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초로 : 내가 어떻게 알겠어. 분노는 분노라고, 내부에 있는 거야. 그래서 난 출구를 찾으려는 거야, 뭔가 이상적인 출구.
수르코스 : 세상이 맘에 들지 않지, 그렇지?
카초로 : 그건 아냐. 내 생각엔 우리 꼰대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아주 위험해. 그들이 한 짓을 봐, 세상이 어떤지 보라고.
수르코스 : (다정하게) 어떤데?
카초로 : 사람들 말이야… 사람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살고 있어. 자유, 평등, 그런 엉터리 것들 말이야… 실제로는 순수한 이기심이라고, 혼돈일 뿐이야.
수르코스 : 설명 한번 끝내주는데, 천재 양반.
--- p.15, 「성난 눈빛의 강아지들」 중에서
파울라 : (어안이 벙벙해져) 열여덟 살짜리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니? 내가 열여덟 살 때는…
아만다 : 엄마는 열여덟 살 때 이미 지금 엄마 같았겠지. 섹시하고, 몸매도 좋고 그리고… 욕망이 있었겠지. 엄마가 생각했던 세상을 바꾸려는 욕망, 그렇지?
파울라 : 물론이지, 딸아. 모든 건 바뀔 수 있어. 나는… 단념하지 않아.
아만다 : 하지만 작전을 짜는 데 착오가 있어, 엄마. 엄마는 아주 잘못하고 있다고.
파울라 : 그게 무슨 의미야?
아만다 : 나한테 말이야. 내게는 아주 잘못했어.
파울라 : (아연실색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니?
아만다 : 그렇게 생각하니까. 날 봐, 날 보라고, 내가 얼마나 최악인지 안 보여?
파울라 : 그게… 지금은 네가… 괜찮지 않다는 거 알아, 나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뿐이야…
아만다 : 내가 먹기 위해 사는 건 알아?
파울라 : 그렇지 않아. 넌 많은 걸 하잖아, 넌… 넌 대단한 학생이야. 이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야. 모든 교수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아만다 : 그 사람들은 내가 목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걸 몰라.
파울라 : (잠시 마비된 듯 멈췄다가) 왜? 언제? 언제부터 그랬니, 아만다?
아만다 : 몇 달 됐어.
--- p.300, 「다른 방에서」 중에서
아나 : 앙헬, 내 사랑, 당신 정말 형편없어. 왜 내게 전화하지 않는 거야. 어젯밤 일이 그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었잖아, 그렇지 않아? 어디야? 아마 아토차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나 봐. 알칼라, 포소 등 여러 역에 폭탄이 설치되었어. 부상당한 사람과 죽은 사람이 아주 많아, 끔찍해. 아침 먹다가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됐어. 일하러 가야 하는데, 모르겠어, 움직일 수가 없어. 이봐, 난 지금 핸드폰을 가지고 미친 짓을 한 걸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전화 한 통만 받을 수 있다면 뭐든 줄 수 있어, 그리고 거리로 나가서 전화가 울리면… 그게 당신 전화이길 바라고 있어. 앙헬, 그저 전화 한 통만 걸어서 당신이 괜찮다고 말해 줘. 그것뿐이야. 당신을 죽여 버리겠어. 만나기만 하면 죽여 버리겠어… 당신은 항상 아무것도 모르니까. 내게 전화하지 않았으니까. 여보세요? 여보세요…?
--- p.347, 「3월 11일의 아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