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서재를 떠나보내며
중고도서

서재를 떠나보내며

정가
14,000
중고판매가
7,000 (50% 할인)
상태?
최상 새 상품에 가까운 상품
YES포인트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92g | 121*188*20mm
ISBN13 9788984059382
ISBN10 8984059382

중고도서 소개

최상 새 상품에 가까운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독서를 단순히 여러 즐거움 중의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겸손한 표현이다. 내게 독서는 모든 즐거움의 원천이며, 모든 체험에 영향을 주면서 그걸 좀 더 견딜 만하고 나아가 좀 더 합리적인 것으로 만드는 행위다. 영어에서 read(읽다)라는 동사는 reason(추론하다)이라는 동사와 어원이 같다. 내게 이해가 필요한 어떤 일이 벌어지면 나는 그 일을 내가 이미 읽은 것과 비교해본다. 내가 그 벌어진 사건의 모델을 발견하는 데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경우 나의 독서 행위에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모델을 제공하는 페이지에 아직 접근하지 못했거나 그 페이지를 과거에 이미 읽었는데 지금은 잊어버린 탓일 거라고 짐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좀 더 현명한 독자에게는 모든 책의 모든 페이지가 지금 딱 필요한 대답 혹은 설명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우주를 반영하지 않는 텍스트는 없기 때문이다. 나의 독서 범위는 제한적인 편인데, 내가 종종 유익한 힌트를 찾아내는 책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들, 『돈키호테』, 마흐무드 다르위시의 시집 등이다. 나는 이런 책들이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한다. (6-7쪽)

내 서재에는 전문적인 장서가가 가치 있다고 할 만한 책들은 몇 권 되지 않는다. 그래도 꼽아본다면 13세기 독일 수도원의 필사실에서 제작된 채색 필사본 성경(소설가 예후다 엘버그가 내게 준 선물이다), 16세기 종교 심문관의 매뉴얼, 다수의 현대 예술가 책들, 많은 진귀한 초판본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서명된 책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문적인 수집가가 되기에는 돈도 부족했고(이건 오늘날에도 그러하다) 지식도 풍부하지 못했다. 나의 개인 도서관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펭귄 출판사의 최신 문고판 책들이 근엄해 보이는 가죽 장정의 초기 교부(敎父)들의 책들 옆에 느긋하게 꽂혀 있다. 내게 가장 귀중한 책은 개인적 추억이 어려 있는 책들이다. 가령 내가 아주 어릴 때 읽은 책인 1930년대에 나온, 음산한 고딕 서체로 인쇄된 그림 형제의 『동화집』이 그러하다. 여러 해 뒤 내가 그 책의 누렇게 변한 책갈피를 넘길 때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15-16쪽)

특정한 주제의 책들─책의 역사, 성경 주석서, 파우스트의 전설, 르네상스 문학과 철학, 동성애 연구, 중세의 동물지(誌)─은 별도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나는 수천 권에 이르는 추리소설을 갖고 있지만 스파이 소설은 별로 없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보다는 플라톤의 저서가 더 많고, 에밀 졸라의 전집을 가지고 있지만 모파상의 소설은 별로 없다. 존 호크스나 신시아 오지크의 작품은 모두 가지고 있으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자들의 작품은 거의 없다. 나는 서가에 수십 권의 형편없는 책들을 가지고 있으나, 형편없는 책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야 할 때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버리지 않는다. 발자크는 『사촌 퐁스』에서 이런 강박적인 행동을 이렇게 합리화했다. “강박증은 사상의 지위를 획득한 즐거움이다.” (17쪽)

아르헨티나로 귀국하기 전 아버지는 비서에게 우리의 새 서재를 충분히 채울 정도로 책들을 사들이라고 지시했다. 그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헌책방을 돌면서 수레 여러 대 분량의 책들을 주문했다. 그러나 막상 서가에 꽂으려 하니 상당수 책들이 서가와 크기가 맞지 않았다.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그 책들의 상단이나 하단을 절단해 크기를 축소한 다음 암녹색 가죽으로 다시 제본하도록 시켰다. 그 암녹색은 서가의 짙은 오크 색과 어우러져 서재가 마치 숲속인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는 아버지 서재에서 책들을 가져와 내 침실의 삼면을 차지한 서가를 채웠다. 페이지의 일부가 잘려나간 그 책들을 읽기 위해선 사라진 내용을 스스로 상상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 덕분에 나는 추후 ‘잘려나간 조각들’로 구성된 윌리엄 버로스의 장편소설을 읽을 때 충분한 사전 훈련이 되어 있었다. (24쪽)

나는 1969년에 유럽으로 떠나면서 나의 초창기 책들을 모두 놔두고 왔다. 당시는 아르헨티나의 군사 독재 정권이 들어서기 전이었다. 만약 내가 그곳에 계속 머물렀더라면 많은 내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경찰 단속을 두려워하며 책들을 처분해야 했을 것이다. 그 살벌했던 시절에는 단지 수상해 보이는 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란죄 혐의를 뒤집어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스탕달의 『적과 흑』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로 몰려 체포되었다.) 아르헨티나의 배관공들에겐 갑자기 전례 없이 일거리가 밀려들었다. 많은 독자들이 화장실 변기에서 책을 태우다가 변기를 깨먹었기 때문이다. (25-26쪽)

책 풀기가 부활의 거친 행동이라면, 책 싸기는 최후의 심판 전 온순한 입관 절차와 같다. 책 풀기가 소란스럽고 무질서하게 부활한 책 더미를 개인적 미덕과 변덕스러운 악덕에 따라 서가에 위치시키는 것이라면, 책 싸기는 이름 없는 공동묘지에 책들을 집어넣어 그들의 주소를 서가라는 2차원에서 상자라는 3차원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58쪽)

나는 책을 싸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상자에 집어넣을 책을 꺼내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내리고, 책들 앞에 봉헌 예물처럼 놓였던 장식품과 사진들을 치우고, 책을 한 권 한 권 서가에서 빼내고, 그 책을 종이 수의(壽衣) 속에 집어넣는 것은 우울하고 사색적인 행위로 마치 오래도록 지속되는 작별 인사 같은 것이다. 내 기억의 믿을 수 없는 영역 속에서나 가까스로 존재하게 될, 이제 사라지려 하는 서가의 열(列)들은 사적인 수수께끼의 유령 같은 단서가 된다. 나는 책을 풀면서 그런 기억들에 의미나 일관된 질서를 부여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싸면서 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처럼 이 훼손된 시체는 누구의 책임이며 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느꼈다. (60쪽)

나는 내 인생과 독서 생활에서 놀라운 일들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린 아이였을 때에도 나는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의 행복한 날들이 예기치 못한 끔찍한 사건들로 중단되는 순간을 두려워했던 것을 기억한다. 다른 책들을 읽은 경험을 통해 그런 갈등이 만족스럽게 해소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도로시가 아저씨, 아주머니와 함께 평화롭게 살고, 앨리스가 아직 토끼 구멍 속으로 빠지지 않은 초반부에 머무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는 어린 시절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일상적 절차대로 흘러가는 안정된 생활에 대하여 읽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단절이 없다면 모험도 없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단절─불행, 불의, 참변, 고통─이 문학 작품의 필요조건이라는 전제에 의해 더욱 윤색되었을 것이다. 『오디세이아』에서 알키누스 왕은 이렇게 말했다. “신들은 인간을 위하여 불행을 짠다. 그래야 후대의 인간들이 노래 부를 대상이 생기는 것이다.” 나는 노래는 좋지만 태피스트리(불행)는 원하지 않는다. (62쪽)

나의 어머니는 외할머니에게 스타킹을 수십 켤레 사주었고 할머니의 신분증을 집 안 장롱에 보관했다. 하지만 물건을 그렇게 잃어버려도 할머니는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러시아에 있던 집을 잃어버렸어. 친구들과 부모를 잃어버렸어. 나는 남편도 잃고 언어도 잃었어.” 할머니는 러시아어, 이디시어, 스페인어가 뒤섞인 기이한 말로 말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건 그리 나쁜 일이 아니야.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니라, 현재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즐기게 되니까. 우리는 상실에 익숙해져야 해.” (108쪽)

그런데 꿈에서 읽은 것이 가공을 거쳐서 작품이 된다는 이야기는 곧 읽기가 쓰기라는 명제를 성립시킨다. 망겔은 이걸 가리켜 보르헤스의 피에르 메나르 법칙이라고 말한다. 이건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에서 연유한 말이다. 메나르가 돈키호테를 새롭게 쓴다는 것은, 그가 돈키호테를 읽을 때마다 새로운 돈키호테 책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 권의 책을 1천 명의 사람이 읽는다면 그 책은 1천 권의 다른 책이 된다. 바로 이게 읽기가 쓰기가 되는 배경이다. 보르헤스가 이 단편소설을 쓴 배경은 이러하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영국 사람이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고 또 더 잘했다고 한다. 그래서 『돈키호테』를 스페인어가 아니라 가르니에판 영역본으로 먼저 읽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스페인어 원서를 읽었는데, 그건 영어판 『돈키호테』를 아주 형편없이 번역한 이류 번역본처럼 읽히더라는 것이다. (237-238쪽 ‘옮긴이의 말’)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량없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책은 망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표작이 될 것이다.
- 《커커스리뷰》
얇은 책이지만 독자의 마음에 매혹적으로 호소한다. 인생과 문학의 공생관계를 폭넓은 관점에서 탐구하는 이 회고록은 인생이 곧 문학이고, 문학이 곧 인생임을 긍정적으로 확인해주는 강력한 선언이다.
- 루시 스콜즈 (《파이낸셜 타임스》)
그가 이야기하는 책들은 애서이되 음란하지 않고, 연서이되 감상적이지 않다. 책 속의 글을 에로스로 높이 숭배하는 사람, 망겔은 도서관의 돈 후안이다.
- 조지 슈타이너 (《가디언》)
알베르토 망겔은 전 세계 독서계의 계관(桂冠) 독자다. 만약 당신이 독서의 특별한 즐거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 당신이야말로 알베르토 망겔이 흠모하는 이상적 독자다.
- 대니얼 한 (《스펙테이터》)
망겔은 놀라운 정도로 다양한 화제에 대하여 여러 나라 말로 된 엄청나게 많은 책들을 인용하면서 그의 지성과 열성을 독자들 앞에 온전하게 드러내 보인다.
- 어니스트 힐베르트 (《월스트리트저널》)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판매자 정보

  •  대표자명 : 김석환
  •  사업자 종목 :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  업체명 : 예스이십사 주식회사 목동점
  •  본사 소재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15 일신빌딩5,6층 YES24
  •  사업자 등록번호 : 390-85-00287
  •  고객 상담 전화번호(유선) : 02-1566-4295
  •  고객 상담 이메일 : G_yes24off02@yes24.com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CJ대한통운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2,500원 (도서산간 : 3,000원 제주지역 : 3,0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미출간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