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말 그대로 각종 물체에 센서를 부착해서 인터넷으로 연결한 것을 말한다. 냉장고에 센서를 붙이면 남은 음식이 무엇이고, 부족한 식자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냉장고 안의 상태를 파악한 뒤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슈퍼마켓에 식료품을 주문하고 물건은 온라인 결제 후 집으로 배달된다. 그 뿐인가? 주방 기기의 요리 로봇은 연결된 센서의 작동으로 레시피에 따라 식재료를 투입해 자동으로 음식을 만든다. 조리가 끝났다는 울림이 나면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만일 식사 중인 사람의 기분이 우울할 것 같으면 뇌파에 연결된 스마트폰 센서가 이를 포착하여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준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는데 장을 보고 요리하고 힐링용 음악을 들으면서 밥을 먹는 일상. 이것이 사물 인터넷이 민들어내는 생활의 단면이다. 미래의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각종 사물이나 기기들이 ‘알아서’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이다.
A라는 사람이 소유한 각종 기기가 A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A는 점심식사 후 졸릴 즈음에 습관적으로 진한 커피를 마신다. A의 커피포트는 이러한 루틴을 파악하여 오후 2~3시가 되면 알아서 물을 끓인다. 혹은 서비스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서 가져다줄 수도 있다. 이미 전 세계에는 1조 개가 넘는 센서가 각 물체에 연결되어 있다. 감시카메라(CCTV)만 해도 그렇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에이치에스마킷(IHS Markit)에 따르면 전 세계의 카메라 수가 2019년 7억7천만 대에서 2021년 말 10억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CCTV 설치 개수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약 800만 대로 전 국민이 9초에 한 번 CCTV 화면에 포착되는 셈이라고 한다. 범죄 예방과 사건 해결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자유와 행동이 거의 온종일 기록되는 감시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CCTV 역시 영상을 기록하는 단순 기능을 넘어 화면상에 폭력이나 사고의 징후가 감지되면 경고의 울림이 나오도록 지능화되어 있다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모든 것을 연결하는 시물인터넷」 중에서
2020년 5월 8일 어버이날, 국내 최초로 냉동인간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주인공은 혈액암으로 사망한 80대 여성이었다. 그 아들에게 작업을 의뢰받은 러시아의 인체냉동보존 회사는 시신을 모스크바로 이송했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로 생각되었던 냉동인간이 한 해 뒤인 2021년에는 국내 1호를 넘어 2호까지 나오게 되었다. 서울에 주소를 둔 2호 신청자는 50대 남성으로 항암 치료를 받다 숨진 50대 아내를 냉동 보존했다. 냉동인간이란 말 그대로 사람을 얼려서 보존하는 기술이다. 미래의 어느 특정한 시점에 냉동해둔 인간이 소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의 치료 차원에서 연구를 시작한 것인데, 그간 우리는 이 같은 냉동인간 이야기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심심찮게 보아왔다. 불세출의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도 냉동인간이었고, 긴 우주여행 끝에 깨어나 외계인을 맞닥뜨리는 「에이리언」의 승무원들 역시 냉동상태로 잠들어 있었다.
이들이 영화 속 냉동인간이라면 세계 최초로 현실에서 냉동인간이 된 사람은 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베드퍼드(James Hiram Bedford,1893~1967)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 냉동인간의 수는 약 600명이고, 냉동 보존 의사를 밝히고 대기하는 사람만 3,000명가량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상당한 것이다. 2016년 11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세계 최초로 ‘근감소증’(sarcopenia)에 대해 질병코드(M62 84)를 부여했다. 노화로 인해 정상보다 근육량이 적어지는 상태를 정식 질환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듬해인 2017년 초에는 세계보건기구(WHO)도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부여했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다름 아니다. ‘기력이 없다’거나 ‘기운이 없다’는 노인들의 하소연은 그 원인이 근육량 감소에 있다. 물론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자연스레 근력이 떨어지는데, 그중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이른다. CDC의 조치는 노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나이 들면 당연한 일’에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부활을 기다리는 냉동인간」 중에서
미국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소가 고안해낸 방법이 있다. 미래를 네 가지 이미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 네 가지는 성장(continued growth), 붕괴(collapse), 지속가능(sustainable 혹은 보존 disciplined), 변형(transformation)이다. 미래사회는 그 구체적인 모습은 각기 다를지라도 크게 보면 이 네 가지 범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성장은 사회가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것을 말한다. 경제와 기업, 도시가 성장을 통해 풍요를 추구한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든다. 지속적인 자원 발굴로 에너지는 풍부하고 소비도 늘어난다. 물론 자연이 계속 파헤쳐지고 빈부격차가 커지는 부작용도 따른다. 정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세계화를 촉진하며, 기업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친다. 개인을 강조하고 경쟁이 강조되는 문화를 추구한다.
둘째, 붕괴는 현재 사회를 지탱하는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말한다. 인구가 감소하고 저출산이 심화한다. 불황이 장기화한다. 계층 간 대립이 심해진다. 에너지는 고갈 상태에 이른다. 정부의 권력 독점이 심해지고 시민사회는 위축된다. 자원 파괴가 극에 달해 지구 생태계가 위협받는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전염병 등 외부 충격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붕괴는 새로운 사회의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20세기 우리 사회는 일제 강점, 분단, 한국전쟁, 외환위기 등 다수의 붕괴 사태를 경험했다. 그리고 붕괴 후 새로운 설계를 시작했다.
셋째, 지속가능은 자원을 보존하는 데 역점을 둔다. 성장의 부작용으로 사회가 붕괴하기 전에 사회의 방향을 트는 것이다. 소비보다는 절약이, 물질보다는 내면의 가치가 중시된다. 저출산 흐름이 완화되면서 인구감소가 멈춘다. 평등 가치가 중요해지고 기본소득 등 분배시스템이 강화된다. 공동체 가치가 강조되며 사회는 다문화 체제로 바뀐다. 정부대신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커지고, 국제 규범의 범위가 넓어진다. 자원은 재활용을 원칙으로 한다. 첨단 기술보다 적정 기술이 확산된다.
넷째, 변형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회를 말한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사회, 복제인간 사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여서 지금의 지식으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면서 초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트랜스 휴먼이 탄생한다. 경제에선 기존 화폐가 사라지고 새로운 거래 방식이 등장한다. 소행성 채굴, 우주여행, 디자이너 베이비66 등, 전에는 없던 산업이 번창한다. 에너지 분야에선 핵융합 등 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기술이 나온다. 완벽한 디지털 온라인 여론 수렴 시스템이 구축돼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사람들은 우주에서 여가를 보낸다.
---「네 가지 미래」 중에서
바야흐로 직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라지는 직업, 새로 생겨나는 직업, 쇠퇴하거나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는 직업,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영역의 직업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정보를 입수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도태되고 말 것이다. 변호사, 공무원, 은행원, 교사, 의사, 군장교, 대기업 직원 등등 과거에 선호했던 직업들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거나 당장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적성에 맞고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볼 만하다.
그러나 그 직업들이 과연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선망 직종에 속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자신 있게 “예스!”라고 대답할 수없을 것이다. 그만큼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사회에도 여전히 유용할 직업,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유망한 직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그 답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개인의 능력과 특성에 따라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각 직업의 특성과 전망을 이해하고 서로 비교해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고민해나간다면 성취할 수 있는 확률 역시 더욱 커질 것이다. 과거에 선호하던 직업, 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직업이 있음을 인지하자. 우리 자녀들에게 여러 길을 보여주면서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다양한 길을 보여주세요」 중에서
이디야 커피는 서울우유와 협업을 통해 커피 원두와 가장 잘 어울리는 우유를 개발했다. 농심은 멕시카나와 손잡고 짬뽕 맛이 나는 치킨을 탄생시켰다. 농심은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여 신라면과 새우깡이 디자인된 의류제품을 선보인 바도 있다. 완구업체인 영 실업은 자동차 회사인 기아와 협업하여 트랜스포머처럼 로봇으로 변형되는 장난감 ‘또봇’을 만들어 3배에 가까운 이익을 거두었다. 기아 자동차 역시 ‘또봇’을 아동들이나 공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제과의 죠스바, 빙그레의 메로나는 잘 팔리는 아이스크림이다. 이들 역시 패션 브랜드인 질바이질스튜어트, 휠라와 협업하여 아이스크림 제품의 색과 디자인이 연상되는 티셔츠를 만들었다. 파리바게트는 라인프렌즈와 협업하여 ‘라이언’ 케이크를 선보였고, LG전자는 패션기업 프라다와 손잡고 프라다폰을 출시했다. 협업 사례는 금융에도 예외가 아니다.
KB금융이 여러 자회의 협업으로 진행했던 제일 홀딩스 상장은 금융계 협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예술가와 기업의 만남도 주목할 만하다. 루이비통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팝 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와 만나 무라카미 백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술가와 기업 간의 협업을 도모하는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각 지역의 기업이나 기관, 마을에 1개의 예술인 팀을 파견하여 지원한다. 이 밖에 색다른 협업도 있다. 미용실과 레스토랑의 만남이다. 대구에는 미용실과 레스토랑의 이색적인 ‘숍인숍’ 가게가 오픈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건물에는 두 은행이 같은 층에 공동으로 입주하여 공간을 반씩 나누어 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다. 이 같은 협업 확장 분위기에 따라 ‘협업 툴’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협업 툴이란 여러 사용자가 별개의 작업 환경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전통적으로는 전화나 팩스, 이메일 같은 것을 업무협조와 소통을 위한 협업 툴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현대에는 무선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급속한 발달 및 보급으로 이러한 협업 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테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처럼 흔히 사용하는 의사소통 툴이 나온 것이다. 이러한 툴들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만 가능한 메신저가 아니다. 파일과 문서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음성 파일과 동영상 파일도 주고받을 수 있고, 화상회의가 가능하며, 업무와 고객을 등록하고 관리해주는 거의 만능에 가까운 협업 툴이다. 카카오워크, 네이버웍스, 두레이, 삼성SDS, 잔디, 플로우 등 협업 툴 플레이어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협업 사례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