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나치 수열은 두 개의 1로 시작하여 앞의 두 수를 더한 수가 현재의 수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피보나치 수열의 예다.
1, 2, 3, 4, 5, 8, 13, 21, 34, 55...
피보나치 수열을 수학 공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F(n) = 1 (n<=2)
F(n) = F(n-10 + F(n-2) (n>2)
피보나치 수열과 관련된 문제 중에서는 아마 다음 문제가 가장 유명할 것이다. 피보나치 수열을 이용해서 풀어 보기 바란다.
"한 쌍의 토끼가 매월 한 쌍의 토끼를 낳고, 태어난 한 쌍의 토끼가 다음 달부터 한 쌍의 토끼를 매월 낳기 시작한다면, 처음 한 쌍의 토끼로부터 1년간 총 몇 쌍의 토끼가 태어날 것인가?"
피보나치 수열은 n의 값이 증가할수록 끝의 두 수 사이에 존재하는 비율이 점점 황금비인 1.618..에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가 가지를 뻗는 모습, 소라나 고동의 집이 회오리 모양의 원을 그리며 가운데로 수혐하는 모습, 백화, 붓꽃, 채송화, 데이지와 같은 꽃잎의 개수, 은하계의 나선형 모양과 같은 자연 속의 사물은 물론 담배갑의 가로 세로 비율이나 배꼽을 중심으로 사람의 상체와 하체도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Darren Aronofsky)는 영화 파이에서 피보나치 수열이 마치 자연이 감추고 있는 커다란 비밀이기라도 한 것처럼 신비하고 은밀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그런데 피보나치 수열이 만들어 내는 수의 비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제로 깊은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하도 신기해서 아예 피보나치 수열만 이용해서 음악을 만든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다음 프로그램은 화면에 n까지의 피보나치 수열을 출력하는 자바 프로그램이다.
(중략)
이 숫자들이 화면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게 뭐야?"하고 느낀 사람은 저쪽으로 가서 앉고 뭔가 감흥이 느껴지는 사람은 이쪽으로 와서 앉기 바란다. 이쪽에 와서 앉은 사람들은 이제 12보다 큰 수를 입력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기 바란다. 흥미를 느낀 사람들은 프로그램에서 main 함수 부분을 수정해서 단순히 숫자를 나타내는 대신 피보나치 수열을 나타내는 도형을 화면에 그려보기 바란다. 아름다운 자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pp.56-59
MIT의 수학자 지안카를로 로타(Gian-Carlo Rota)는 수학이 가지고 있는 중독성과 즐거움을 묘사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말한 바 있다.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수단 중에서 수학이야말로 으뜸이다. 그것은 점점 더 중독성을 띠면서 환상의 세계가 된다. 그 이유는 우리가 도피하려는 바로 그 현실 세계를 개선하기 위해 되돌아오도록 하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도피 수단들은, 즉 섹스, 마약, 취미 생활 등은 모두 수학과 비교하면 덧없을 뿐이다. 이 세계는 자신이 창조해낸 법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성취하면 수학자들은 승리감을 만끽한다."
이 말속에서 '수학'을 '프로그래밍'으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수단 중에서 프로그래밍이야말로 으뜸이다. 그것은 점점 더 중독성을 띠면서 환상의 세계가 된다" 혹은 "이 세계는 자신이 창조해낸 법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성취하면 프로그래머들은 승리감을 만끽한다"가 되는 식이다. 요컨데 프로그래머들은 자신이 속한 비트의 세계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으로 전진하는 가상 세계의 전사들인 것이다.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