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하루 12시간 넘게 컴퓨터 앞에서 있었으니 더 이상의 시간을 쓸 수조차 없었다. 새로운 인력이나 광고를 투입할 돈도 마땅치 않았다. 교육비와 고정 광고비, 세금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나니 내 수중에는 500만 원도 남아있지 않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사이 스마트스토어 노출 순위가 4위로 떨어지자 매출은 그야말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매출을 정리하고 보니 월 매출은 5백만 원을 넘어섰지만 이것저것의 유지비와 광고비, 제품 원가 및 사무실 사용료,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나면 1백만 원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어디에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인생이 아이러니하다고 하지 않던가? 커뮤니티 메인에 걸려있는 내 명예로운 이름을 더럽힐 수는 없었다. 당시에 나는 그것을 버릴 수는 없었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월 매출 1천만 원을 찍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존경의 이미지는 버리고 싶지 않았다(딱 한 달 있었던 일은 맞으니, 분명 그건 거짓말은 아니다!). 광고를 멈출 수도 없었다. 광고를 멈추면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품을 팔수록 더 뛰어난 제품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고, 그 명백한 사실 앞에서 내 전략은 오직 무엇이든 채우기에 급급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자들은 카페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내 제품을 헐뜯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다시 또 익숙한 무기력 앞에서 힘을 잃기만 하고 있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전쟁터인 것은 다름이 없었다. 나는 또 한 번 길을 잃을 위기 앞에서 그렇게 허덕이게 되었다.
--- p.25~26
“돈을 버는 것. 왜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까요? 당신이 게을러져야 돈을 법니다.”
영상에 걸린 제목에서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른 결을 가진 ‘독특함’을 느낀다. 편안해 보이는 영상 제작자의 얼굴, 편집 자막 없이 전해지는 있는 그대로의 말, 누구보다 더 느리고 조용히 읊조리듯 말하는 그의 영상 안에서 처음 본 색채가 느껴진다. 그 색채는 내게 약간 어색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살짝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뭐지, 이 사람?’
“의지력은 계속해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잡스가 매번 같은 옷을 입는 것도 결정하는 것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이는 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스템을 이루고 싶다면 자꾸 무언가를 하려고만 하지 말고, 하지 않는 것을 분명 고민해야 합니다. ‘즉’, ‘반드시’, ‘꼭’, ‘절대’라는 것 보다 자연스러운 게 중요합니다.
--- p.31
“지금 콘텐츠 마케팅을 시작하는 분이 있다면, 길을 잃지 않고, 내가 개척하는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저는 여러분에게 한 가지 시작해볼 수 있는 미션을 이 자리를 통해 전하고 싶습니다. 30일, 딱 한 달만 매일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보세요. 무엇을 만들지 모르겠다면 가벼운 일기나 일상의 기록도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은 참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큰 목적지에 다다르기 전에 지금 한걸음이 중요한 이유, 왜 콘텐츠 제작에 힘이 빠져야 하는 지, 체질 개선은 무엇인지 등, 정말 여러 가지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30일만 여러분의 우선순위를 콘텐츠 제작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 p.68
일상 경험을 정리하는 것도 즐기면서 못하는데 남들이 못하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게 과연 자연스러운 걸까요? 일상 경험을 정리하는 게 정말 그렇게 가치가 없는 일일까요? 그렇다면 일상 경험을 녹여서 순위권에 진입하는 수많은 에세이집은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지금 부족해 보이는 습작을 남기지 않으면, 미래의 걸작은 절대 탄생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걸작 만드는 것에 집착하면서 자신을 괴롭히지 마세요.
--- p.87~88
“민수 님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SNS에서 빠르게 팔로워를 늘리고 싶다면 빛나는 사람이 되면 됩니다. 화려하고, 재미있고, 잘난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돼요. 제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한결같이 SNS에 성공을 이야기했던 사람들이고, 멋진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만을 SNS에 공유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들이 잘 몰랐던 게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게 뭔데요?”
“빛이 있으면 어둠도 생긴다는 원리요. SNS도 마찬가지거든요. 화려한 모습을 보여줄수록 나를 따르는 사람도 생기지만 그만큼 내가 잘 안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많아져요. 비싼 차, 비싼 음식, 비싼 장소를 보여줄수록 그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소외감과 위축감을 느끼지요. 그래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예요. 민수 님은 SNS를 왜 하시는 건가요? 과시를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소통을 위해서인가요?”
--- p.96
가짜로 소통하는데 아무리 시간을 오래 들여도, 진짜 응원받기는 어렵습니다. 빈껍데기뿐인 소통은 시간이 갈수록 공허함만 크게 만들 뿐이지요. 부지런히 시간을 오래 들이면서도 답답함은 줄어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SNS를 하고 싶진 않으실 겁니다. 그보다 더 적게 시간을 들이면서도 진짜 사람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교감을 통해서 충만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당신이 먼저 하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가짜 소통에 시간을 혹시 많이 들이고 있었다면, 오늘은 딱 1명만에게라도 진정성 있는 댓글을 한번 달아보세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 p.103
실제로 경험해보면, 반드시 조정이라는 것을 통해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각자가 놓여있는 환경이 다 다르며, 제품도 다르고, 만나는 고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10점 과녁을 조준하는 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그것에 집착하게 되면 어떨까요? 현실에서 균형 잡는 것을 타협이라 생각하고, 등한시하게 됩니다. 공부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사업하는 게 아니라 사업하는데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인데,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목표는 같아도 겨눠야 할 방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계속 조정하고 균형을 맞출 때만 알 수 있습니다. 지금 균형 맞추는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 p.121
확신의 수준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복기입니다. 자신이 확신을 갖고 했던 행동으로부터 얻은 것, 잃은 것, 그리고 나중에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자신에게 하는 메시지 같은 것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한두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매번 해도 부족합니다. 그런데도 아주 미세하게 나아지기 때문에 복기는 자주 하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는 확신을 통해서 주변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그것들에 대해 책임지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사과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책임지는 것입니다. 확신에 찬 사업가, 대표가 가장 하지 못하는 게 바로 사과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깎아 내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사과하지 않는 게 자신의 가치를 깎아 내립니다. 사과를 해야 제대로 된 복기가 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잘하기 위한 고민을 합니다. 물론 사과를 너무 남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과를 진정성 있게 하면 다음번에 사과할 일을 줄이는 노력은 더 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실수한 적이 있으신가요? 숨기고, 아닌 척하느라 큰 소리를 내었나요? 아니면 정중하게 사과를 하셨었나요? 어떤 쪽이었든 상관없습니다. 지금부터 제대로 사과하는 연습을 하면 되니까요.
--- p.244~245
“기술을 쉽게 터득하고, 쉽게 돈을 벌게 되자 이들은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네, 과정을 모두 생략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성공을 그냥 모방하고, 콘텐츠의 기법만을 배웠기 때문에 오랜 시간의 좌절과 실망 속에서 쌓았어야만 했던 알맹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사람들과의 소통도 그들에게는 사치입니다. 그러니 단기적인 성과와 결과는 빛을 하겠지만, 후반 작업에서 이루어져야 할 뒷심 어린 끈기나 책임이 받쳐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결국 안 좋은 결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러니하게 과정을 외면한 채, 나를 최고라 말하던 사람들이 이내 그 분야에서 바로 나의 적이 되어버리지요. 그렇게 무너지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예전 강연장에서 만난 외제차들이 즐비한 주차장의 공간이 떠오른다. 눈앞에 강사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지어 말투까지 똑같이 따라 하던 그 젊은 친구들이 내 머릿속을 혼잡하게 지나쳐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의아해하고 혼란스러워 보이는 나를 파악한 듯 신은 지금의 내 상황에 맞게 말을 해 준다. “기술은 착각이죠. 실체는 진정성입니다.”
--- p.273~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