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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인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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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인도여행

: 사진 찍는 카피라이터의 사유와 상상, 그리고 사랑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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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04g | 152*210*17mm
ISBN13 9788998266103
ISBN10 899826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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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에 대해 쓰고 있는데, 이상하다. 자꾸만 다른 곳에 대해 쓰고 있다. 전에 다녀왔던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 십수년 간 돌아다녔던 우리나라 곳곳과 그 땅에서 느꼈던 수많은 생각들이 자꾸 떠오른다.
이상하다. 내게 인도는 북위 8.4°~37.6°, 동경 68.7°~97.25° 사이에 위치한 총면적 330만km²에 이르는 남아시아의 어떤 나라가 아니라 내가 다녔던 모든 여행이며, 내가 했던 모든 사랑이고, 내 모든 생각의, 복잡다단하고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천만 갈래의 길이다. --- p.5

처음 인도에 간 것은 스물아홉이 되던 해였다. 그것은 나의 첫 해외여행이기도 했다. 나는 머지않아 서른이 될 참이었는데, 다른 여자들처럼 서른이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이나 불만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서른이란 너무나 젊어서 감당하기 힘든 이십대와 결별하고 서둘러 진입하고 싶은 세계의 입구이기도 했다.
나는 어서 서른셋이 되고 싶었다. 서른셋, 모든 것이 다 정상적이고 안정적일 거라고 믿었던 나이. 그 믿음과 갈망의 한가운데서 난데없이 인도에 가고 싶어졌던 거다. 어떤 계기도 맥락도 없었다. 불현듯, 이란 말이 얼마나 뜨겁고 눈부신지를 이때 알았다. 이유가 없는 모든 것들, 섬광처럼 오는 것들.
남들처럼 유럽도 아니고 좋은 나라들 다 놔두고 왜 하필 거기냐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는 통상적으로 물어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왜 하필?”이라는 질문을 가져오는 나라는 인도밖에 없다. --- p.16

삼십대를 지나는 동안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다. 거의 아시아의 나라들이었다. 이상하게 아시아가 좋았다. 베트남은 미안하고 안쓰러웠고, 라오스는 세상 밖에 있는 것처럼 평화로웠다. 버마는 경이로웠으며, 캄보디아의 앙코르는 가기 전부터 꿈에 나타났다. 몽골에서는 유목은 못해볼지언정 한 바퀴 방랑 정도는 해보고 싶었다. 홍콩이나 마카오, 중국의 몇 개 도시는 지루함 속에서 반짝였고, 태국은 열아홉 살에 집 나간 누이 같았다.
오며가며 네팔을 두어 번 다시 갔지만, 인도로 가는 국경은 넘지 않았다. 또 다시 인도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갈 수 없었다. ‘함부로’ 다시 인도에 가게 되면 오래도록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고 말하는 것이 옳다. 아주 건너갈 수 없는, 한번 건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불륜의 사랑 같았다. --- p.23~24

이놈의 바라나시. 내가 여기를 왜 또 왔는가. 이곳의 인간들은 자신들도 배배 굶주리면서 개들은 뭣 하러 동네방네 풀어 키우고 있는 건가? 밥도 못 주면서. 저렇게 뼈가 앙상한 소와 개들 좀 보란 말이다. 목욕재계를 하는 것만으로도 지은 죄와 과오를 씻어낼 수 있다는 신성한 어머니의 강, 저들이 그토록 오매불망 하는 성지라면 좀 더 말쑥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어디선가 비쩍 마른 계집아이가 나타나 더러운 소매 끝을 눈앞에 내밀었다. 나는 아이 앞을 쌩 하니 지나쳐버렸다. 이따위 나라, 이따위 종교, 이따위 빈민가! 인도에 화가 나고 인도인들에게 화가 나고 바라나시에 화가 났다. 다시 여기까지 온 나한테 화가 났다. --- p.48

한 구의 시체가 다 타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나는 궁금해졌다. 갠지스를 건너는 뱃사공이 말하길, 우드 파이어wood fire로는 3~4시간. 일렉트릭 파이어electric fire로는 1시간에서 빠르면 30분. 가난한 사람들이나 순례자를 위한 수용소에서는 일렉트릭 파이어로 화장을 해요. 더 싸니까. 굳이 묻지 않았는데 뱃사공이 덧붙였다. 그가 데리고 나온 열두 살 가량의 조카아이가 두 팔로 힘들여 노를 저었다. 우드 파이어는 3000루피, 일렉트릭 파이어는 500루피(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면 할 수 있어요. 뱃사공은 이렇게 말했지만, 백단향나무를 장작으로 쓰는 부유한 사람들은 일반인의 몇 배나 되는 비용을 들일 것이 틀림없었다. 아이의 이마에서 땀이 흘렀다. 느긋하게 뱃머리에 앉은 뱃사공이 말을 이었다. 어린이와 수행자들은 화장을 하지 않아요. 죄가 없기 때문이죠. 그들의 주검은 그냥 갠지스에 흘려보내요. 죄 없는 어린 뱃사공이 내가 가리킨 반대편 강에 배를 세웠다. 친구는 고개를 저었지만, 가트 대신 성근 모래밖에 없는 그곳에서 나는 잠시 강물에 손과 발을 담갔다 뺐다. --- p.54

수많은 기둥 중 하필 이 기둥을 쓰다듬었다는 이유로,
이 기둥이 만드는 오후 1시 반의 그늘과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과 바람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천 년 전의 누군가와 천 년 후의 내가 ‘우리’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사원을 사랑하는 이유죠.
언젠가 당신이 이 사원에 온다면,
회랑을 따라 도열한 비슷비슷한 기둥 중에서 내가 찾은
기둥의 조망과 온기를 당신도 찾아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일,
이것이 내가 이 사원을 그리워하게 될 이유죠. --- p.112

여행에도 상상이 필요하다. 나의 영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챌 수 있는 기회, 그것이 여행이다. 언젠가 또 탄자부르의 빅 템플에 가더라도 나는 북쪽 회랑을 따라 걸으며 사원을 천천히 구경하고, 마당 깊숙한 곳, 내가 점찍어둔 자리에 앉았다가 반대편 마당을 가로질러 나올 것이다. 낮의 사원 마당은 화덕 위의 팬처럼 달구어져 있어 최대한 발꿈치를 들고 사푼사푼 걸어야 한다. 정수리에서부터 발바닥까지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햇빛 아래 맨발로 사원 마당을 걷는 일은 일종의 정화의식 같다. 그늘 한 점 없는 빅 템플 앞마당을 가로지를 때면, 눈을 살짝 감고 온 몸의 힘을 빼고 걸어야 한다. 그럴 때면 습기 없는 마른 바람 한 줄기가 시원하게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땅에 사원을 지시한 왕과 사원을 쌓아올린 석공들과 벽화를 그린 도공들과 완성된 사원에 깃들어 사는 신들과, 과거에서 현재까지 사원을 드나들 며 노니는 새와 다람쥐와 나비 같은 것들의 정령을 느낄 수 있다. 일순간 온몸에 시원한 소름이 돋아나는 것도. --- p.116

‘몸’이라는 말을 들여다본다. ‘몸’이라고 할 때 두 개의 ㅁ은 모음 ㅗ자에 의해 한 치의 틈이나 흔들림 없이 하나의 덩어리로 완성되고 고정되어 있다. 단단하다. 몸을 이루는 두 개의 ㅁ은 그 안에 오장육부와 피와 살과 숨과 혼을 모두 담고 고요히, 닫혀있다. 당신과 내가 샴쌍둥이처럼 하나가 아니라 따로 떨어지는 두 개의 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랑이 기본적으로 천형天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가 될 수 없다니. 몸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랑으로 하나가 되다’라는 말은 불가능에 대한 절박한 희망의 은유에 불과하다.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다. --- p.167

밀란 쿤데라의 『불멸』이란 소설에는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애지중지 키우던 토끼를 말없이 먹어치운 노부부 이야기가 나온다. 알랭 드 보통이 쓴 『여행의 기술』에는 풀잎이 너무 아름다워 풀잎을 먹고 싶어 했다는 존 러스킨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자 완전한 소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 몸 밖에 있는 당신을 견딜 수 없는 것. 먹어치움으로써 나와 하나가 되는 것.
당신이 더는 그립지 않고,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당신이 내게 배부르지 않은 건, 내가 당신을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시간을 다 먹어치우면 죽음이 오는 것처럼 기억조차 영영. --- p.168~169

여자들은 태양 아래 처음으로 날개를 연 나비처럼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있었다. 나는 키가 작고 마르고 나이 든 한 여자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무 무늬도 없는 흰색의 옷자락을 말리기 위해 한참이나 그 자리에 팔을 뻗고 서 있었다. 두 팔뿐만 아니라 검은 눈과 긴 머리카락, 볼록한 배와 다리, 몸 전체로 태양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태양을 실은 바람이 그녀의 옷자락에 떨어져 내렸다.
바닷가는 은근하면서도 톡 쏘는 태양의 냄새를 좇아 잘 마른 날개를 퍼드덕대는 온갖 색채의 나비들로 붐볐다. 모두가 생애 처음인 것처럼 눈부시고 황홀하였다. --- p.183

어느 외로운 날이면 나는 루프 탑 레스토랑 한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중세의 마술사처럼 괴팍스런 이름을 가진 비루팍샤 사원을 바라보며 한나절을 보낼 거예요.
아무 생각도 없고 아무 그리움도 없으면 지나가는 노란 바람의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을 거예요. 제 몸속에 나이테를 새기는 나무가 그러하듯이 내 영혼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게 되는 그런 날. 그런 날이면 나는 종일토록 앉아 있어도 누구 하나 뭐랄 사람 없는 저 루프 탑 레스토랑에 앉아, 게으른 종업원이 한참 만에 나타나 찻잔과 찻잔 받침을 부딪치며 달칵달칵 홍차를 들고 오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
두 번째 홍차에도 녹지 않는 설탕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식은 홍차를 홀짝거릴 거예요.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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