체는 그것이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한다. 애초에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삶의 보람이나 목표 같은 것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유롭게 살아라. 세상과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라. 영원히 반복될, 그렇기에 단 한 번뿐인 이 순간의 삶을 사랑하라. 이것이 바로 니체의 지혜이자, 그가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8장 그래서 니체를 만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214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