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혜숙 (ruru100@yes24.com)
20세기 비즈니스 거장들에 대한 핵심적 내용만 쉽고 명료하게 정리한 `한 권으로 읽는 비즈니스 세계의 거장들' 시리즈의 첫째 권은 흔히 20세기 경영 철학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이다. `피터 드러커의 21세기 비전 3부작 시리즈' 『프로페셔널의 조건』, 『변화 리더의 조건』 , 『이노베이터의 조건』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이 노학자는 당시 사업 수단 정도로 평가 받던 `경영'이란 개념을 학문, 철학의 위치로 자리매김한 인물로 평가된다. 정치와 역사, 사회 문제에도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경영학을 사회, 역사와 접목시켰고, 또 이를 바탕으로 조직화, 철학화한 그의 경영 이론은 오늘날 수많은 경영 이론가와 일선 경영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장본에 130여 페이지의 얇은 분량, 올컬러의 세련된 편집으로 읽기 좋게 구성된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삶과 핵심적 경영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피터 드러커의 인생'이란 목차 속에서 먼저 인도주의적 사상가, 명석한 저술가, 유창한 연설가와 기업 연구가로서의 피터 드러커의 모습을 간략하게 정리한 후 본격적으로 드러커가 말하는 성공적 조직과 기업, 경영과 근로자의 자세에 대해 소개해 나간다.
1940년대 아직 개념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영학을 하나의 독립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킨 피터 드러커는 기업 연구가 전무하던 당시에 세계적 기업 제네럴 모터스의 부사장에게 연구 의뢰를 받고, 이 회사에 대한 심도 깊은 기업 연구서를 저술하게 된다. 이 책이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지적 가치를 인정 받는 기업연구서『기업의 개념』으로, 드러커의 지적 성장에도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드러커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가 장기적인 생산력 향상에 이득이 된다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주장을 펼치는데 이 같은 주장으로 제네럴 모터스의 경영주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드러커는 사회적 책임과 박애 정신을 지닌 자본주의 기업 개념을 토대로 이를 기업 내에 효과적으로 적용시켰으며 조직 내 목표 설정과 자기 개발, 혁신적 목표 관리 등 기업 경영에 효과적인 신개념을 창조해 낸다. 드러커의 경영학 이론은 언제나 인간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차원의 기업 관리가 아니라,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적 부를 가장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목표 달성과 생산성 향상에 주목한다. 드러커의 연구가 학문적으로 완숙하고 뛰어난 것은 이러한 인본주의를 바탕에 둔 성찰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책은 60여 년에 걸친 저술 활동을 통해 30여 권의 저작을 남긴 피터 드러커의 핵심 사상과 학문의 전개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여 보여 주어, 피터 드러커 입문서로 활용할 수 있으며 경영서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읽기에도 수월하다. 피터 드러커의 사상을 꼼꼼히 파고들 독자에겐 드러커의 다른 저술을 직접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지만 개념 정리 차원에서 소장본으로서의 의미도 지닐 만하다.
경영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책 말미에는 경제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놓고 있으며 30여 편에 달하는 드러커의 저술 목록도 제공한다.
현재 4권까지 출간된 `한 권으로 읽는 비즈니스 세계의 거장들' 시리즈는 영국의 유명한 경제 저널리스트 로버트 헬러가 정리했으며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펫, 소프트웨어 혁명의 거장 빌 게이츠, 비즈니스 경영 혁명가 톰 피터스로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