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은 싫어요! 정말 싫어요!’
체육이 싫은 노루, 이어달리기 대표 선수에 도전하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노루예요. 성은 노, 이름은 루예요. 이름이 특이하다고요? 엄마랑 아빠는 달리기도 잘하고 수영도 잘하는 동물 노루를 생각하며 내 이름을 ‘노루’라고 지었대요. 엄마랑 아빠는 달리기도 잘하고 수영도 잘하거든요. 초등학교 다닐 때는 달리기 대표 선수였대요.
하지만 나는 체육이 싫어요. 정말 싫어요. 체육 시간이 있는 날만 되면 기분이 엉망진창이 될 정도로요! 그리고 가끔은 꾀병을 부리기도 해요. 체육 시간에 빠지고 싶어서요. 실제로 배도 살살 아픈 것 같다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건 미술이에요. 그림을 많이 그리고 싶어서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에 다녔어요. 내가 가장 갖고 싶은 건 120색 그림 물감이에요. 그걸로 무지개색 세상을 마음껏 그리고 싶어요. 나는 그날 그날의 기분도 색깔로 표현해요. 기분이 좋을 때는 황금색, 체육 시간에는 검정색,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을 때는 똥색!
체육 중에서도 가장 싫은 건 피구예요. 나는 공을 잘 피하지도, 잘 잡지도, 잘 던지지도 못하거든요. 게다가 피구는 잔인한 놀이라고 생각해요. 왜냐고요? 우리 반이 처음으로 피구를 하던 날, 내가 공에 맞았더니 친구들이 이렇게 말했어요. “노루 죽었다! 야호!” 나는 내가 죽었다는 말이 너무 무서웠어요. 어디 이뿐인 줄 알아요? 친구들은 내가 아직 공에 안 맞았을 때 이렇게 말했어요. “노루를 죽이자! 죽어라!” 이 말은 더 무서워요. 아무리 말랑공이라지만, 내게는 아주 커다랗고 시꺼먼 돌멩이 같았어요. 그 공에 맞으면 정말 죽을 것 같았지요. 그래서 피구를 하다 말고 나는 ‘뿌엥’ 하고 울어 버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운동회에 반 대표로 나갈 이어달리기 선수를 뽑는다고 하셨어요. 그 얘기를 들은 우리 반 김서진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아, 김서진이 누구냐면, 체육은 잘하지만 비겁한 아이예요. 달리기를 할 때, 출발선보다 앞으로 나가서 출발했다고요.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어쨌든 김서진이 “솔직히 노루는 당연히 탈락일 것 같아.”라고 했어요! 우와, 너무하지 않아요? 물론 내가 달리기를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 말을 들으니까 내 마음은 부글부글 끓는 냄비가 됐어요. 저절로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갔어요. 그리고 다짐했지요. ‘나도 도전할래! 우리 반 대표 선수!’
그런데…… 과연 내가 이어달리기 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