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맹은 봉건적 신분 질서가 확고한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역사선상(歷史線上)에 위치시키고 미래를 향한 예언자적 역할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선비였다.

강희맹은 조선 초기 관학파 사상을 구현한 발군의 유학자로서 조선 초기의 사상계를 주도하였다. 아울러, 도화서 제조를 지낼 만큼 그림의 이론이나 실제 그림에 조예가 깊었는데, 소나무와 대나무 및 산수화를 잘 그렸다. 특히 강희맹의 《사숙재집》은 강희맹의 시와 문장을 사랑한 성종이 직접 명령을 내려 간행한 금속활자본 문집이다. 이전의 어떤 신하도 누려 보지 못한 전례가 없는 특별한 영광이었다.

강희맹은 유능한 행정가로 형조판서, 병조판서, 예조판서, 이조판서 등 핵심 청요직을 역임하였으며, 벼슬은 의정부 좌찬성에 이르렀다. 가히 경세제민하는 유능한 행정가였음을 입증하였다고 할 수 있다. 실학자로서 《금양잡록》, 《사시찬요초》 등을 집필하여 농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며, 중국에서 수양버들과 전당홍이라는 연꽃 품종을 가져와 우리나라 땅에 시험 재배를 하여 널리 보급한 식물학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두 차례의 공신에 책봉되어, 조선왕조의 개창 이후 여러 차례 흔들린 왕권을 옆에서 굳건하게 보좌하여 왕권 수호와 각종 정책 수립과 집행에 최선을 다한 행동하는 관료의 삶을 살았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