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의식하고 있는 인간의 본질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혹은 인간 속에 있는 본래의 인간성, 유(Gattung)를 형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의 독특성과 본연의 인간성을 형성하고 있는 요소는 이성(Vernunft), 의지, 마음(das Herz)이다. 사유의 힘, 의지의 힘, 마음의 힘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비로소 완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유의 힘은 인식의 빛이고, 의지의 힘은 성격의 힘이고, 마음의 힘은 사랑이다. 이성, 사랑, 의지의 힘은 완전성이며, 최고의 정력이며, 인간 자체의 절대적 본질이며 인간 생존의 목적이다. 인간은 인식하기 위하여 존재하고, 사랑하기 위해 존재하며, 의욕을 가지려고 존재한다.
--- 「1장_ 일반적 인간의 본질」 중에서
인간은 참된 것이라고 여기는 것을 곧 현실적인 것으로 표상한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근원적으로 참된 것만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리란 표상된 것, 몽상된 것, 상상된 것과는 대립하는 의미이다. 존재의 개념 혹은 실존의 개념은 진리의 제일 개념이며 근원적인 개념이다. 혹은 인간은 근원적으로 진리를 실존에 의존시키며, 그 결과로 실존을 진리에 의존시킨다. 신이란 인간의 본성이 최고의 진리로서 직관된 것이다. 그러나 신 혹은 그와 같은 것이지만 종교는 마치 인간이 그의 본성을 파악하여 최고의 존재로서 직관할 때의 규정성이 다양한 것만큼이나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인간이 신을 사유할 때 이 규정성은 인간에게는 진리이며, 바로 그 때문에 최고의 실존 혹은 실존 자체이다. 왜냐하면 오직 최고의 실존만이 본래적인 실존이며, 실존이라는 이름에 합당하기 때문이다.
--- 「2장_ 일반적 종교의 본질」 중에서
오성은 우리 안에서 중성적이고 무관심하고 청렴하고 기만되지 않은 본질이며, 지성의 순수한 정의(情意)에 의해 흐려지지 않는 빛이다. 오성은 사상 그 자체(die Sache als Sache)의 단언적이며 공평한 의식이다. 왜냐하면 오성은 그 스스로 객관적인 성질을 갖기 때문이다. 오성은 또한 모순이 없는 의식이다. 왜냐하면 오성은 그 스스로가 모순이 없는 통일이며, 논리적 동일성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오성은 또한 법칙, 필연성, 규칙, 척도의 의식이다. 왜냐하면 오성은 그 스스로가 법칙이며, 활동이며, 자기 활동으로서의 사물의 본성의 필연성이며, 규칙의 규칙이며, 절대적 척도이며, 척도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오성의 신, 법칙, 필연성, 법이 그렇게 명한다면, 인간은 자기의 가장 소중한 인간적, 즉 개인적 감정과 모순되게 판단하거나 행동할 수 있다. 이는 오직 오성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 「3장_ 오성의 본질로서의 신」 중에서
오성은 율법의 엄격함에 따라서 판단한다. 심정은 순응하고, 공평, 관대, 신중하며 인간적이다. 우리는 다만 도덕적인 완전성을 제시할 뿐인 율법에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다. 율법 또한 사랑에 만족하지 않는다. 율법은 벌한다. 사랑은 죄인도 불쌍히 여긴다. 율법은 나를 단지 추상적인 본질로서 긍정할 뿐이고, 사랑은 현실적인 본질로서 나를 긍정한다. 사랑은 나에게 내가 인간이라는 의식을 부여한다. 율법은 단지 내가 죄인이라는 의식, 허무하다는 의식을 부여할 뿐이다. 율법은 인간을 복종시키고, 사랑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 「4장_ 도덕적 존재자 혹은 율법으로서의 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