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는 언제나 음악이 흐른다. 시냇물 소리, 바람 소리, 나뭇잎 부대끼는 소리. 그 숲속에 고민하는 해달, 보노보노가 이래저래 이상한 친구들과 살고 있다. “나무가 거기 있는 것은 거기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여기에 왔기 때문이다.” 보노 보노는 이렇게 ‘지금, 여기’를 말한다. 보노보노의 독백은 시가 되고, 일상의 기록은 일기가 된다. 이 시와 일기는 삶의 철학을 전하는 메신저다.
작가는 1권에서 무심히 보노보노와 그 주변을 스케치한다. 무려 30년 넘게 연재하게 될 걸 그때 이미 알았을까? 가벼운 에피소드 얹어 주인공들을 소개하는데, 담담한 웃음 속에 뭔가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음을 바로 감지할 수 있다. 엄마가 없이 아빠와 단둘이 사는 보노보노, 상남자 살쾡이 고양이 형, 매일 얻어터지는 다람쥐 포로리, 이혼 가정의 큰곰 엄마와 아기 큰곰, 난폭한데 귀여운 라쿤 너부리, 언제나 행복한 프레리독. 이 희한한 캐릭터들이 어느새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뜨린다. 『보노보노』 1권을 덮는 순간, 『보노보노』 2권을 찾지 않는다면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