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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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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

닐 슈빈 저 / 김명주 | 부키 | 2022년 07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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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84g | 148*210*20mm
ISBN13 9788960519312
ISBN10 896051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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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사라는 길고도 기묘한 경이의 여행
생명사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 동물의 생활 방식과 몸 조직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고기에서 육상 생물로의 진화, 새의 탄생, 그리고 몸 자체의 시작은 생명사에 일어난 혁명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혁명들을 조사하는 과학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깃털이 동물의 비행을 돕기 위해 생겼다거나 폐와 다리가 동물들이 육지에서 걷는 것을 돕기 위해 생겼다고 생각한다면?여러분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지만?완전히 틀렸다.
--- pp.17~18

날지 못하는 공룡이 깃털을 가진 이유
1997년에 뉴욕의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고척추동물학회가 열렸다. 학회 참석자들 사이에는 보통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런 국제적인 모임은 보통 때는 매우 지루해서, 강연이나 포스터 발표 사이사이에 칵테일파티와 사교 행사가 열리는 것이 전부였다. 당시 학회 회원들은 연구하는 생물에 따라 소집단으로 갈라지기 일쑤였다. 포유류 연구자들은 포유류 발표장으로, 어류 고생물학자들은 어류 발표장으로 가는 식이다. 참석자들은 시작할 때 한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눈 뒤에는 각자 흩어져 분야별 강연을 들으러 간다.
그런데 1997년은 달랐다. 모든 복도와 강당, 그리고 모든 소집단이 떠들썩했다.
“그거 봤어요?” “정말이에요?”
--- p.48

발생학의 태동
이후 폰 베어는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각기 다른 종의 배아를 담은 병들 중 몇 개에 라벨을 붙이는 걸 깜박한 것이다. 어느 종을 어느 병에 넣었는지 알 수 없으니, 이제 자세히 관찰하며 구별하는 수밖에 없었다. 라벨이 붙어 있지 않은 배아에 대해 회상하면서 폰 베어는 이렇게 썼다. “이것은 도마뱀일까, 작은 새일까, 아니면 아주 어린 포유류일까. 이 동물들은 머리와 몸통 모양이 흡사하다. 어떤 배아에서도 아직 사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발생 초기 단계에 사지가 존재한다 해도 그것을 보고 그 배아가 무엇이 될지 알 수는 없다. 도마뱀과 포유류의 사지, 새의 날개와 발, 사람의 손발은 모두 똑같은 기본 형태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폰 베어는 라벨을 깜박한 덕분에, 동물이 발생 과정에서 나타내는 질서를 알게 되었다. 성체의 몸을 보면 눈치챌 수 없지만 동물들은 발생 초기 단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성체 또는 갓 태어난 개체에서 외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라도 발생 초기 단계에서는 매우 비슷하다.
--- pp.66~67

멍게는 우리의 조상
가스탱은 무척추동물에서 척추동물로의 진화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요인은 발생 타이밍 변화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성인 또는 물고기의 성체는 멍게와 전혀 비슷하지 않으며 그런 비교 자체를 모욕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멍게 유생은 척추동물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든 척추동물의 조상은 멍게와 비슷한 동물이 발생을 일찍 멈추고 유생 단계의 특징을 동결한 채 그대로 성숙하면서 생겨났을 것이다. 그 결과로 멍게와 비슷한 동물의 유생을 닮은 성체가 탄생했다. 그리고 신경삭, 막대 모양의 결합 조직, 아가미구멍을 갖춘 이 자유 유영 동물은 모든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어머니가 되었다.
--- pp.82~83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세포
플랫의 시대에는 과학 교수직에 여성을 위한 자리는 거의 없었다. 하물며 오랜 정설을 뒤집는 생각을 표명한 사람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대학 연구자가 될 수 없었던 플랫은 캘리포니아의 해안 도시 퍼시픽 그로브로 가서 작은 연구소를 차렸다. 그리고 발견을 계속 이어 가던 가운데, 당시 창설된 스탠퍼드대학교의 총장을 맡고 있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에게 편지를 썼다. 연구직에 대한 미련과 자신이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는 자부심을 담아 그녀는 편지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일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습니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차선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 p.93

분자생물학 혁명
내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 도착한 것은 고생물학 박사 학위를 막 딴 1987년이었다. 마침 윌슨과 그의 팀은 발견의 정점에 있었다. 당시 내 세계의 중심은 암석과 화석이었지, 단백질이나 DNA가 아니었다. 윌슨의 강의는 이미 캠퍼스 전역에서 청강생들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해부학자와 분자생물학자 사이에는 전선이 형성되어 깊은 골이 나 있었다. 어느 날 내가 고생물학자 동료들과 함께 한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일인데, 윌슨이 슬라이드를 한 장 넘길 때마다 동료들은 점점 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은 윌슨이 세 개의 변수를 사용한 간단한 방정식을 제시했을 때였다. 윌슨은 그 방정식을 사용하면 다양한 종에서 진화가 일어나는 속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동료가 그 슬라이드를 보더니 팔꿈치로 나를 툭 치며 빈정거리는 투로 물었다. “그러니까 고생물학의 대부분이 저 방정식에 들어맞는다는 거야?”
--- p.112

헤밍웨이의 여섯 발가락 고양이
옛날에 뱃사람들은 발가락이 여섯 개인 고양이가 배에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이른바 벙어리장갑 고양이라 불리는 이 고양이들은 넓적한 발 덕분에 해상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쥐잡이의 명수로 여겨졌다. 스탠리 덱스터라는 이름의 선장은 한배에서 태어난 여섯 발가락 고양이들 중 한 마리를 당시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섬에 살고 있던 자신의 친구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주었다. 이 새끼 고양이 ‘스노우 화이트(백설 공주)’는 여섯 발가락 고양이 혈통을 탄생시켰고, 그 후손들은 지금도 헤밍웨이의 생가에서 번성하고 있다. 이 고양이들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일 뿐 아니라, 게놈의 작동에 관한 새로운 발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124

돌연변이 페이스트
동료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러빈과 맥기니스는 연구동 뒷마당으로 달려 나가 벌레, 곤충, 파리 등 기어 다니는 생물을 닥치는 대로 잡았다. 그리고 각 생물의 DNA를 추출한 후 그 생물들도 비슷한 서열의 유전자군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했다. 예상대로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후속 연구에서 개구리, 생쥐, 나아가 사람의 DNA에도 비슷한 서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렁이, 파리, 물고기, 쥐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 동물의 몸에 관한 보편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파리의 몸을 만드는 유전자군과 기본적으로 같은 것이, 지렁이부터 사람까지 거의 모든 동물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 p.166

새 유전자보다 베낀 유전자가 많다
게놈은 음악과 닮았다. 같은 소절을 여러 방식으로 반복함으로써 무수히 다양한 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연이 작곡가였다면 역대 최고의 저작권 위반자로 등극할 것이다. DNA의 일부분부터 유전자와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원본의 변형된 사본이니 말이다. 게놈에서 중복을 보기 시작하면 마치 새로운 안경을 쓴 것처럼 세계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일단 게놈에서 중복을 발견하면 그때부터는 게놈이 중복투성이로 보인다. 새로운 유전 물질인 줄 알았던 것이 옛것의 복사본처럼 보인다. 진화는 창조자라기보다는 모방자에 가깝다. 수십억 년에 걸쳐 옛 DNA와 단백질, 심지어는 기관의 설계도까지 베끼고 변형해 왔으니 말이다.
--- p.199

진화는 현실 가능한 세계 중 최선
배아 발생을 건축 과정에 비유해 보자. 여러분이 만일 건축가라면, 여러분이 선택하는 건축 공법과 자재에 따라 최종적으로 짓는 집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다. 특정 종류의 집이 다른 종류의 집보다 지어지기 쉽다. 동사한 도롱뇽의 발에서 보았듯이, 같은 원리가 동물에도 적용된다. 동물의 발생 방식은 특정 발명이나 변화가 다른 것에 비해 생기기 쉽게 만든다. (중략)
에른스트 마이어가 나와 차를 나누는 동안 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볼테르의 말을 변주해 이렇게 말했다. 진화의 결과는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세계들 중 최선’이라고. 유전, 발생, 진화사가 가능한 변화의 종류를 결정한다.
--- pp.27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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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는 방황하던 대학생 시절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에 이끌려 생물학의 길에 들어섰는데, 그 길의 끝에서 저녁노을 같은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진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진화의 여정 속에서 생명의 역동성을 보기 위해, 이제는 아름다운 화석이 아닌 DNA의 아름다움에 주목해야 한다. 이 책에는 DNA 시대를 맞기까지 생명의 역사를 읽고자 했던 연구자들의 진화사가 녹아 있다.
- 우은진 (세종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우리는 모두 2% 네안데르탈인이다》 저자)
닐 슈빈은 대단한 생물들, 그리고 그 생물들을 연구하는 더욱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라는 진화의 핵심 미스터리를 풀어 나간다.
- 션 B. 캐럴 (진화생물학자, 메릴랜드대학교 교수, 《우연이 만든 세계》 저자)
모험과 반전과 미스터리가 가득한,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인 과학서!
- 로버트 M. 헤이즌 (지질학자, 《지구 이야기》 저자)
닐 슈빈은 놀라울 정도로 매혹적인 DNA와 화석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의 명확한 설명과 통찰력에 찰스 다윈도 분명 박수를 보낼 것이다.
- 도널드 조핸슨 (고인류학자, 《루시, 최초의 인류》 저자)
그는 이 야심 차고 유익한 책에서 자신의 연구, 과학사의 영웅담, 고생물학과 유전학의 최신 발견을 버무려 진화의 최대 미스터리 중 일부를 설명한다.
- 스티브 브루사테 (고생물학자, 에든버러대학교 부교수,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저자)
나는 이 책을 집어 들자마자 매료되었고 결코 내려놓을 수 없었다.
- 롭 던 (생태학자,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교수, 《집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저자)
이 책은 진화의 신비를 밝힌 세계적 과학자들의 초상을 그리고 있으며 독자들에게는 자연에 대한 큰 그림을 소개한다.
- [네이처]
진화의 역사를 친절하고 사려 깊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다룬 책.
- [사이언스]
닐 슈빈은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 [월스트리스저널]
이 책은 마치 놀이 기구 같다. 재밌고 감동적이며 반짝반짝 빛나는 일화로 가득해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BBC 와일드라이프 매거진]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는 탁월한 에듀테인먼트 과학책.
- [퍼블리셔스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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