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은 자기 친동생을 보다가 마구 치밀어 오르는 형제의 정을 누르지 못하여,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피하여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서 한참 동안 마음껏 목놓아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나서 얼굴을 씻고, 도로 나와서 그 정을 누르면서 "밥상을 차려라" 하고 명령하였습니다.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은 요셉에게 상을 따로 차려서 올리고, 그의 형제들에게도 따로 차리고, 요셉의 집에서 먹고사는 이집트 사람들에게도 따로 차렸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들과 같은 상에서 먹으면 부정을 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상을 차리지 않는 것입니다.

요셉의 형제들은 안내를 받아가며, 요셉 앞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 순서를 따라서 앉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면서 서로 쳐다보았습니다. 각 사람이 먹을것을 요셉의 상에서 날라다 주었는데, 베냐민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다섯 몫이나 더 주었습니다. 그들은 요셉과 함께 취하도록 마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요셉은 그때까지도 자기가 요셉인것을 형들에게 밝혀 주지 않았을까요? 거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습니다. 요셉은 형들이 전에 자기를 미워했던 것처럼 이제는 동생 베냐민을 미워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자기를 알리지 않고 한 번 더 시험하여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 날밤, 형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서로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어유, 이제 살았다."
"하마터면 첩자로 몰려 죽을 뻔했지."
"이제는 아버지도 마음 푹 놓게 됐어."

한편 요셉은 그 날밤 어떤 방법으로 다시 한번 형들을 시험하여 볼까 하고 궁리하였습니다.
'그렇지. 그 방법이 좋겠다.'
요셉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바닥으로 무릎을 탁 치면서 혼자 말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