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교육 방식이 아닌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무장한 선생이 필요하고,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에 상응할 아웃스탠딩 티처가 대두된다. 선생은 철저히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학생을 위한 도구이자 충실한 도우미일 필요도 있다. 과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를 학생과 함께 공부하며 배워가야 한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티칭(teaching)의 시대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배워가는 러닝(learning)의 시대로 바뀌었고, 이제 가르치면서 배우는 러닝 바이 티칭(learning by teaching)의 시대가 되었다.
--- 본문 중에서
그동안 선생을 통해서 배웠던 것들의 상당수는 지식과 기술을 외우고, 이해해서 전달받는 것인데 그런 역할이 필요없어진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답 잘 찾는 것이 AI의 몫이 된다면, 질문을 잘 던지는 게 우리의 몫이 되지 않을까? 질문을 알면 답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당신이 아직 뭔가를 모르는 게 있다면 그건 질문을 몰라서다. 교육의 본질이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되면, 학생에겐 어떤 선생이 필요할까? 답 찾는 것에 특화된 기존 선생은 필요없어지지 않을까? 그런 역할은 AI가 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새로운 선생이 필요하다.
--- 본문 중에서
입시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수능의 종말, 입시의 종말, 공교육의 한계를 얘기하는 건 수십 년 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어떤 제도로 바꾸더라도 문제는 늘 있었다.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사실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학력 중심 사회의 입시교육이란 점에선 변화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 사교육은 점점 커졌고, 교육 환경도 입시 중심 체제에서 이해관계를 구축해갔다. 비즈니스이자 산업으로서 ‘교육’만 강화되었고, ‘학생’의 미래는 절대 최우선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그러는 사이 산업도, 사회도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디지털 혁신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고, 팬데믹을 기점으로 자동화, 비대면의 확대로 ‘효율성’이 최우선이 되고,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로 본격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손흥민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이자 코치인 손웅정이다. 손웅정은 손흥민을 키워낸 노하우와 해외 유소년 아카데미를 참고해, 제2의 손흥민을 키우겠다며 ‘SON 축구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입단 테스트를 거쳐 소수만 선발하고, 영어, 일어 등 외국어 교육과 역사, 인성 교육도 한다. 기존의 학교 축구부와는 완전히 다르다. 손웅정 얘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 그가 연간 100권의 책을 읽는다는 사실이다. 책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노 트도 적는다. 축구 선수는 무식하다는 편견이 싫어서 젊은 시절부터 신문 스크랩하고 독서하고 독서노트를 적으며, 읽고 쓰고 생각하기를 실천해온 것이다. 그는 책을 읽을 때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펜을 준비해서 중요도에 따라 색깔별로 표시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은 빨간색으로 메모해 독서노트에도 옮겨 적는다. 한번 읽어서 좋다고 여긴 책은 적어도 세 번은 읽는다는 그는 읽고, 적고, 반복하며 책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소화하고 나면 책은 버린다고 한다. 그가 책을 소화하는 방식이자 공부하는 방식을 보면 손웅정은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이자 아웃스탠딩 티처임을 알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진화하면 아웃스탠딩 티처가 된다. 단순히 학생이 선생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는, 자신이 새롭게 배워야 할 방향과 전략을 결정하는 스스로의 아웃스탠딩 티처가 되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자 도구가 되어, 자신의 공부를 더 심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남을 가르칠 만큼 공부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웃스탠딩 티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최고의 선생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세상에 정보는 많고, 교육 콘텐츠도 많고, 책도 많고, 함께 공부할 동료들도 많다. 이걸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다. 남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끌려다니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도하며 공부를 설계하고 미래를 개척해가는 것이 바로 아웃스탠딩 티처다. 우린 학생이자 동시에 선생이고,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이자 아웃스탠딩 티처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역할이 아니라, 이젠 한 사람이 다 갖춰야 할 두 가지 필수 역할인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 일이 모두 자신의 학업을 성장시킨다는 뜻을 가진 ‘교학상장(敎學相長)’은 공자(孔子)와 그의 후학들이 지은 《예기(禮記)》의 〈학기(學記)〉편에 나온다. “좋은 안주가 있어도 먹어 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고, 참된 진리가 있어도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배워야 자신의 부족함을 알 수 있고, 가르쳐야 어려움을 알 수 있다. 부족함을 알고 어려움을 알아야 나아질 수 있기에,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 우린 학생이면서 동시에 선생, 즉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면서 아웃스탠딩 티처가 되어야 더 성장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놀랍게도 2,500여 년 전에 살았던 공자(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도 학생과 선생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성장하는 것을 알았고, 이런 얘기는 다름 아닌 예(禮)를 다룬 《예기》에 있었다. ‘가르치기’가 중요한 공부법이라는 의미기도 하면서, 학생과 선생이 공부에 있어선 서로 수평적 관계일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고, 공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선생 역할을 하는 것이 서로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란 의미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스승에게도 배우지만, 친구와 제자에게도 배운다. 지식은 나이도 지위도, 위아래가 없다.
--- 본문 중에서
만약 당신이 혼자 살아남을 자신이 있으면 혼자서 해라. 하지만 혼자서는 불안하고 두렵다면 당장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라. 이미 존재하는 공부 공동체에 합류해도 좋고, 자신이 주변 사람들 모아서 새로운 공부 공동체를 만들어도 좋다. 당신은 지금 능력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믿을 건 자신의 실력이고, 이를 위해서 공부가 최선이고, 공부 공동체가 최선이다. 변화가 더딘 시대엔 선생과 학생의 역할이 온전히 분리되어도 큰 상관 없었지만, 이젠 다르다.
--- 본문 중에서
공부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당신은 늘 들러리다. 변화의 시대, 성장과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일상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공부할 공부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이자, 진짜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진짜 공부의 시작은 바로 토론이다. 지식이 내 것이 되려면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고, 타인과 토론하며 이해의 깊이를 더해가야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