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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음식

: 음식 상식의 오류와 맹신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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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85g | 153*224*20mm
ISBN13 9788990989338
ISBN10 8990989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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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이런 결과(여자들의 건강 정보가 오히려 더 불합리한)가 대단히 놀라울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풍부히 지닌 고지방 식품이, ‘실제’로 몸에 어떻게 작용하든, 우리 사회에서 부정적인 평판을 얻어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바로 ‘정크푸드’(지방과 칼로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최고의 불량 식품)라는 이름을 달고서 말이다. 이 연구는, 여자들이 다른 영양소의 함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식품의 유익함과 그렇지 않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방’을 꼽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 사례가 되었다. --- p. 18

달걀 또한 건강에 좋다는 평판을 받아온 대표적 식품이다. 대중매체에서는 달걀에 영양성분이 풍부하다는 평판을 인용하여 수십 년 간이나 거듭거듭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달걀의 콜레스테롤은 같은 기간 꾸준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달걀의 식이 콜레스테롤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혈중 콜레스테롤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에 힘입어 ‘달걀의 귀환’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달걀에 대한 악평이 대중의 주의를 끈 20세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달걀 소비가 확연히 떨어졌다가 1998년과 1999년에 조금 올라갔다. --- p. 34

그리하여 1941년 2월 초에 미국은 티아민과 철, 니아신을 강화한 정백 밀가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어느 연방정부 공무원은 티아민을 ‘활력 비타민’이라고까지 표현했을 정도였다. 어쩌면 이것이 비타민 보충제가 원기와 활력을 만들어낸다는 신화의 기원일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너도나도 비타민 보충제를 챙겨 먹게 만든! 어쨌든 1940년대 초반, 미국의 일반 대중들에게는 티아민이 알려진 여러 비타민 중에서도 가장 평판이 좋았다. 물론 지금은 비타민 C가 다른 모든 비타민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pp. 71~72

1968년,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을 수장으로 ‘영양 및 인간을 위한 수요 상원선정위원회’가 발족했다. 위원회는 모든 노력을 온전히 미국 내 영양부족을 일소하는 일에 쏟아부었다. 영양부족 해소는 1960년대 말에 정치적으로 인기가 높은 이슈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70년대 초, 맥거번이 대통령 선거에서 참패한데다 영양부족에 대한 정치적 열기가 식자 위원회는 관심을 미국인의 영양과다 으로 휙 돌려버렸다. --- p. 106

식품산업의 소금 의존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가공식품 속의 고농도 소금 뒤에 숨은 동인(動因)이 탐욕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소금은 식품의 중량을 높이는데, 식품산업은 대중이 똑같은 돈을 주고 중량이 훨씬 덜 나가는 저염 식품을 사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는 데 주목한다는 것이다. 짠 식품이 갈증을 일으키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음료 제조업자들이 짭짤한 과자 회사를 겸하는 일이 종종 있음을 생각해 보면 짐작되는 부분이 있으리라는 것. 음료 산업은 청량음료와 알코올 음료의 지속적인 판매를 위해 짭짤한 식품에 의존하는 것이라 한다. --- p. 151

물론 지방 함량이야 케이크 도넛이 훨씬 높지만 83퍼센트가 불포화지방이다. 도넛에는 정제된 전분도 많이 들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품의 유익함을 판단할 때 정제 전분을 부정적인 평판의 조건으로 꼽지 않는다. 오히려 파스타나 베이글 같은 녹말식품을 매우 유익한 식품으로 여긴다. 식품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에 가운데 문제성이 큰 것 하나를 고른다면 이런 것이다. “사과에 든 설탕은 몸에 좋고, 도넛에 든 설탕은 해롭다.” --- p. 174

20세기 전반에 걸쳐 설탕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명예로운 지위를 지켜나갔다. 그러나 이 세기의 첫 수십 년 동안 기술의 발전은 식품에서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을 측정해 내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 결과 설탕에 이들 선망의 영양성분이 실질적으로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건강식품 산업에 관련된 사람들은 재빨리 방향을 바꿨고, 곧이어 설탕을 영양부족, 충치, 당뇨, 비만의 원흉이라고 손가락질해 댔다. 그러나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 설탕의 평판에 대한 통렬한 맹비난이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로 이루어진 십자군과 과학 커뮤니티의 일부 집단, 양에서 시작되었다. --- p. 186

초기 미국의 음식 개혁가들은, 실제로 건강에 좋은 식단과는 거리가 먼 관념을 가진 이들조차도 우유가 정말로 유익한 식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엄, 켈로그, 호러스 플레처 같은 역사적 인물들 역시 신선하고 저온살균을 하지 않았으며 잡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우유(일부 파렴치한 공급업자들은 우유에 물을 섞어 묽게 만든 다음, 분필과 회반죽, 당밀을 섞어 팔기도 했다)를 권장했다. 더구나 플레처는 삼키기 전에 우유를 철저히 씹으라고까지 했다(농담 아님). --- p. 223

사랑이거나 질색이거나, 아무튼 햄버거는 ‘미국의 혁신’임에는 틀림없었다. 미국 부엌의 역사에서 어느 순간, 한 모험심 가득한 행상인이 불현듯 넓적한 빵 아래에다 햄버그스테이크용의 다진 고기를 철썩 갖다붙인(어쩌면 대단한 희망에 차서 그랬다기보다는 뭔가 일이 안 풀려서 그랬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햄버거의 탄생이었다. (……) 미국 역사를 통틀어(1970년대까지), 육류의 오염과 이물질 혼합에 대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쇠고기는 늘 선망의 이미지를 지니고 우량한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세기 초 햄버거(핫도그도 마찬가지)에 이르러 마침내 불미스러운 평판을 얻고야 말았다.
--- p.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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