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이 폭력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부탁이라는 것은 상대에게서 도움을 얻으려는 행동인데, 상대가 싫은 기색을 내비쳤음에도 계속해서 요구하거나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렇게 더 강하게 부탁을 강요하면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강한 거절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너무 매정한 사람이 될까 싶어서 난처하기도 하고요.
사실 부탁은 심리 싸움입니다. 부탁하는 사람이 암묵적으로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면, 혹은 나를 아낀다면 내 부탁을 들어주겠지. 그래야 나도 나중에 당신을 돕든지 말든지 할 거야.’라는 압박을 주거든요. 결국 나는 선택해야 해요. 상대가 서운해하더라도 거절할지, 무리해서라도 부탁을 들어줄지.
---「거절이 어려운가요?」중에서
분명 친한 친구였는데, 언제부턴가 만나면 불편하고 헤어지면 공허함이 남는 친구가 있습니다. 겉도는 대화를 나누며 마음은 통하지 않고, 공감할 수 없는 서로의 모습에 상처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한때의 좋았던 기억 때문에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는 느낌도 들죠. 이런 우정, 계속 유지해야 할까요?
‘똑똑한 거리 두기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든다.’라는 양창순 박사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에게 맞는 거리 두기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사람은 계속 변하기에, 서로에게 맞는 거리 또한 자연스럽게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상대가 상처를 받을까 싶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나를 멀리하는 그 사람을 원망하는 대신, 둘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다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원하는 건 진정한 소통이지, 관계 유지 그 자체는 아닐 테니까요.
---「거리 두고 싶은 친구가 있나요?」중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거나 실행하려고 할 때,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거나 누군가를 의식한 결과인 경우들이 있어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나 믿음을 가지는 것보다 여러 사람의 조언에 기대는 쪽이 훨씬 더 편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나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나를 대신해 인생을 살아주지는 않습니다. 나의 부모님도, 스승도, 상사도, 애인도, 단짝 친구도 결국에는 옆집에 사는 이웃일 뿐이지요.
---「세상의 요구와 내 안의 요구는 일치하나요?」중에서
감정을 날씨처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화창할 때도 있고 흐릴 때도 있고, 강물이 얼 정도로 추운 날이 있는가 하면 아스팔트가 이글거릴 정도로 뜨거운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혹독한 날씨라도 우리를 스쳐 갈 뿐, 계속해서 머무를 수는 없지요.
우리는 무서운 기세로 천둥 번개가 친다고 해서 앞으로 살아갈 날을 걱정하지는 않잖아요. 혹시 한없이 어두운 감정에 사로잡혀 힘든 날이 찾아온다면, 이 저기압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며 곧 맑게 갠 날이 올 거라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장마철에 예쁜 우산이나 장화를 마련하는 것처럼 마음 날씨에 맞게 기분전환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화창한 날씨에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외출하기도 하고요.
---「오늘 당신의 마음 날씨는 어떤가요?」중에서
만약 ‘하기 싫은 일을 참고 견디는’ 게 어른이라면 평생 어른 안 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싶어지기도 하고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좋은 어른의 기준은 각자 다르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
은 마음은 비슷하겠지요. 냉혹한 현실에서 번듯한 어른으로 살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어른으로 살고 싶은지 고민할 여유를 갖기도 어려워요. 하지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분명히 아는 사람이 삶을 조금 더 즐길 수 있어요. 흔들리고 고민하는 데 에너지를 덜 쓰기 때문이죠.
---「당신은 어른인가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