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 말이지, 얼마 전에 생각한 건데, 인간이 다른 동물과 전혀 다른 점은 뭘까, 말도 지혜도, 사고도, 사회 질서도, 각각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른 동물들도 모두 가지고 있잖아? 신앙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으스대지만, 다른 동물과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 것 같잖아? 그런데, 어머니, 단 하나 있어. 모르시겠죠. 다른 생물에게는 절대로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 그건 말이지, 비밀, 이라는 거야. 어때?” --- p.64
불량하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따분한 느낌.
돈이 필요하다.
아니면,
자면서의 자연사! --- p.79
나를 비난하는 사람보다는, 죽어! 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고맙다. 후련하다. 하지만 사람은, 좀처럼, 죽어! 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구차하고, 신중한 위선자들이여. --- p.81
세상 사람들에게서 좋다는 말을 듣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에 가짜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세상을 신용하지 않습니다. --- p.118
아아, 인간의 생활이란 너무도 비참. 태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이 현실. 그리고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허무하게 뭔가를 기다리고 있다. 너무 비참합니다. 태어나기를 잘했다고, 아아, 생명을, 인간을, 세상을, 기뻐해 보고 싶습니다. --- p.118~119
“세상은, 알 수 없어”
라고 어머니는 얼굴을 맞은편으로 돌리고, 혼잣말처럼 작은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는 모르겠어. 알고 있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모두 어린아이야. 아무것도 알 리가 없어.” --- p.149
살고 싶은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강하게 살아 나가야 해요. 그것은 멋진 일이고, 인간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것도 분명 거기에 있을 겁니다. 그러나 죽는 것도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