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풍부하고 연륜 있는 리더가 있었다. 한번은 그분이 "더그 목사님,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시더라도 절대 그 사람의 묹에 끼어들면 안됩니다. 그들이 직접 문제에 부딪혀 해결하려고 애쓰면서 스스로 하나님을 발견해 나가게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을 했다.

어느 일요일, 예배가 끝난 뒤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주위를 서성이는 삼십대 젊은 남자가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돌아간 후 그가 다가왔다.(...)

"목사님, 저는 도박에 중독되었습니다. 다음 달 월급을 몽땅 걸었지 뭡니까? 이미 진 빚도 많은 데 말입니다. 자동차 할부도 몇달째 밀려 있어요. 그런데도 돈을 딸 수 있다는 생각만 계속 듭니다. 하지만 몽땅 잃어버린걸요.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지..."
그가 횡성수설했다.
"도박 빚이라. 흠, 교회에서 도박 빚을 갚아줄 생각은 없을 것 같은데요."
바로 그때 이런 상황에서는 이 젊은이의 인생을 바로잡는 데 교회보다 오히려 가족들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혹시 아버님이 계신가요?"
"네, 여기서 약 5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시죠. 하지만 이런 일로 절 도와줄 분은 절대 아닙니다."
"아버님과 평소 말을 잘 안 하시나 보네요."
그가 '그렇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아버님이 형제님 문제를 아시나요?"
"전혀 모릅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네요. 형제님이 상담을 받고 단도박회에서도 가입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처음 3회까지의 상담비용은 제가 개인적으로 내 드리지요. 단, 제가 아버님께 전화를 하겠습니다. 전화할 때 형제님은 꼭 아버님 옆에 있어야 합니다. 아버님과 의논해서 형제님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죠. 제 말대로 하실 수 있겠습니까?
"저... 그럼 그렇게 하지요."
그가 마지못해 약속했다.

다음 날 그는 아버지 집으로 갔다. 나는 약속한 시간에 전화를 했다. 젊은이의 아버지에게 하나님이 주신 아들에 대한 책임을 말하고 아들에게 든든한 사랑을 보여주어 하나님의 아들을 구원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그 통로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도 아버지는 내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섰다. 나 역시 도박중독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몇가지 조건을 실천할 수 있도록 형제를 돕겠다고 말했다.

의논을 끝내고 젊은이의 아버지는 "목사님이 저를 아버지로서 이렇게까지 존중해 줄지는 몰랐습니다. 그저 목사들은 말만 번듯하게 한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웃으셨다. 나도 "사실, 성경에서는 가족의 영성을 아버지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거든요."라고 대답하고 함께 웃었다.(...) 치유하는 교회는 하나님이 사람을 다듬고 훈련하는 법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그 하나님의 방법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