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에는 이 작은 고양이가 왠지 평범하지 않은, 불가사의한 현명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먹을 것을 얻어먹을 때의 열심이지만 자제하는 표정과 눈에 띄지 않게 혼자 노는 모습,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는 노부에의 시선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좋아서 반짝 빛나는 눈까지, 옛날 노부에의 친정에서 길렀던 고양이와는 미묘하게 달랐다.
어떻게든 마음에 들어서 여기에서 살 수 있도록, 고양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도 고양이라는 애완동물의 본능 중 하나라고 한다면, 이 고양이는 그 본능이 무척 강한 게 틀림없다. --- pp.24~25
고양이는 지금, 마치 유키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듯, 물끄러미 바라본다. 금색 안구에 예리한 칼로 찢어놓은 것 같은 검은 동공. 갑자기, 조금 전 유키오가 벤치에서 생각한 것도, 화장실에서 한 일도, 모두 고양이에게 들킨 것 같은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정말 바보 같은 망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게다가 금방이라도 어디선가 아리야마 아야메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자 패닉에 빠졌다. --- pp.88~89
고양이는 묵직했고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골골골……. 가늘게 떨고 있었다.
늘 그랬지만 진동이 도지의 몸에 스며들자 어쩐지 자신과 고양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강의 흐름 같은 것에 함께 몸을 던진 듯한 마음이 들었다. 서로의 머릿속 내용물이 물처럼 형체 없이 흘러나와 흘러간다. 고양이니 사람이니 하는 경계가 모호해지고, 도지는 몽을 이해하고 몽은 도지를 이해하며 서로 완전히 경계 없이 녹아들어 안심하게 한다.
인간에게서는 그런 감각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7년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내 노부에와는, 지금 와서 자랑을 늘어놓아도 소용없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사이좋은 부부였다. 마지막 순간을 지킨 후 한동안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낙담했다. 그래도 몽과 통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노부에를 이해하진 못했다.
--- p.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