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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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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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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43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3408
ISBN10 893290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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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천사는 한 편의 시를 암송하듯 이렇게 읊조린다.

'한 해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시험에 떨어진 학생에게 물어보라. 한 달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조산아를 낳은 어머니에게 물어보라. 한 주일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주간지의 편집자에게 물어 보라. 한 시간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약속시간을 기다리는 연인에게 물어보라. 일 분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버스를 놓치고 허둥거리는 사람에게 물어 보라. 일 초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아차하는 순간에 벌어진 자동차 사고로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에게 물어보라. 천 분의 일 초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속도를 다투는 올림픽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에게 물어 보라.'

그러고는 장난기 어린 말투로 이렇게 덧붙인다.

'인간 운명의 가치를 알고자 하면, 그대의 지도 천사에게 물어 보라. 우리는 우리 의뢰인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사소한 일이나 대수롭지 않은 순간들에는 관심을 갖지 않네. 우리는 중대한 선택이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순간에만 직접 달려가는 걸세.'
--- p.62-63
지금 나는 죽음을 맞고 있다. 나의 죽음은 아주 빠르고도 격렬하게 찾아왔다. 느닷없는 굉음에 몸을 돌려보니, 보잉 747기의 전면이 보였다. 어떻게 내 방 창문에 비행기가 나타날 수 있지? 관제사들의 파업 때문에 비행기가 항로를 이탈한 것일까?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기가 무섭게 비행기는 벽을 뚫고 거실로 들어와 가구와 실내 장실품들을 박살내고는 미친듯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아무리 스스로를 탐험가나 새로운 세계의 개척자로 자부한다 해도, 언젠가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어쨌거나 비행기가 벽을 뚫고 들어와 내 거실을 박살내는 것은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문제임이 분명하다.
--- 본문 중에서
죽음? 나는 그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나에게 수호 천사가 있어서 모든 위험으로 부터 나를 지켜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번은 내가 길을 건너고 있었는데 문득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 믿든지 말든지 그건 당신 마음이지만, 내가 뒤로 물러서자마자 난데 없이 오토바이 한대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수호 천사가 내게 위험을 미리 알려준 것이라고 확신한다. -44-

밤이면 나는 창문 너머로 별들을 올려다본다. 그 별들 중에는 비너스라는 이름의 행성도 있다. 나는 그 미국 스타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곤 한다. 언젠가 그녀를 직접 만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오면..... -229-
--- p.229
자기가 나의 <수호천사>란다. ......
[나 에밀 졸라일세.]
[소설 [제르미날]의 저자, 에밀졸라 선생님이시라고요?]
[그렇다네. 하지만 지금은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닐세. 한시가 급해. 서둘러야 한다고.]
그는 나의 삶을 처음부터 지켜보았다면서 이런 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목청을 높인다.
[소설로 말하자면, 이건 줄거리를 잘 엮어 놓고 대단원을 망친거나 진배없어.

자네 카르마는 좋았는데, 심판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단 말일세.
이 재판은 공정하지 않아. 부당하고 반 사회적이란 말일세.]
천국의 현행법률에 다르면, 내가 심판을 받을 때 필요한 경우 내 수호천사가 변호사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재판에 참석했어야 한다는 것이 에밀졸라의 설명이다. 그는 나를 터널 밖으로 밀어내어 세 대천사가 있는 심판대 쪽으로 데려간다. 심판대 앞에 다다르자 그는 차례를 기다리는 영혼들을 떼밀고 앞으로 나아가 재판을 다시 하자고 요구한다. 이 사건을 널리 폭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자기의 개입이 판례가 될 거라고 장담하기까지 한다. 천국의 모든 법률에 비추어 자기가 옳다는 것이다. 그의 언성이 자꾸 높아진다.

[나는 고발합니다. 대 천사들은 내 의뢰인의 영혼을 계량하면서 잘못을 범했습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대천사들은 자기네를 거북하게 한다는 이유로 한 재판을 졸속으로 처리했습니다. 끝으로 나는 고발합니다. 이 천상법정은 단지 호기심이 많았던 죄밖에 없는 한 영혼을 되도록 빨리 지상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 p.37-39
우스갯소리는 짤막한 동화나 소설과 비슷하다. 좋은 우스갯소리는 배경, 인물, 위기 상황이나 서스펜스를 필요로 한다.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지 말고 그런 것들을 아주 빠르게 알맞은 자리에배치 해야 한다. 또한 좋은 우스갯소리에는 반드시 사람들의 의표를 찌르는 뜻밖의 결말이 있어야 한다. 물론 뜻밖의 결말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우스갯소리를 지어내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정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좋은 훈련이 될 것 같다.
--- p.158
에드몽 웰즈의 첫 수업은 숫자의 비밀에 관한 내용이다. 그이 설명에 따르면, 서양에서 사용되는 숫자의 형태는 고대 인도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생명이 진화하는도정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숫자에 있는 가로 줄은 집착을 나타내고,곡선은 사랑을 나타내며, 교차점은 선택의 기로를 나타낸다. 1은 광물 곡선도 가로 줄도 없이 하나로만 이루어져 집착도 애정도 없다. 2는 식물 밑바닥에는 집착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 있고 위쪽의 곡선은 하늘에 대한 사랑을. 3은 동물 사랑의 곡선이 두 개 땅도 하늘도 사랑한다
--- p.53
승리

대부분의 교육은 패배를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에서 떨어지면 나중에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질 거라고 가르친다. 가정에서는 대ㅜ분의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고 대다수 삶의 동반자들이 실망을 안겨주는 현실에 자녀들을 적응시키려고 애쓴다. 또한 모든 보험에는 페시미즘이 깔려있다. 보험들은 당신에게 자동차사고나 화재나 수재가 닥칠 가능성이 많으니 미리 보험에 들어서 그런 재앙에 대비하라고 주장한다.(중략)

그러나 미래에는 모든 것이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감히 예언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만일 당신이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일 당신이 그랜드슬램을 이루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일 당신의 작은 기업이 다국적 기업으로 발전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식의 문제를 던지면서 승리를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막상 승리가 닥쳐오면 사람들은 지표를 읽고 갈팡질팡하면서, 대개는 익히 알고 있는 <정상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서둘러 패배를 준비하기 십상이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 4권-
--- p.291-293
숫자에 있는 가로 줄은 집착을 나타내고, 곡선은 사랑을 나타내며, 교차점은 선택의 기로를 나타낸다. 1은 광물을 가리키네. 1은 곡선도 가로 줄도 없이 세로 줄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집착도 애정도 없네. 광물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없지. 2는 식물일세. 밑바닥에 집착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 있지. 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있지. 위쪽의 곡선은 하늘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네. 잎이나 꽃은 빛을 사랑하지. 3은 동물일세. 사랑의 곡선이 두 개야. 동물은 땅도 사랑하고 하늘도 사랑하지. 하지만 3에 가로 줄이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은 아무것에도 메여 있지 않아. 그래서 동물은 감정에도 쉽게 휩쓸리지.

4는 인간일세. 이 숫자 안에 있는 십(+)자가 인간을 상징하고 있네. 인간에겐 선택의 권리가 있네. 인간은 교차로에 놓여 있어. 이 교차로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지. 동물의 단계인 3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도 있네.

5는 현자일세. 이 숫자에는 하늘에 매여 있음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 있고 땅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곡선이 있네. 현자는 정신으로 활공을 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6은 하나의 곡선으로만 되어 있네. 사랑의 곡선만 하나 있을 뿐이지. 이것은 천사의 특성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뜻하네. 이 형태를 보게. 6의 사랑은 하늘 높은 곳에서 시작되어 땅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중심으로 올라가네. 이렇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두루 돌아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도록 이끌어 가는 거지.
--- p.53-55
사실 전통적인 검열이 사라진 오늘날에는 검열이 그런 식으로 행해진다. 새로운 형태의 검열은 은폐를 통해서가 아니라 과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기존 관념을 뒤흔드는 책들이 따분한 책들의 해일에 묻혀 버리는 것이다.
--- p.33
사람들은 이제껏 열등한 것으로 간주했던 존재들이 실제로는 자기들과 대단히 비슷해서 존중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동류>의 개념을 확장해서 거기에 새로운 범주를 포함시킨다. 그렇게 되면, 그 존재들이 어떤 제한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진보의 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기도 하다.
--- p.136-137
마릴린은 희망을 되찾고 우리의 새로운 구호가 될 이 말을 소리높여 외친다.

'사랑을 검으로, 유머를 방패로'

이고르가 후퇴를 명령하자,영혼들은 즉시 그의 주위에 모여 우리의 유머에 대항할 무기를 찾아낸다.조롱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 그들의 표어는 '증오를 검으로, 조롱을 방패로'이다.

'공격!'

이고르의 명령에 따라 그들이 다시 공격해 온다....중략...그러나 나는 단념하지 않는다. 그 때 문득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적들 속에서 한 유령이 내 눈길을 끈다. 바로 이고르의 어머니이다. 우리는 신들의 세계로 가는 건가요?
--- p.523
누구에게나 자기 자리가 있다.

사회학자인 필립페셀에 따르면, 여성의 특성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성향으로 나타난다.

1)어머니

2)애인

3)전사

4)선생님

어머니 같은 여자는 다른 어떤 일보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애인 같은 여자는 유혹하기를 좋아하고 위대한 연애사건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전사 같은 여자는 권력의 영역을 정복하고 싶어하고 대의명분을 위한 투쟁이나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선생님 같은 여자는 예술이나 종교, 교육, 의료등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이런 성향을 가진 여자들은 훌륭한 예술가나 교육자나 의사가 될 가능성이 많다. 옛날 같으면 무녀나 여사제가 되었을 것이다.

어떤 여자에게든 이 네가지 성향이 다 있지만, 그중에서 어느것이 더 발달하는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중략]

남자들에게도 다음과 같은 네가지 성향이 있다.

1)농부

2)유목민

3)건설자

4)전사

[중략]

완벽한 남자의 목표는 농부이자 유목민이자 건설자이자 전사가 되는 것이다. 그럴때 우리는 비로소 왕자가 왕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완벽한 여왕과 완벽한 왕이 만나면 마술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 만남에는 열정도 있고 지속성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만남은 참으로 드물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천사들의 제국]하권 중에서
--- p.394-396
나는 청록색 숲의 어떤 나무 아래에서 공중에 뜬 채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나의 오른편에서는 수태의 호수가 철썩이고, 내 손바닥 위에는 세 구체가 반짝이고 있다. 내 의뢰인들의 삶을 관찰할 때마다 아릿한 아픔을 느낀다. 마치 살을 가진 그 존재들과 연결됨으로써 나 자신에게 육체적인 감각이 되살아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도 천사가 다가온다. 그는 손가락 끝을 이고르의 구체에 갖다 대고, 비너스의 구체에 손을 얹어 본다.
"이제 자네는 다른 건 몰라도 이 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개입 수단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네. 이고르에게는 징표의 관찰이 중요하고, 비너스에게는 꿈이, 자크에게는 고양이가 효과적이네. 하지만 명심하게. 때로는 여러 수단을 동시에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타성에 젖지 않도록 하게.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이 세 아이가 원하는 것은 뭐지?"

"이고르의 소원은... 제 친구 중의 하나가 배에 칼을 맞는 겁니다. 비너스는 성형 수술을 통해 코를 짧게 만들고 싶어하고, 자크는 외계의 우주선처럼 생긴 플라스틱 장난감을 갖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들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어야 하는 건가요?"
---p. 153
나는 죽어가고 있다. 멀리서 빛이 나를 끌어당긴다. 나는 내 육신에서 빠져 나와 그 빛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꼼짝을 못 하겠다. 더 이상 날아오를 수가 없다. 내 배에서 은빛 줄 하나가 나와 있는데, 누가 그것을 잡아당겨 나를 다시 끌어내리는 듯하다. 나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온다.

'됐어, 살아났어'

그들은 마치 아기가 태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하지만 저기 하늘에 있던 빛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나를 침대에 눕힌 다음, 이불을 덮어주고 이불깃을 여며 준다. 나는 잠이 든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 p.425
나는 오늘 죽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에는 내가 아직 너무 젊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조짐이 좋지 않다……. 신경계에는 아직 생명의 기미가 남아 있다. 어쩌면 내 육신은 망가진 기계처럼 <재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운이 따라 준다면 구조대가 제때에 와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부서진 사지를 이리저리 꽤어 맞출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한동안 침대에 누워 지내면 모든 것이 차츰차츰 예전 그대로의 모습처럼 돌아오겠지. 그러면 내 주위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내가 살아난 건 기적이라고.

그래, 구조대를 기다리자. 곧 오겠지.그런데 다들 뭐 하느라고 이렇게 늑장을 부리는 거지? 알겠다. 이 시간에는 도처에 교통혼잡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대로 속절없이 죽어갈 수는 없다. 이렇게 죽는 건 나 자신을 지나치게 방기하는 것이다. 나의 뇌를 작동시켜야 한다.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무얼 생각하지? 그래, 어린 시적에 부르던 노래를 생각하자.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항해라곤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배.
바다에 한번 떠본 적도 없는 배…….

그 다음 가사가 뭐더라? 젠장, 기억마저도 파업에 들어간 모양이군. 뇌 속의 도서관 문이 닫혔다. 뇌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난…… 나는 계속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말한 데카르트의 생각은 틀린 것 같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생각은 계속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단지 생각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완전하게 의식하고 있다. 모든 걸 다 알 것 같다. 이제껏 이보다 더 정신이 멸쩡했던 적이 없었다.

뭔가 중요한 일이 닥쳐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것들을 기다리고 있다. 됐다. 느낌이 온다.……. 무엇인가가 나에게서 빠져 나가는 기분이 든다. 증기 같은 것이 빠져 나가고 있다. 내 육신과 똑같은 형체를 한 증기다. 마치 나를 투명하게 북제해 낸 것 겉다. 이게 나의 <영혼>일까? 이 투명한 <또 다른 나>가 정수리를 통해 내 육신으로부터 천천히 떨어져 나가고 있다. 두렵기도 하고 흥분이 되기도 한다. 이제 내가 위로 움직이고 있다.

<또 다른 나>가 예전의 내 육신을 살펴본다. 작은 파편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 이젠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해. 퍼즐에 도통한 아주 유능한 외과 의사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 육신은 더 이상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이런, 느낌이 참 묘하군! 내가 날아오르고 있다. 은빛 줄 하나로 나는 아직 예전의 육신에 연결되어 있다. 탯줄 과도 같은 이 줄은 내가 위로 올라갈수록 자꾸 팽팽해진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항해라곤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배

내가 바로 그 배처럼 두둥실 떠올라 하늘을 날고 있다. 에전의 내가 점점 멀어진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니 부서진 보잉 747기의 전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내가 살던 건물도 한눈에 보인다. 층층이 무너져 내린 모습이 마치 크림을 켜켜에 넣은 파이를 보는 듯하다. 나는 파리의 지붕들 위를 날고 있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지?
--- p.
관점 여기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어떤 남자가 병원에 갔다. 그 남자는 운두가 높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모자를 벗었다. 의사는 머리털이 빠진 환자의 머리통에 개구리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그 개구리는 살갗에 완전히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의사가 놀라서 물었다.

「이게 붙어 있은 지 오래됐습니까?」

그러자 남자가 아닌 개구리가 대답했다.

「참 희한한일이지요, 선생님? 이게 처음엔 내 발 밑에 난 작은 종기일 뿐이었는데 이렇게 커졌으니 말입니다.」>

이 농담은 관점의 차이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따금 어떤 사건을 분석함에 있어, 자명해 보이는 어떤 하나의 관점에만 얽매임으로써 그릇된 판단을 하곤 한다.
--- p.276-278
83.백과사전

관점

여기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어떤 남자가 병원에 갔다. 그는 운두가 높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모자를 벗었다. 의사는 머리털이 빠진 환자의 머리통에 개구리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개구리는 살갗에 완전히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의사가 놀라서 물었다.

[이게 붙어 있은 지 오래됐습니까?]그러자 남자가 아닌 개구리가 대답했다. [참 희한한 일이지요. 선생님? 이게 처음엔 내 발 밑에 난 작은 종기일 뿐이었는데, 이렇게 커졌으니 말입니다.]>이 농담은 관점의 차이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이따금 어떤 사건을 분석함에 있어, 자명해 보이는 어떤 하나의 관점에만 얽매임으로써 그릇된 판단을 하곤 한다.
--- p.276-277
5. 백과사전
영적인 인간이 진화하여 물질에서 해방된 순수한 정신이 되었다. 그럼으로써 6, 즉 천사가 생겨났다.

8. 백과사전
영혼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사람의 영혼은 유전과 카르마와 자유의지라는 세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처음에 이 세가지 요인은 대개 다음과 같은 비율로 영향을 미친다. 유전 25% 카르마 25% 자유의지 50%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제4권-
--- p.48, ---p.56-57
'4는 인간일세. 이 숫자 안에 있는 십(+)자가 인간을 상징하고 있네. 인간에겐 선택의 권리가 있네. 인간은 교차로에 놓여 있어. 이 교차로에서 어느 장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지. 동물의 단계인 3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도 있네.' ...

'5는 현자일세. 이 숫자에는 하늘에 매여 있음을 나타내는 가로 줄이 있고 땅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곡선이 있네. 현자는 정신으로 활공을 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

'6는 하나의 곡선으로만 되어 있네. 사랑의 곡선만 하나 있을 뿐이지. 이것은 천사의 특성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뜻하네. 이 형태를 보게. 6의 사랑은 하늘 높은 곳에서 시작되어 땅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중심으로 올라가네.이렇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두루 돌아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도록 이끌어 가지..'
--- p.54-55
「자네도 그렇게 생각해? 옛날에 우리는 타나토노트였어. 다시 말해 영적인 인간, 즉 5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였지. 이제 우리는 천사가 되었어. 6의 단계에 도달했지. 다음 단계는 7의 존재가 되는 거야. 그런데, 7이라는게 뭐지?」

「7이란 700점의 점수를 받은 존재가 아닐까?」

나는 물직적인 존재가 아님에도 라울이 나를 잡고 마구 흔들고 있음을 느낀다.

「아니 그렇게 추상적으로 말하지 말고, 7이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를 가리키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그게 뭐지? 슈퍼 천사인가? 5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와 6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7이라는 게 어떤 존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라울이 아무리 흥분된 기색을 보여도, 나는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라울은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는다.
--- p.87
「1은 광물을 가리키네. 1은 곡선도 가로줄도 없이 세로줄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다라서 이 단계에서는 집착도 애정도 없네. 광물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없지.

2는 식물일세. 밑바닥에 집착을 나타내는 가로줄이 있어. 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있지. 위쪽의 곡선은 하늘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네. 잎이나 꽃은 빛을 사랑하지.

3은 동물일세. 사랑의 곡선이 두 개야. 동물은 땅도 사랑하고 하늘도 사랑하지. 하지만 3에 가로줄이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은 아무 것에도 매여있지 않아. 그래서 동물은 감정에도 쉽게 휩쓸리지.」

「4는 인간일세. 이 숫자 안에 있는 십(十)자가 인간을 상징하고있네. 인간에겐 선택의 권리가 있네. 인간은 교차로에 놓여있어. 이 교차로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지. 동물의 단계인 3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도 있네.」

「5는 현자일세. 이 숫자에는 하늘이 매여 있음을 나타내는 가로줄이 있고 땅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곡선이 있네. 현자는 정신으로 활공을 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5에 도달한 존재는 언제나 더 높은 단계의 의식, 더 많은 자유를 향해서 나아가지. 이 5는 육체의 자유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네. 육체가 두려움과 고통을 주기 때문일세. 현자는 6의 단계에 도달하고 싶어하지.」

「6은 하나의 곡선으로만 되어 있네. 사랑의 곡선만 하나 있을 뿐이지. 이것은 천사의 특성이 하늘에 있다는 것을 뜻하네. 이 형태를 보게. 6의 사랑은 하늘 높은 곳에서 시작되어 땅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중심으로 올라가네. 이렇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두루 돌아서 자기 자신을 사랑으로 이끌어 가지.」
--- pp.53-55
「자네도 그렇게 생각해? 옛날에 우리는 타나토노트였어. 다시 말해 영적인 인간, 즉 5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였지. 이제 우리는 천사가 되었어. 6의 단계에 도달했지. 다음 단계는 7의 존재가 되는 거야. 그런데, 7이라는게 뭐지?」

「7이란 700점의 점수를 받은 존재가 아닐까?」

나는 물직적인 존재가 아님에도 라울이 나를 잡고 마구 흔들고 있음을 느낀다.

「아니 그렇게 추상적으로 말하지 말고, 7이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를 가리키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그게 뭐지? 슈퍼 천사인가? 5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와 6의 단계에 도달한 존재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7이라는 게 어떤 존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라울이 아무리 흥분된 기색을 보여도, 나는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라울은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는다.
--- p.87
「1은 광물을 가리키네. 1은 곡선도 가로줄도 없이 세로줄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다라서 이 단계에서는 집착도 애정도 없네. 광물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없지.

2는 식물일세. 밑바닥에 집착을 나타내는 가로줄이 있어. 식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있지. 위쪽의 곡선은 하늘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네. 잎이나 꽃은 빛을 사랑하지.

3은 동물일세. 사랑의 곡선이 두 개야. 동물은 땅도 사랑하고 하늘도 사랑하지. 하지만 3에 가로줄이 없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은 아무 것에도 매여있지 않아. 그래서 동물은 감정에도 쉽게 휩쓸리지.」

「4는 인간일세. 이 숫자 안에 있는 십(十)자가 인간을 상징하고있네. 인간에겐 선택의 권리가 있네. 인간은 교차로에 놓여있어. 이 교차로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거지. 동물의 단계인 3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도 있네.」

「5는 현자일세. 이 숫자에는 하늘이 매여 있음을 나타내는 가로줄이 있고 땅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곡선이 있네. 현자는 정신으로 활공을 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5에 도달한 존재는 언제나 더 높은 단계의 의식, 더 많은 자유를 향해서 나아가지. 이 5는 육체의 자유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네. 육체가 두려움과 고통을 주기 때문일세. 현자는 6의 단계에 도달하고 싶어하지.」

「6은 하나의 곡선으로만 되어 있네. 사랑의 곡선만 하나 있을 뿐이지. 이것은 천사의 특성이 하늘에 있다는 것을 뜻하네. 이 형태를 보게. 6의 사랑은 하늘 높은 곳에서 시작되어 땅으로 내려 왔다가 다시 중심으로 올라가네. 이렇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두루 돌아서 자기 자신을 사랑으로 이끌어 가지.」
--- pp.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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