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장을 보면 막막한데, 근육통장을 보면 든든하다. 100세 시대의 노후 대비 가운데 이만큼 이율 좋은 통장이 또 있을까? 표준 근육량 100퍼센트의 통장에 100퍼센트의 힘까지 차곡차곡 쌓으니 평생 탈 연금을 저축한 기분이다. (…)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근육! 근육통장이 두둑하니 마음도 저절로 두둑해진다.
--- p.16, 「하루 빨리 개설하자, 근육통장!」 중에서
성별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광고는 소비자들의 항의로 제작비도 못 건진 채 내려갔다. 성차별에 반대하고 성평등을 주제로 삼은 광고인 ‘펨버타이징’(페미니즘과 애드버타이징)도 등장했다. (…) 의류 브랜드 ‘에어리’aerie는 2014년부터 ‘#AerieREAL’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모든 여성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사랑할 수 있도록” 공식 SNS 계정의 사진을 보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p.25, 「마른 근육 말고 진짜 근육」 중에서
‘몸평, 얼평’하지 않는 안전하고 건강한 여성 운동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간다. (…) 새로운 소식을 전할 때면 짜릿하다. 하지만 강한 몸을 가꾸며 운동하는 여성들의 판이 전혀 새로운 게 아니어서 짜릿함을 느끼지 못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그날이야말로 가장 짜릿한 날이 될 테다.
--- p.68, 「신문에 '몸'면을 만들겠다고?」 중에서
때로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어지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오게 마련이다. 누가 훔쳐가지도 않았는데 도둑맞은 것 같은 나의 에너지를 다시 채우고 싶어졌다. 체력 곳간을 가득 채우기에 적합한 운동을 전전하다 비로소 만난 근력 운동으로 이태원 춤꾼은 그렇게 3년에 걸쳐 합정동 운동꾼이 되어갔다.
--- p.84, 「이태원 춤꾼이 합정동 운동꾼이 되기까지」 중에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단련된 건 근육뿐만이 아니었다. 조금 더 움직여보겠다는 마음, 조금 더 견뎌보겠다는 마음을 순간순간 함께 쌓아가게 된다.
--- p.103, 「‘효과 100퍼센트’의 유혹」 중에서
폐를 비롯한 호흡기가 열을 받아 이러다 폭발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운동을 한 날이었다. “헉… 헉…”이 아니라 “헉! 헉!” 숨소리를 내뱉던 그날 문득 깨달았다. 이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즐거움을.
--- p.137, 「스위치를 꺼주세요」 중에서
똑같이 자신감과 승리욕을 가졌더라도 남자 어린이는 남자답다 응원받고, 여자 어린이는 여성스럽지 못하다 구박받았다. 선생님과 어른들도 ‘이기고 싶어하는 여자 어린이’를 반기지 않았다. (…) 그 마음을 다시 꺼내놓은 건, 여자의 야망을 응원하는 체육관의 회원들 덕분이었다. 잘하고 싶어하고,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을 기꺼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 경쟁심과 승리욕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 바탕 위에서 온 힘을 다해 훈련하고, 성장하고, 실력을 내보였다.
--- p.183, 「꺼지지 않는 호승심」 중에서
여자들은 겨루기 운동을 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온몸을 부딪치고 힘을 쓰며 운동하는 기회가. 그런 사람들이 모여 레슬링을 해보니 움직임은 얼렁뚱땅 엉망진창인데도 뒤늦게 이 재미를 알게 되어 아쉬울 지경이었다. 상대방에게 틈이 보이면 달려들고, 떼어내고, 밀어붙이는 게 다였다. 그게 너무 재밌었다.
--- p.197, 「레슬링 원데이 클래스」 중에서
“여자들이 세지면, 힘에 대한 성취가 있다면, 다른 성취도 함께 커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생활 속 움직임에서, 커리어 면에서 함께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 p.234, 「아프면 체육관이 아니라 병원에 먼저」 중에서
몇 번의 경험 뒤 단단히 마음먹었다. 무섭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겠다! 나답게 살련다! 정말 마음 단단히 먹을 일이었다. 실제로 노력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무례한 질문에는 무례하다는 걸 정확하게 지적하고, 폭력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문제 제기하기. 당연한 데 당연하지 않은 일이다.
--- p.269, 「무섭다면 무서워해주시겠어요?」 중에서
운동, 꾸준히 안 해도 된다. 쉬고 싶을 때 쉬어도 된다. 그러나 영영 그만둘 게 아니라면 기억해야 한다. 운동을 한 달 이상 쉬고 난 뒤에 다시 맞이할 그 근육통을. 키워둔 근력은 어디 사라지는 게 아니라지만, 근육을 다시 깨우려면 처음 느낌 그대로인 강렬한 근육통이 함께 뒤따른다는 것을.
--- p.276, 「누구에게나 운태기는 온다」 중에서
근육통장과 근력적금의 잔고가 넉넉한 삶. 살아보니 정말 좋다. 일상을 단정하게 꾸리는 힘도, 관계를 단란하게 이어가는 힘도 넉넉한 근육과 근력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나를 다정하게 대하게 된다.
--- p.325, 「근육통장 잔고가 넉넉한 삶」 중에서
“허리 굽히지 말고, 고관절 굽혀서!” 과연 파워존 봉사회답다. 힘 제대로 쓰는 법을 견사 청소할 때 쓸 줄이야. 과연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힌 채 청소를 할 때보다 스쾃 자세처럼 배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고관절을 굽혀서 힘을 쓸 때 똥오줌 톱밥을 쓸어 담기가 훨씬 수월했다.
--- p.331, 「남은 힘이 생겼다」 중에서
내가 쌓아온 근력 덕분에 덜 잔인한 생명체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일상을 돌보고, 남은 근력과 체력으로,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감각!
--- p.333, 「남은 힘이 생겼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