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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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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협동조합

: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정직한 노력

김기섭 | 들녘 | 2012년 03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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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16g | 153*224*30mm
ISBN13 9788975278792
ISBN10 8975278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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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기섭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민주화운동과 생명운동을 이끌던 원주 캠프의 품 안에서 따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82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교실보다는 잔디밭에서 온종일 보냈고, 덕분에 백양로를 나뒹굴던 최루탄 속에서, 스멀스멀 되살아난 원주의 기억을 삶의 방향으로 정했다. 1986년 구체적인 방향을 찾아 일본으로 가 고베대학에서 새로운 협동운동과 유기농업운동을 이끌던 은사로부터 사사했다. 역시나 연구실보다는 현장을 주유했고, 덕분에 협동조합에 관한 박사 학위보다 더 소중한 일본의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을 접했다.

1993년 생활협동조합중앙회에 입사해 전국 생협의 조직 정비와 사업 안정에 힘썼고, 97년에는 수도권의 생협들과 함께 두레생협연합회를 설립, 이후 십수 년 간 조합원이 주인인, 생산자와 함께 하는, 아시아 민중과 연대하는, 온 생명을 돌볼 수 있는 협동조합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민중교역 회사 ‘에이피넷’에서 아시아 민중과의 연대에 일조하는 틈틈이 상지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언젠가 품어 안을 고요한 바다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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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하건대, 협동은 동시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협동조합을 그렇게 이해해서는 21세기 들어 세계 도처에서 활발히 발흥하는 새로운 유형의 협동조합들, 가령 육아?보육?돌봄과 같은 사회적 서비스 협동조합, 사회적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동조합, 문화, 예술, 전문가 집단의 협동조합 등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다. 빈부의 격차, 세대 간의 갈등, 노동으로부터의 배제가 극에 달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협동조합이 의미 있는 대안으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협동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동시대 경제적 약자의 협동을 넘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협동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이제 협동조합은 ‘사회통합’의 협동조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두레나 계는, 자발적 호혜에 기초한 일상적 교환을 구성 원 사이로 한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동시대 마을 사람들 전체에게로 또 세대를 넘어선 관계로까지 확장시키려 했다. 그 과정에서 두레나 계는 마을 전체의 시공간적 통합을 도모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 사와 놀이라는 기재를 노동과 일치시켰다.
우리가 두레나 계로부터 배워야 하는 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운 영 원리는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협동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동시 대 경제적 약자의 협동을 넘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협동으로까 지 확장되어야 하고, 이를 담아내는 협동조합이 ‘사회통합’의 협동조 합일 수 있게 하기 위해, 우리는 두레와 계의 이와 같은 숨은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에게 대해서는 자조를, 동시에 다른 이와의 관계에서는 상호부조를 통일시킨 개념이 바로 상호자조이다. 아무런 힘도 없어 보였던 노동자들이었지만, 로치데일의 노동자들은 자신들 안에 자본이나 권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상호자조의 모습이 넘실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상호자조를 제대로만 구현해내면 자본이나 권력의 폐해로부터 노동자 스스로를 구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것이야말로 돈도 권력도 없는 노동자들이, 돈이나 권력이 가지지 못하는 그들만의 경쟁력으로, 돈이나 권력이 만들어놓은 지금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협동조합만이 지니는 원동력이다.
상호자조는 협동조합만이 유일하게 지니는 경쟁력이다. 그것을 살려내고 그것을 강화시키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을 협동조합답게 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협동조합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기업의 뒤만 따라가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도, 경쟁력도 지닐 수 없다. 경쟁자가 못하는 나만의 것을 살리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고, 이런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경영 혁신이다.

분화 이전에 생협의 영역은 의식적으로는 생활 전반이었지만 실제로는 먹을거리의 소비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시장경제의 세계화 과정으로 인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생협운동에 이미 그 가능성이 내재해 있으나 아직 그 실체를 구체화시키지 못한 새로운 영역, 즉 노동, 육아, 교육, 돌봄으로의 확대와 확산을 갈망하고 있다. 그 갈망에 부응하고 그 꿈을 구체화시키는 방향으로, 명실상부하게 생협을 생활 전반의 영역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해야 할 때다. 물론 이때에 생협이 그 영역의 확대와 창조를 모색하는 장은, 다름 아닌 ‘지역’이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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