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향수를 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바로 본인을 즐겁게 하기 위함도 있겠지만 향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타인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치장의 수단으로 여겨졌다. 장점을 강조하고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향기를 온몸에 둘러 직접적이면서도 우아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나 여기 있어요’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은근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 p.14 「제1장 한 방울의 마법」중에서

자연 속에는 향긋하고 기분 좋아지는 냄새가 존재했다. 나무의 수지가 굳어서 나는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냄새, 꽃이 풍기는 화려한 냄새, 허브에서 맡을 수 있는 상쾌한 냄새 등 선선한 바람에 실려 오는 이 모든 냄새는 특별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모인 곳이라면 으레 나타나기 마련인 악취로 변하는 일도 없었다. 이 모든 건 일상적이지 않았다. 인간 근처에서는 냄새가 나는데 왜 자연에선 향기가 나는 걸까?
--- p59 제2장 「위대한 향기 유산」중에서

꽃을 표현한 플로럴 향수는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당연한 향기가 아닐까. 향수로 가공하기 전부터 자연에 피어난 꽃 냄새를 즐기고, 꽃으로 사람과 장소를 꾸미려고 했을 테니 말이다. 꽃향기가 주는 즐거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게 각인되어 이제는 꽃만 보아도 자동적으로 아름다운 향을 기대한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향수에는 플로럴 노트가 포함되어 있다.
--- p.104 「제3장 아는 만큼 맡는다」중에서

TPO를 잘 지킨 향수 사용은 어디에서나 환영받는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는 연말 송년회를 기대하며 코트에 뿌린 바닐라 향 향수는 겨울바람 냄새와 섞여 모임 장소에 따뜻한 설렘을 불러올 것이다. 꿉꿉한 장마철 은은하게 풍기는 시원한 허브 향은 맡는 사람의 기분까지 덩달아 개운하게 만들어 준다. 이런 센스 있는 향 활용은 언제나 추천이다. 공간이 넓고 환기가 잘 되는 야외를 걷는다면 좋아하는 향을 마음껏 입어도 좋다.
--- p.168 「제4장 슬기로운 향기 생활」중에서

봄이면 봄을 맞이해서 화사하게 공간을 꾸미고, 여름에는 더위를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시원하고 고슬고슬한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다. 가을이 되면 깊어지는 감성을 더해줌과 동시에 다가올 겨울을 대비할 소품을 찾고, 겨울이면 포근하고 아늑한 무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예쁘게 꾸며진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매번 계절에 맞게 소품을 바꾸고 새로운 아이템을 들이는 건 시간과 비용 그리고 공간까지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다. 하지만 아주 쉽고 편하게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비밀 병기가 있다. 바로 향이다.

<b>향이 가진 한 방울의 힘!<br/>실려 온 향기에 추억의 편린들이 떠오르다<br/></b><br/>향은 은근하지만 확실하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시원하고 세련된 향수를 뿌리는 사람은 왠지 더 신뢰가 가고, 귀엽고 어린 외모의 친구에게서 강렬한 향을 맡을 때 의외의 매력을 느끼며 그 사람이 달리 보인다. 단순히 눈으로 보았을 때보다 그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고 더 알고 싶다는 흥미가 생긴다. 때로 향은 매력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비어 있는 공간을 꽉 채워 주기도 하며,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감춰 주기도 한다. 이처럼 향이 가진 한 방울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향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도 순수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인다.<br/><br/>『향기가 좋으면 아무래도 좋으니까』 저자는 많은 것을 냄새로 기억한다. 비 냄새에 떠오르는 하굣길의 즐거움, 오래 끓여 낸 쌀국수 국물 위에 고수와 민트를 얹어 느지막이 시작하던 주말 아침, 책상 위를 기어다니던 개미를 치우다가 남은 시큼하고 기름진 흔적, 두통이 있을 때면 이마를 문지르던 맵고 시원한 허브 오일까지. 이 모든 것은 향수나 샴푸처럼 화려하거나 아름다운 향기는 아닐지 몰라도 매일의 시간이 녹아 있는 삶의 한 조각이다. 그렇게 지나온 곳곳에 남은 향기 조각들은 다시금 우리를 그곳에 데려다 놓고야 만다.<br/><b><br/>조향사가 들려주는 그동안 궁금했던 향 이야기<br/>향은 언제부터 우리 인류와 함께했을까?<br/>나에게 어울리는 향은 무엇일까?<br/></b><br/>이 책의 1장에서는 상징적인 향수와 브랜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익숙한 향수가 등장하는 반가운 파트일 수도 있고, 생소해서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향수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될 수도 있다. 다음 2장에서는 본격적인 향수의 세계로 빠지기 전에 인간은 어떻게 향을 쓰고 발전해 왔는지 훑어본다. 과거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3장은 대표적인 향수 계열 10가지를 소개하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이 장만 읽어도 앞으로 훨씬 더 쉽게 향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4장에서는 향을 고르고 얻은 뒤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정리해 놓았다. 사소하지만 궁금했던 내용 그리고 알아 두면 유용한 꿀팁을 모아 소개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향긋한 향을 풍기는 것 외에 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숨겨진 향의 힘을 풀어 보았다.<br/><br/>지금 향은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남들과는 다른 향, 더 특별한 향을 쟁취하기 위해 돈과 시간 쓰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핸드크림은 단골 생일 선물이 되고, 인센스 스틱은 센스 있는 집들이 선물이 되었다. 이제 온통 향 투성이인 세상에서 한 단계 나아가 과거에는 어떻게 향을 사용했으며, 수많은 향 계열 중 나에게 어울리는 향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이 향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이 물음에 이 책이 답이 되어 줄 것이다. 향을 사랑하는 조향사가 들려주는 향긋한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