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안다고 말하기 두려운 세상이다. 우리가 아는 ‘그’라는 사람들은 모두 변했다. 그가 변하지 않으면 내가 달라졌거나. 그럼에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이동환이다. 40년 동안 경찰 개혁만 고민한 외골수. 입 무거운 경찰 조직에서 늘 떠들던 사람. 한 번도 변절하지 않았으므로 고집스럽고 보수적인 남자. 그런 그가 경찰을 떠나면서 책을 냈다. 이 책은 멀지도 어렵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법 관련 책들이 딱딱하다 못해 깨질 지경인 데 반해 이 책은 엄청 말랑말랑하다. 실무와 사례를 알맞게 버무려 지루하지 않다. 그냥 술술 읽힌다. 이 책은 그의 영역표시도 발자국도 아니다. 후배들을 위한 지침이고 안전장치다. 떠나는 날까지 경찰을 고민하는 남자. 나는 이 남자를 잘 안다고 말할 작정이다.
- 정현수 (충북청 충주서 경위)
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지만, 그 과정은 무척이나 힘들고 고단함의 연속이다. 특히 법을 공부하는 사람이 그렇다. 이들에겐 크게 두 가지 어려움이 찾아오는데, 그것은 어색하고 복잡한 법률용어를 읽어야 한다는 것과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체계를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식이 범람하고 있는 시대를 사는 오늘날의 청년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딱딱한 법조문을 이해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읽고 또 읽는다. 그래서 『꼬리 밟고 쏙쏙, 경찰법 이야기』라는 책이 더욱 반갑기만 하다.
아주 오랜만에 법을 공부하는 초심자 또는 알긴 아는데 정확히 안다고 하기에는 모호한 사람을 대상으로 정말 귀에 쏙 들어오는 글을 읽었다. 이 책의 장점은 글을 읽다가 다시 앞쪽으로 가서 이해하고 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이 아주 매끄럽게 흘러간다는 점인데, 우리나라 사회질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다양한 상상력과 흥미를 유발하는 예시를 들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용어적 난해함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도 지루함과 진부함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저자의 고민은 실제 사례에 글을 접목하면서 아주 쉽게 독자에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만큼 편하지만, 그 여운의 깊이는 꽤 무겁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감동을 준다. 이는 왜 이 법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우리의 머리와 가슴속에는 법이라는 무게의 발자취가 분명하게 남기 때문일 것이다.
- 신경수 (세종청 경감,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법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난해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존재하지 않던 것을 개념화했으니 당연하다. 아마도 그런 까닭이 저자로 하여금 이 책을 쓰게 하였을 것이다. 몰라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약간의 연민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법을 적용해온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법전 속 법이 아닌 현실 속 구체화된 법을 만나게 될 것이다. 결국 법은 우리를 옥죄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는 수단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수사경찰 생활 끝에 내가 깨달은 것이기도 하다.
- 김영철 (경기북부청 가평경찰서 수사1팀장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