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과 독단에 빠진 사람들의 특징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본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있어 역사는 정확한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조작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 조작의 수단은 신성불가침의 교설, 철칙, 도식, 이념이다. 이러한 것들의 공통점은 사실에 대한 난폭한 폭력이다.
우리 현대사와 관련해서도 구좌파적 독단론자들은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묵살하고 그 대신 그들의 교설, 철칙, 도식, 이념에 따른 투박한 허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교육현장, 영상매체, 출판물, 영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에게 홍수처럼 쏟아부어왔다.
이 책 『쓸모있는 바보들의 거짓말』은 바로 이 거대한 허구를 깨기 위해 출간된 것이다. 주로 뉴라이트 계열의 활동가, 지식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필자들은 이 글들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를 광풍처럼 휩쓸고 있는 구좌파의 거짓말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그들 ‘쓸모 있는 바보들’이 하는 거짓말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대한민국 58년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오욕의 역사이며, 김일성?김정일 58년사는 민족자주의 역사라는 것이다.
이들의 이런 거짓말에 세뇌당한 왕년의 386세대와 오늘의 20~30대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한국 정치사상 최초의 좌파정권을 출현시켰다. 이 경우의 ‘좌파’란 물론 서구적인 의미의 ‘진보’ 또는 ‘민주적 좌파(gauch democratique)’가 아니라 1960년대식 제3세계론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민족 민주 민중’ 노선이다. 여기서 ‘민족’은 반미와 반세계화를 의미하고, ‘민주’는 법치주의를 초월하는 ‘홍위병 정치’를 의미한다. 그리고 ‘민중’은 8.15 해방공간 이래의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을 배척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러한 ‘3민 노선’을 한 꺼풀 더 벗겨 보면 거기엔 평양의 수령독재를 한반도의 유일한 정통 정권으로 설정하는 ‘통일전선’의 얼개가 드러난다. ‘민족’ ‘민주’ ‘민중’이라는 말은 사실은 각주나 주석을 달지 않은 모호한 구호다. 그러나 그것은 모호성으로 위장한, 그러면서도 대단히 강력한 주술효과를 발휘하는 사교邪敎의 ‘만트라(주문)’인 것이다.
이 주술에 걸린 청소년 등 일부대중은 ‘민중이 주인이 되는 자주적 통일국가’라는 저들의 선전선동에, 마치 하늘로 들림을 받는다는 ‘휴거’의 광신도처럼 최면 당하곤 한다.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오늘의 미친 바람은 바로 이 사이비 종교의 ‘음모가’들과 그 ‘음모가’들의 주술에 걸린 신도대중의 난폭한 ‘문화혁명’인 셈이다. 지성은 위축되고, 반지성이 판을 치고 있다.
『쓸모있는 바보들의 거짓말』은 이 ‘문화혁명’에 대한 용기 있는 ‘안티’라 할 만하다. 그 어떤 지식인들이 요즘 구좌파의 허위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는가? 적잖은 지식인들이 실제로는 그렇지도 못하면서 짐짓 ‘진보적인 척’하고 있는 세태다. 모두가 구좌파 권력에 주눅 들고, 기 꺾이고, 밥줄을 대고 있다. 이른바 ‘생계형 좌파’인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젊은이들과 일부 기성인들은 “구좌파와 논쟁을 하려 해도 읽고 배울 책이 없어서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는 푸념들을 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돕는 책들이 적잖이 나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쓸모있는 바보들의 거짓말』이 나온 것도 청소년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읽고 배울 책이 없어서……” 대신에 “좋은 책이 나왔으니 실탄으로 쓰자”는 방향으로 진일보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성공의 역사이고, 김일성?김정일 권력의 역사는 황폐화의 역사다. 이것은 그리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자명한 사실이자 진실이다. 일부 청소년들이 이 자명한 사실과 진실을 모르는 채 구좌파의 날조된 위조문서에 그토록 현혹당한 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었다면, 이 책은 그 어처구니없는 세태를 다시 정상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 치유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과 부모 세대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를 새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류근일(자유주의연대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