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는 KPI(Key Performance Index)에 대한 것인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KPI 설정의 어려움과 맞닿아 있다. 흔히 SNS 채널을 운영하면, 초기에는 확보한 팬 수, 이후에는 게시글의 반응(좋아요, 공유하기, 댓글달기 등)과 같은 참여(Engagement)로 KPI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일정 수 이상의 친구가 있어야 기본적인 도달을 확보할 수 있고, 팬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게시글이 멀리 퍼지거나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는 CPC나 CTR로 KPI를 잡는 경우도 있다. CPC 효율이 좋아야 비용 대비 많은 사람이 브랜드의 메시지를 보았음을 대략적으로라도 측정할 수 있으며 이는 CTR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단순히 숫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KPI는 허상에 가깝다. 물론 어느 정도 성과를 측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이러한 수치로 마케팅 목표를 잡거나 에이전시의 목표를 잡으면 실질적으로 브랜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30대 남성이 메인 타깃인 브랜드가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페이스북을 운영한다고 가정하자. KPI는 팬 수 5만 명의 확보다. 그런데 30대 남성만으로 5만 명의 팬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 팬 수가 많아질수록 CPL 단가는 올라갈 것이고, 효율이 떨어지는 데 대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마케터는 단지 팬 수를 늘리기 위해(보여주기식 성과를 위해) 친구를 모집하는 광고의 타깃층을 10~20대까지 넓힌다. 그들은 반응이 빠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팬 수가 늘어나고, CPL 효율은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팬에서의 메인 타깃층 비율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잘하면 서브 타깃층이 대다수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최악은 브랜드와의 접점이 낮고 구매력도 없는 층이 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다. 낮은 단가로 5만 명의 팬을 확보했더라도 10대가 40%, 20대가 40%이고 나머지 20%만이 제품을 살 만한 타깃이라면? ‘5만’이라는 팬 수는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다.
_62~64쪽, 3장-마케터가 알아야 할 3가지
앞에서 언급한 채널별 특성에 따라 역할을 나누어볼 수 있다. 전작에서는 채널의 형식과 역할을 매칭시켜 SNS를 3가지로 나누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향도 기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거기서 메이저로 급부상한 ‘밴드’의 특성을 더하여 다음의 4가지로 구분 지었다.
먼저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은 메신저형 SNS로 많은 사람을 빠른 시간 안에 모을 수 있는 마케터의 역할로 활용할 수 있고,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을 묶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커뮤니케이터 또는 허브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겠다. 퍼블리셔 역할은 외부 플랫폼과 연동하여 마케팅 활동을 원활하게 하거나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이끌어내고, 이용자가 스스로의 계정을 이용하여 마케터의 메시지를 퍼뜨릴 수 있게 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데, 이러한 역할을 하는 채널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이용자층에 한정되어 타기팅할 수 있으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고 공유시키기에는 다소 어려운 폐쇄형 SNS인 비트윈과 밴드가 있다.
전반적으로 채널의 형태(메신저인지, 단문 SNS인지, 폐쇄형인지 등)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것과 하기 어려운 일이 구분되고, 보여줄 수 있는 정보의 수준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메시지가 달라진다. 한 채널이 하나의 기능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채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때문에 이후의 장에서는 역할별로 나누어 모바일 SNS의 매체적 특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_73~75쪽, 3장-나누면 쓰임이 보인다
나의 브랜드가 어떠한 성향을 띄고,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 것인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채널을 크기와 성격에 따라 구분해보면 위의 차트와 같을 것이다. 각 원의 크기는 채널의 이용자 수를 대략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채널별로 성격이 어떠한지,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를 보여주는 차트다. 큰 원 안에 작은 원이 들어갔다는 것은 채널의 성격이 매우 유사하지만, 이용자 수가 적음을 의미한다.
이 차트는 어느 것을 메인 허브로 하고, 서브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척도가 될 수 있다. 브랜드와 성격이 맞는 채널 중 원이 가장 큰 것을 메인으로, 그와 많이 겹치는 채널을 서브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성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원하는 브랜드라면 카카오스토리를 메인으로 하고, 비트윈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을 서브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차트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 모든 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 앞서 설명했던 타깃층에 따른 이용 매체의 차이, 커뮤니케이션의 용이성, 브랜드에서 투여할 수 있는 인력과 비용 정도에 따라서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다.
채널을 정할 때는 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결정하고, ② 왼쪽의 차트에서 가능성이 높은 매체들을 선정한 후, ③ 4~7장으로 돌아가 각 채널별 특징을 비교하여 그 채널이 과연 우리 브랜드에 어울리는지, 광고 상품은 어떠한지, 금액은 얼마나 드는지,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채널이 성숙해져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_250~251쪽, 8장-나의 브랜드와 맞는 모바일 SNS 찾기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