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문화에서 심리적 길잡이 역할을 하는 세 가지 요소를 꼽는다면 일, 여가, 그리고 대인관계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의 중심축은 다름 아닌 여행과 통신이다. 허브에서는 일과 생활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사람들은 세계적인, 혹은 탈 국가적인 마인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더 이상 국가적 혹은 지역적 시각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일찍부터 그리고 번번히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세계적인 시각을 배우고 그곳에서 새로운 기회들을 찾아냈기 대문이다.
글로벌 유랑민 세대들은 정체된 삶의 따분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요 도시들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그 속에서 삶의 즐거움과 더불어 기회를 찾고 있다. 그들이 어디에 얼마나 머물든, 허브 생활 덕분에 그들은 다른 문화에 숩게 적응하여 지속적으로 경험을 넓혀나갈 수 있다. 또한 그들은 허브에서 여비를 벌 수 있는 일자리, 경제적 풍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드로가의 접촉기회를 얻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지리적 경계를 초월해 하나의 동일한 시각을 만들어내고 있다.
--- pp.107-108
허브에서 기업들은 가격중심의 로우엔드(low-end: 보급형, 저가형) 전략으로, 혹은 서비스 중심의 하이엔드(high-end: 고가형)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가지 전략 모두를 구사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이미지 리더인 이브생로랑(Yves St. Laurent)의 경우, 매출 대부분이 허브에서 비롯되고 있다. 왜냐하면 허브 이외 지역의 거주민들에게 특정 의복과 액세서리가 이브생로랑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까지 구입할 가치가 있음을 납득시키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브생로랑은 시즌마다 허브 도시에서 열리는 화려한 이벤트, 소비자와의 개별적인 관계 구축을 위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프로그램, 개별화된 서비스, 그리고 사후관리 등 자사가 제공하는 '경험'과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프리미엄 요구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브생로랑이 허브 지역에만 주력하는 것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하이엔드 제품이 시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귀소본능(동일한 브랜드 제품을 계속해서 구매하려는 성향)' 때문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p.95-96
헬로 키티 칫솔이, 마놀로 신발이, 혹은 BMW 자동차가 구매할 가치가 있는 상품임을, 웃돈을 주고라도 구입할 가치가 있는 상품임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키는 첫번째 방법은 상품의 우수성, 즉 '품질'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상품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면 평가할수록 당신은 그 제품에 보다 높은 웃돈을 요구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상품의 '희귀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이 평범한 칫솔은 가질 수 있지만, 헬로 키티 칫솔을 가질 수는 없다는 논리를, 혹은 모든 사람이 헬로 키티 칫솔을 제일 먼저 사용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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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드니, 런던, 파리, 뉴욕, 로스앤젤레스 같은 몇몇 주요 허브들이 가장 우수하고 가장 현명한 이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 도시들은 '제1의 허브'이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제네바, 서울,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들은 '제2의 허브'이다. 이러한 허브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도시 경제가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과거 도시국가였던 고대 아테네에 견줄 수 있는 신(新) 도시 국가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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