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명칭)
이 책의 제목은 히브리어 쉬르 하쉬림으로 문자적으로 노래들 중의 노래란 뜻입니다. 히브리어에서 명사를 명사 소유격과 함께 반복하면 최상급 혹은 강조를 나타냅니다(창 9:25 ; 왕상 8:27). 따라서 쉬르 하쉬림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70인역(LXX)에서는 아스마 아스마톤 제목으로, 벌게이트역에서는 칸티쿰 칸티코룸이 제목이었습니다. 이는 히브리어 제목을 직역한 것입니다. 개역성경의 제목 아가()는 다소 의역한 것입니다. 그 의미는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입니다.
2. 저자
전통적으로 아가는 솔로몬의 저술로 봅니다. 그 근거로서 첫째, 본문 서두(1:1)에 솔로몬의 아가라는 구절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구절을 솔로몬에 관한 아가라는 뜻으로 이해하려는 자들도 있으나 별로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둘째, 이 책의 내용 중에 번뜩이는 지혜와 시적() 재능 및 이스라엘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동식물상()에 관한 언급(21종의 식물, 15종 동물)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저자는 1,005편 정도의 노래를 지을 정도로 문학적 재능이 탁월했던(왕상 4:32) 솔로몬임이 유력시됩니다. 셋째, 서두 이외에도 솔로몬이라는 직접적 언급이 여섯 차례나 등장합니다(1:5 ; 3:7, 9, 11 ; 8:11, 12). 결국 이 책은 왕궁의 여러 왕후와 비빈들(6:8)과의 숱한 애정 행각 중에서도 진실한 사랑을 경험했던 솔로몬이 기록한 체험적 수기요, 노래라 하겠습니다.
3. 기록 연대
2C동안 대두해온 자유주의적 비평은 교회의 전통적인 입장보다 훨씬 후기의 연대를 주장하였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고고학, 비교 언어학 및 고대 근동 문학에 관한 연구 등은 이 책의 기록 연대를 솔로몬 시대 혹은 적어도 그 주변 시대로 보게 됩니다. 우리는 앞에서 아가의 저자가 솔로몬임을 살펴보았거니와, 그렇다면 기록 연대도 그의 통치 시기(B.C. 970931년) 중에 속한다고 봅니다. 본문에 나타난 지리적 언급(예루살렘, 갈멜, 사론, 레바논, 헤르몬, 디르사 등)은 통일 왕국의 광대한 영역과 일치하며,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팔레스틴 북부의 아름다운 전원(4:8), 왕비와 비빈의 수효(6:8), 왕의 순수한 애정(6:9) 등에 대한 묘사는 솔로몬 왕의 통치 시대 초기의 시대상을 나타내줍니다. 따라서 이 책은 솔로몬 통치 시대 중에서도 비교적 초기(B.C. 970960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4. 기록 목적
이 책은 신랑 솔로몬과 신부 술람미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결혼의 거룩성을 명시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성경은 결혼을 천시하거나 인간의 유약함으로 인해 용인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혼은 인간의 타락 이전에 하나님에 의해 제정된 제도로서 결혼을 통한 남녀간의 하나 됨은 하나님의 뜻이요, 남녀 쌍방의 큰 기쁨이라 할 수 있습니다(잠 5:1519 ; 고전 7:3). 이스라엘 통일시대 당시만 하더라도 부부 관계란 자녀 출산이라는 측면 위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 어디에도 출산과 관련된 언급은 없으며, 따라서 이는 진정 사랑 자체를 위한 노래임을 반영합니다. 시편 기자가 자연 속에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을 자주 노래하였듯이, 아가서는 남녀간의 진실한 사랑을 체험함으로써 하나님의 섭리를 노래하였던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 책이 단순히 연인들의 사랑에 관한 노래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간의 사랑을 암시적으로 노래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복음적으로 예수님과 교회 또는 성도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아가서는 여호와 신앙에 투철한 사람에 의해, 그러한 경건한 신앙의 배경을 토대로 하여 쓰였고, 이 경우 저자는 남녀간의 진정한 사랑의 모본을 하나님의 은혜로운 사랑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하나님과 그 백성간의 관계를 결혼 관계에 비유한 사례가 흔하다는 사실(출 34:1017) 또한 이면에 감춰진 그 내용의 의도를 짐작케 해주는 것입니다.
5. 주제 및 특징
주제는 한마디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남녀간에 나누는 사랑의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인간 상호간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이 됩니다. 남녀간의 진실한 사랑은 성도를 향하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축약해 놓은 것임을 암시합니다. 이처럼 깊이 있는 주제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유월절에 그 기쁨을 노래하는 공식 시로서 전국에서 낭독하였던 것입니다.
---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