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펼쳐 놓은 우산처럼 둥글고, 땅은 바둑판처럼 네모나다. 하늘이 도는 것은 맷돌질함에 왼쪽으로 도는 것과 같아서, 일월은 오른쪽으로 돌고 하늘은 왼쪽으로 돈다. 그래서 일월은 비록 실제로 동으로 움직이나 하늘이 그들을 잡아당겨 서쪽에서 사라지게 한다. 이것은 개미가 맷돌 위를 가다가 맷돌이 왼쪽으로 회전하면 개미들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맷돌이 빨리 회전할수록 개미들의 이동 속도는 느려진다. 그래서 개미들은 맷돌을 따라 오른쪽으로 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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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모습은 가운데가 융기되어 있고, 사방이 아래로 처진 것이 계란의 막과 같다. 그것의 주변은 사해(四海)의 표면과 이어져 있고, 원기(元氣) 위에 떠 있다. 비유하자면 뒤집힌 궤짝이 물 위에서 누르면서도 가라앉지 않는 것인데, 이는 기(氣)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해는 신극(辰極)을 돌아 서쪽에서 지고 동쪽에서 떠오르는데, 지중(地中)에서 출입하는 것은 아니다.
--- p.23~24
유성은 하늘의 사자(使者)다.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유(流)라 하고, 아래에서 올라가는 것을 비(飛)라고 한다. 큰 것을 분(奔)이라 하는데, 분성(奔星)도 유성이다. 별이 크면 사자의 신분이 높고, 별이 작으면 사자의 신분이 낮다.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것은 분노의 상이다. 빠르게 지나가면 예정된 일이 빨리 일어나고, 느리게 지나가면 예정된 일이 늦게 일어난다. 별이 크고 빛이 없으면 일반 사람의 일을 예시한다. 작고 빛나면 귀인의 일을 예시한다. 크고 빛나면 그 사람은 귀해지고 많아진다. 밝았다가 없어지거나 하면 도적의 성패를 예시한다. 앞이 크고 뒤가 작으면 공포와 근심이다. 앞이 작고 뒤가 크면 경사가 있다. 뱀처럼 기어가면 간교한 일이 있다. 빨리 지나가면 가고 돌아오지 않는다. 길면 그 일이 오래 걸리고, 짧으면 그 일이 빨리 이루어진다. 분성이 떨어지는 곳의 아래에는 전쟁이 있다. 바람과 구름이 없고 유성이 나타나서 한참 후에 들어가면 큰바람이 집을 날리고 나무를 부러뜨린다. 작은 유성 수백 개가 사방으로 지나가면 백성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상이다. 유성은 모양에 따라 점사도 다르다.
--- p.197~198
대업 12년(616년) 5월 병술 초일, 일식이 있었는데 다 먹혔다. 점사는 말했다. “일식이 일어나 다 먹히면 군주는 멸망하고, 음이 양을 침식하면 신하가 군주를 친다.” 이후 우문화급(宇文化及)등이 황제를 시해했다. 계사일, 큰 유성이 오군(吳郡)에 떨어졌는데 운석이었다. 점사가 말했다. “나라는 멸망하고 군왕은 죽는다. 큰 전쟁이 일어나고 군사들은 패하고 장수는 죽는다.” 이후 대군이 오군에서 역적 유원진(劉元進)을 물리치고 참수했다. 8월 임자일, 두(斗)처럼 생긴 큰 유성이 왕량각도(王良閣道)에 나타나서 담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계축일, 항아리 같은 큰 유성이 우림에서 나왔다. 9월 무오일, 두 개의 왕시(枉矢)가 북두괴에서 나와서 구불구불하게 운행하다가 남두 방면으로 옮겨 갔다. 점사는 말했다. “군주의 군사들이 가면, 하늘이 치는 것이다.” 또 말했다. “혼란으로 혼란을 대신하고 화살을 잡은 자는 바르지 않다.” 2년 후, 우문화급은 양제를 시해한 후 칭제했고, 왕충도 동도에서 공제(恭帝)를 시해하고 정(鄭)으로 참칭했다. 이 모든 일은 무도한 이를 죽이고 난리로 난리를 대신한 것에 관한 현시다.
--- p.29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