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리키는 활짝 웃으며 소리쳤어요.
'얘들아, 당근을 귀에 매달아 봐. 한쪽 귀는 서 있고, 한쪽 귀는 누웠네!'
리키를 따라해 보니까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그래서 모두들 까르르 까르르 소리내어 웃어댔죠. 배꼽이 빠지도록 까르르 까르르, 까르르 까르르......! 그리고 처음으로 리키도, 친구들도 모두 똑같아졌답니다.
--- p.50
'원래 귀들은 모두 다르다고?'
그건 맞는 말이에요. 엄마 귀는 예쁘고, 아빠 귀는 튼튼하죠. 할아버지 귀는 날카롭고, 할머니 귀는 보드랍지요. 리키는 생각했어요.
' 내 귀는 짝짝이야. 하나는 쫑긋 서 있고, 하나는 축 늘어져 있고.'
그러자 푸후후 웃음이 나왔어요.
--- p.19-20
세상에는 통통한 토끼도 있고, 홀쭉한 토끼도 있어요. 키 큰 토끼도 있고, 키 작은 토끼도 있어요. 똑똑한 토끼가 있으면 멍청한 토끼도 있고, 깔끔한 토끼가 있으면 털털한 토끼도 있죠. 남자 토끼가 있으면 여자 토끼도 있고요. 하지만, 토끼라면 누구나 길쭉한 귀가 두 개 있지요. 리키도 길쭉한 귀가 두 개 였어요. 단지....리키의 귀는 남들과 조금 달랐답니다. 원래 토끼의 귀는 쫑긋 서 있잖아요.
양 쪽 귀 모두가! 그런데 리키의 오른쪽 귀는 축 늘어져 있었어요. 친구들은 언제나 리키를 놀려댔죠. '야, 축 늘어진 귀! 귀를 쫑긋 세워 봐!'리키는 친구들이 너무 너무 부러웠어요. '나도 두 귀가 모두 쫑긋 서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을까요? 나무에 거구로 매달려 있을 때는 리키의 귀도 쫑긋 서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계속 나무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잖아요.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