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없으면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줄 때만 대상은 비로소 존재한다. 생각과 현존은 공존할 수 없다. 생각이 아닌 자신의 몸과 마음에 주의를 기울일 때만 현존할 수 있다. 즉, 명상은 감각 대상에 주의를 기울여 지금뿐인 이 순간을 경험함으로써 현재에 머무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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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다.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아는 과정이다. 명상은 인간의 여섯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온갖 자극과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몸과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있는 그대로를 아는 것이다.
--- p.31
명상 중 만나게 되는 싫은 감정이나 통증, 끊임없이 떠오르는 망상은 알아차림의 대상이지 억압이나 제거의 대상은 아니다. 망상이든 통증이든 싫은 감정이든 그 자체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 그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을 명상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순간, 그들은 그저 그런 현상이 아닌 특별한 뭔가가 된다. 그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커녕 그들에 집착하게 되고 괴로워하게 된다. 억누르거나 없애려고 할수록 그들은 더욱 힘을 발휘하며 우리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한다.
--- p.37
MTM의 핵심은 명료하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이다. 차를 준비하고 우리고 마시며, 눈, 코, 귀, 입, 촉감을 통해 느껴지는 그 자체를 마음챙김 하면서 있는 그대로 아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 p.57
MTM을 할 때는 지금까지의 습관을 내려놓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생활을 하듯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빠른 성과를 위해 조급해하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느긋하고 편한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
--- p.58
“덜 생각하고, 더 많이 느껴라. Think less, Feel more.”
이것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마음의 근력을 키우면 키울수록 부정적인 생각이 비워지고 그동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많은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한 것이 없으며 순간순간이 매우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 p.74
차는 빛과 바람과 흙과 물이 함께 만들어낸 자연의 선물이다. 단순해 보이는 차가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그리고 사람과 문화를 이어준다. 차에는 몸과 마음, 자연뿐만 아니라 문화가 녹아있기 때문에 차는 우리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도구로 사랑받고 있다.
--- pp.90~91
현대인들에게 긴장은 숙명과도 같다. MTM은 지독한 긴장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이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상이다. 몸과 마음의 이완을 통해 오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현재의 내 모습에 머물도록 도와준다.
--- p.162
다른 어떤 대상보다 차는 눈앞에 보이고, 만질 수 있고, 맛도 느낄 수 있는 대상이기에 마음에 오랜 시간 품을 수 있다.
--- p.178
MTM을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차가 매우 특별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또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접하는 대상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모든 동작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바라보다 보면 알아차림이 깊어지고, 그만큼 동작들도 촘촘히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알아차림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짐을 알 수 있다. 모든 동작이 정성스러워지고 마음의 여백이 생기게 된다.
--- p.195
걱정과 불안 등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MTM은 긴장 완화에 더없이 좋다. 걱정이나 불안을 잠시 외적 대상 알아차림으로 우회시키는 역할도 있고, 차에 함유된 천연 진정제로 일컫는 테아닌 성분이 뇌신경 전달물질을 조절하여 신경계를 안정시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이다.
--- p.199
MTM은 차라는 대상에 적극적으로 마음을 보내 현재 이 순간에 머물고자 한다. MTM은 눈과 코, 귀, 혀, 몸, 생각을 통해 들어오는 많은 정보를 마음챙김(주시)과 알아차림의 대상으로 삼는다. 단순히 좋은 차를 마시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 p.217
MTM은 마음을 읽을 줄 알고,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힘을 길러준다. 더 나아가 조금은 부정적으로 대응하던 마음의 습관을 긍정적인 습관으로 바꿔나가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 반복되는 내 마음의 패턴을 알게 되면 내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게 된다.
--- p.230
MTM은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온갖 세상의 정보, 이들 정보를 인식하는 인식 기관의 작용을 차라는 도구를 통해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실제를 경험하는 것이다.
--- p.233
생각의 특징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생각에 빠져든다. 이런 생각을 멈추게 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실재하는 감각이나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런데 감각과 느낌을 관찰하는 데에는 차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우리의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요소들을 다 갖췄기 때문이다.
--- p.257
인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바로 현재다. 인간이란 존재는 현재 말고는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대부분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기억이다. 걱정이나 불안도 자신이 만들어낸 생각에 불과하다. 그 어느 것도 실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
--- pp.269~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