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무기 개구리 폭탄으로 은지에게 KO승을 안겨 준,
개구리 폭탄 대결투
은지는 지독한 편식쟁이다. 흰 우유, 과일, 시금치, 김치, 나물 등 안 먹는 게 너무 많다. 아침밥상에도 고기반찬이 오르길 바라는 은지는 고기를 최우선으로 먹는다. 학교 급식에서도 소시지볶음만 먹고 콩나물무침이나 김치, 시금치 된장국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은지를 놀려먹는 게 취미이자 특기인 개구쟁이 호찬이는 은지가 ‘골고루 먹는 어린이 스티커’를 한 장도 못 받은 걸 가지고 놀려댄다. 호찬이의 놀림을 하찮게 여기는 은지는 호찬이가 그러거나 말거나 단짝 친구 김지수와 사이좋게 밥을 먹는다. 은지는 소시지 알레르기가 있는 지수에게 콩나물무침과 김치를 양보하고 대신 지수의 소시지를 먹는다.
방과 후 호찬이가 아이들에게 자기 고모네 놀러가지고 제안한다. 고모가 분식집을 개업하는데 아이들을 초대했다는 것이다. 고모네 분식집에는 떡볶이, 순대, 김밥 등 맛있는 것들이 잔뜩 있었다. 아이들이 이것저것 공짜 음식을 먹는 와중에도 은지는 오로지 튀김만 먹는다. 그러다 지수가 김밥을 먹고 켁켁거리는 걸 본 은지는 다짜고짜 달려가 지수의 등짝을 후려친다. 그 바람에 탁자가 쓰러졌고 음식이 사방에 튀어 순식간에 분식집은 아수라장이 된다. 정작 지수는 멀쩡하고 은지만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소동의 장본인으로 구박을 받다 집에 돌아온 은지는 집안 식구들로부터 2차 타박에 시달린다. 안 먹는 게 너무 많아 탈이라는 지적에 발끈한 이모는 은지 편을 들겠다며, 우유 한 잔을 쿨하게 마셔 보라고 부추긴다. 은지는 아무리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모지만 이럴 때는 눈치없는 이모가 좀 별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우유를 마셔 보일 수밖에 없다. 우유를 마시니 배 속이 꾸륵꾸륵 요동을 친다. 아무래도 배 속에 수백 마리의 개구리들이 들어앉은 게 틀림없다.
학교에서 은지는 배 속 개구리들 때문에 힘이 하나도 없다. 호찬이의 놀림에 대꾸할 기운마저 없다. 그나마 남은 힘으로 호찬이 얼굴에 개구리 방귀 폭탄을 발사하는데, 호찬이가 한순간 케이오되고 만다. 은지는 개구리 폭탄이 쓸모 있는 걸 보고, 마늘, 고구마, 총각김치 같은 방귀 냄새를 고약하게 만드는 기피 음식들을 좀 먹어 보기로 결심한다.
작가 심윤경은 편식을 고쳐야 한다고 항변하지 않는다. 편식하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개구리 폭탄이라는 재미 포인트를 찾아 은지가 자발적으로 방귀 유발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이끌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편식하는 아이에게 잘못이라 따지지 않는 이 작품이 어쩌면 자연스럽게 기피하는 음식을 먹게 만드는 역할을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