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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미술관 : 영웅과 님페, 그 밖의 신격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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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미술관 : 영웅과 님페, 그 밖의 신격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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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654g | 153*224*30mm
ISBN13 9788961963794
ISBN10 896196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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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화가 폼페오 바토니의 「갈림길에 선 헤라클레스」는 (헤라클레스의) 갈등을 조명한 그림이다. 그림에서 청년 헤라클레스의 몸이 화면 오른쪽, 그러니까 악덕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 그에게 쾌락을 향한 강렬한 열망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얼굴을 화면 왼편의 미덕 쪽으로 돌려 미덕의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이성적으로 사고해보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노력과 투쟁 없이 무슨 영광이 있겠으며, 그런 영광이 있다 한들 그게 진정한 영광일까. 결국 헤라클레스는 악덕의 제안을 물리치고 미덕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영웅은 시험을 통과한다. 젊은이들에게 전달하면 좋을 이런 메시지로 인해 바토니뿐 아니라 루벤스, 푸생, 카라치 등 여러 대가들이 이 주제를 자신의 화포에 올렸다.
--- p.22

신화 초기에 헤라클레스의 과업은, 하나하나가 ‘힘의 승리’를 노래한 단순한 에피소드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야기에 도덕적 의미가 부여되어 ‘악에 대한 의의 승리’로 그 의미가 진화했다. 열두 과업을 토대로 한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는 그러므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지만, 최선을 다해 삶의 질곡과 모순, 고난과 시련을 헤쳐나가노라면 신성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신화인 것이다.
--- p.32

아테네 사람들은 제1차페르시아전쟁 뒤인 기원전 490년경부터 테세우스를 아예 강력한 난공불락의 도시 아테네 자체로 생각했는데, 이는 테세우스의 아마조네스 격퇴 신화가 페르시아전쟁에서의 승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선례이자 그 재현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은 동쪽의 침략자인 페르시아를 아마존족으로 상징화해 페르시아전쟁의 승리를 아마조노마키아(아마존전쟁) 주제의 미술작품으로 만들어 기렸다.
--- p.49

페가수스를 탄 벨로로폰테스의 멋진 이미지는 엠블럼이나 기장으로도 곧잘 사용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영국 공수부대의 기장이다. 제2차세계대전 중인 1941년 영국 공수부대가 창설되면서 공중에서 투하되는 전사들의 기장 이미지로 페가수스를 탄 벨레로폰테스의 실루엣이 채택되었다. 적갈색 바탕에 하늘색 실루엣으로 페가수스와 벨레로폰테스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는 기장이다(이 적갈색은 영국 공수부대 베레모의 색깔이기도 하다). 이 실루엣 이미지에 기초해 영국 공수부대 전몰자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만들어졌다.
--- p.99~100

신화는 여성의 능력과 재능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체적으로 약한 면이 있다. 그래서 메데이아의 예에서 보듯 신화의 여성 능력자는 무공이나 완력이 아니라 마법과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힘은 무공이나 완력에 비해 부정적이고 사악한 힘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메데이아는 나름의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능력이 출중한 영웅이 아니라 마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조건 아래서 위대한 여성 영웅이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을 실현한 신화 속 여성이 있으니 그녀가 바로 아탈란테다.
--- p.123

님페는 신화에서 주로 조연급 혹은 엑스트라급으로 다뤄졌지만, 그래도 그들 가운데는 중요한 이야기에 관여하거나 특정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된 경우가 적잖게 있다. 이들 에피소드 가운데 미술가들의 특별한 관심을 산 주제들이 여럿 있는데, 앞에서 다뤘던 다프네나 칼리스토 주제 외에 폴리페모스의 연모 대상이 된 갈라테이아, 갈대가 된 시링크스, 남녀추니가 된 살마키스, 꽃의 신이 된 클로리스, 샘이 된 아레투사, 제우스에게 납치된 아이기나, 과일을 돌보는 포모나, 꽃으로 변한 클리티아 등이 그 대표적인 주제들이다. 이 가운데 세 가지 주제만 골라 살펴보자. 먼저 갈라테이아 주제다.
--- p.198

피그말리온이 혐오한 문제의 ‘탕녀’들은 키프로스의 북쪽 도시에 사는 여인들이었다. 키프로스의 전체 여인들이 그랬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 여성 전체, 아니 현실의 여성 전체를 다 부정적으로 본다. 그러면서 그걸 근거로 자신의 판타지를 현실로 만들어달라고 신에게 요구하고 신은 그 요구를 들어준다. 그 요구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관념을, 남녀를 뒤바꿔 표현해보면 어떨까? 어쨌든 같은 조건이니 신은 이 요구도 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식을 담아 표현한 작품이 노르웨이 여성 화가 헬레네 크노프의 「피그말리온」이다. 제목만 보면 피그말리온이 갈라테이아를 만드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 같다. 그러나 실제 그림은 정반대다. 갈라테이아가 피그말리온을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여자가 이상적인 남자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 이유는?
--- p.294~295

신화적 존재에서 이처럼 철학적 존재로 다가온 스핑크스를 의식하며 여러 화가들이 ‘보다 진화한’ 스핑크스 주제의 그림들을 그렸다. 그 그림들 속에서는 스핑크스가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오히려 스핑크스에게 질문한다. “인간은 무엇인가?”라고.
--- p.31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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