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른바 ‘돈값 한다’고 느낀 구매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지불한 금액에 상응하는 만족감을 물건으로부터 느낀 적이 없다. 물건은 오히려 기를 빼앗고 후회만 남겼다. 물건이 하나 늘었지만 쓰레기도 함께 늘고, 분리수거도 해야 하고, 쓰레기종량제 봉투도 사야 한다. 그러고 보니, 쓰레기도 돈이다. 집 한편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것도 아까운데 돈을 주고 쓰레기와 스트레스를 사는 꼴이다.
물건이 주는 피로감도 이루 말할 것이 없다. 택배 상자, 관리해 야 하는 번거로움, 사용하지 않는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스트레스는 덤이다. 완제품이 아니면 분리하고 조립도 해야 한다. 클릭 한 번이면 세상 어떤 물건이든 다 살 수 있지만 물건이 차지하는 물리적 공간, 심리적 부담은 오롯이 내 몫이다. 물건 수가 적정량을 넘어버리면 나는 굉장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차라리 불편함을 감수하고 필요를 없애더라도 물건을 줄이는 편을 선택한다.
---「3. 변화하다, “쇼핑, 하지 않습니다”」중에서
미니멀리즘에 정답은 없다. 물건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매일같이 사용하는 물건들로 살아간다면 누구나 미니멀리스트다. 물건을 100가지 이하로 소유하는 사람도, 아이 없이 사는 사람도, 채식을 하는 사람도, 소지품을 백팩 안에 전부 넣고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도, 모두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다. 꼭 필요한 물건들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모두 미니멀리스트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미니멀리스트다. 그들은 광고, 사회적 기준, 미디어가 아닌 ‘나’의 마음을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가치에 온 정신을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이다.
---「4. 질문하다, “미니멀리즘은 무엇?”」중에서
주위를 둘러싼 물건들, 정리되지 않은 잡동사니는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불안감을 조성한다. 매 순간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며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으며, 타인의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하기에 불안하지 않고 여유롭다.
소유물을 줄이면 정신적인 여유 공간이 늘어난다. 가치 있는 삶에 대한 풍부한 사유를 할 수 있고, 이는 행복과 직결된다.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 없는 것에 대한 미련과 욕심도 생기지 않는다. 텅 빈 방을 보고 있으면 공허함보다 평온함을 느낀다. 독소로 꽉 막혀 있던 혈관이 뻥 뚫린 것처럼 말이다.
---「5. 알아가다, “일단 치워보니……”」중에서
불편 앞에서 익숙해지고 부족함을 즐기기 시작하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물리적으로 자유로워지면 정신도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워진 신체와 정신은 이상을 현실로,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즐길 수 있는 디딤돌이 된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 목적을 상실한 공간과 이별한다면 오늘을 희생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할 필요도 없다.
단, 자신을 계발하는 일은 멈추어서는 안 된다. 끝없이 발전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고 능력과 기술을 연마해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단 한 가지라도 자신 있게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 분야가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당신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통장 잔고보다, 집보다, 어떤 보험보다도, 영원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당신의 정체성과 생계를 책임져준다.
---「6. 성장하다, “당신, 지금 행복하십니까?”」중에서
미니멀리즘은 패션, 인테리어, 가구 스타일을 가리키는 특정한 양식이 아니다. 미니멀리즘은 삶의 철학이며 방식이고 태도다. 그리고 ‘만족’이다. 진정한 미니멀리스트라면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고 집중한다. 물론, 예술적 미니멀리즘으로 접근한다면 하나의 양식이 될 수 있다. 디자인이나 건축에도 미니멀리즘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미니멀리스트라고 칭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미니멀 라이프를 사는 사람이라면 버리기 위한 구매는 하지 않는다. 가구를 원목으로 통일하기 위해 멀쩡한 가구를 모두 버리고 ‘미니멀 스타일’로 새 가구를 사는 것은 미니멀리즘이 아니다.
---「8. 깨닫다, “가짜 미니멀리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