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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94g | 145*210*17mm
ISBN13 9791190526555
ISBN10 119052655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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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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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지 않으면 얼마나 살 수 있냐는 그녀의 물음에 의사는 ‘한 일 년 정도?’라고 대답했다. ‘치료받지 않으면’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시한부 선고를 들은 거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마치 감기니까 며칠 약 먹고 쉬면 좋아질 거라는 말을 들은 것처럼 어떤 동요도 없었다.
그녀는 언젠가 재발할 수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살았다. 그렇더라도 의사의 재발 선언에 의연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때 이미 마음을 내려놓았던 때문이 아닐까 짐작되었다.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말은 포기했다는 말은 아니었다. 최선을 다하되 그래도 안 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지난 십오 년 동안을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

지윤과 지수가 상현과 정원 앞에 커피를 날라다 각각 놓고 자신들이 앉은 탁자에도 내려놓았다.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입맛에 딱 맞는 커피였다. 평소 단맛을 좋아하는 상현은 설탕과 프림이 각각 두 스푼씩 들어간 더블더블이고, 수면 시간이 짧은 정원은 카페인 성분을 제거한 디카프였다. 지수는 블랙에 우유만 조금 넣은 커피,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지윤은 카모마일 차였다. 커피를 마시는 취향으로만 보면 이 가족들의 성격이 각양각색으로 보였다.

어쨌든 상현은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해결을 위해서는 그녀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 했는데, 그는 속을 드러내고 말하는 방법에 서툴렀다. 일일이 낯간지럽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말로 표현 하나 안 하나 다 마찬가지라고 여겼는데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는 늘 모든 게 마찬가지라고 두루뭉술하게 넘기기를 잘했다. 그 말만 나오면 정원은 어떻게 세상사가 다 마찬가지냐고 질색하며 버럭 화를 내곤 했다. 그것이 바로 그녀와 그의 성격 차이인 셈이었다.

지수는 썬베드에 등을 기대고 앉아 밤바다를 응시했다. 칠흑 같은 어둠에 싸인 바다가 그의 가슴으로 안겨 오는 거 같았다. 그리고 형태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 색깔이 그의 두 눈을 장막처럼 덮쳐오는 느낌이 들었다. 한없이 막막했다. 순간 놀라움으로 숨이 막혔다. 숨을 깊게 내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윽고 검은 선의 수평선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리고 둥근 수평선 위로 피어오른 구름 덩이가 희끄무레하게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커다란 유리공 속에 들어앉아 있는 거 같았다. 그러고 보니 공은 자신을 품고 있는 둥근 지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은 ‘나는 무엇일까?’하고 자신에게도 묻게 되었다. 그리고 상현에게 있어 자신은 한낱 종에 불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우울해졌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러나 상현은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자면서도 그녀가 날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 정도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둔감하기까지 했다. 절망감마저 들었다. 그녀는 차츰 생에 대한 의욕을 잃어갔다.

그녀는 ‘가부장적인 제도’라는 시대적 배경의 희생자 세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었다. 여성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고루하고 억압적인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끝자락 세대로서 어쩌다 코가 꿰어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특히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에서 동반자 개념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종적인 관계였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일방적으로 순종하는 형태의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한 집안의 며느리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여겼으며 상현 역시 정원의 그런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녀는 여자니까 일방적으로 참아야 한다는 사고에 대해 몸서리쳤다.
지윤이 이혼하게 되었을 적에도 그녀는 그런 맥락에서 판단했다. 이혼 사유가 두 사람의 성격 차이 정도를 넘어서 가부장 제도의 잔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있었다.

상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이 앓고 있다는 파킨슨씨병을 고쳐주시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얼마 전 감기로 동네 병원에 들렀다가 잠버릇 상담까지 하게 되었는데 전문의를 만나보라는 말을 듣고 혼자 대학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었다. 어머니가 치매로 세상을 떴으니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것이 그의 두 번째 기도였다. 하지만 아직 두 번째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확신은 없었다. 그의 병은 느리지만 계속 진행 중이었다.
그가 맨 처음으로 한 기도는 15년 전에 정원이 암에 걸려 대수술을 받았을 때였다. 아내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자 앞이 캄캄했다. 그는 제발 아내를 살려주시라고 수술 시간 내내 병원의 성전에서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기도했었다. 아내를 살려만 주신다면 세례를 받고 하느님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기도한 대로 정원은 난소암을 이겨냈다. 그리고 상현은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정원은 상현의 말에 갑자기 못 들을 말이라도 들은 듯 쑥스러워졌다. 진정 낯선 말이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녀는 자신들이 어떤 사고도 당하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있으니 되었다고 여겼다. 어쨌든 살아있으니 지난 시간을 뒤돌아볼 수 있었고, 목석같이 뚝뚝한 남편으로부터 사랑한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살아 있다는 사실, 이거야말로 진정 기쁨이며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생각되었다. 또한 헤어지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러고 보니 긴 세월 동안 결혼을 지속시키는 힘은 사랑보다는 신뢰와 인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이제 완전 화해가 된 거야?”
“그냥 당신을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어요. 평생 정말 재미없고 삭막했지만, 당신이 말을 안 해도 이제 워낙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아요. 그대로 보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네요.”
그 말에 상현이 시죽이 웃으며 다시 말했다.
“나도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당신은 조금도 실패하지 않았어. 완전히 성공한 인생이야. 많은 어려움에도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았으니까.”
“그런가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요.”
그때 정원의 머릿속에 반짝 스치는 게 있었다. 바로 간밤의 꿈속에서 보았던 수많은 마야인의 환영이 떠올랐다. 그리고 자신과 상현의 얼굴 모습을 한 마야인 남녀. 그들이 입었던 전통 복장과 어젯밤 바다에 빠진 남녀의 차림이 같은 복장이었다. 어젯밤에 바다에 빠진 그들은 바로 그 마야인 남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상현과 자신은 마야인의 혼을 가졌으며 천년 사랑의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라는 말인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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