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제리코의 여주인 백마담은 잘 노는 여자다. 누구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알아버린 앙큼함은 부럽기까지 하다. 제리코에 사람들이 꼬이는 이유는 뻔했다. 백마담이 내놓은 커피와 음식의 풍성함과 사람을 반기는 진심이 통한 것일 게다. 대단할 것도 없는 각자의 일상은 제리코로 인해 비로소 특별해진다. 기댈 곳 없는 외로운 나날을 함께 놀아주고 보듬는 백마담의 마력 때문이다.
윤광준(《윤광준의 생활명품》, 《잘 찍은 사진 한 장》의 저자)
길 가다 어떤 노래에 흠칫 떠오르는 추억 한 자락. 낯익은 뒷모습에 펄럭 솟아나는 그리운 한 사람. 커피와 음악, 햇살 가득한 창, 느리게 흐르는 시간, 털북숭이 구름이와 꽃무늬 원피스의 백마담. 그때 그 카페 제리코는 내게 그리운 추억이자 힐링 타임이었다.
윤영미(아나운서)
“거기까지 가서 카페만 다니는 거야?”
삿포로에 가나 타이페이에 가나 커피만 마시러 다니는 나를 보고 한 친구가 묻는다. 어디를 가나 작은 카페에는 주인의 삶이 그대로 묻어 있다. 카페 문을 여는 순간 내가 몰랐던 ‘타인의 인생’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카페 제리코’는 누군가의 일터이자 놀이터, 작업실이자 사교장이었다. 카페는 문을 닫았지만 제리코의 즐거운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준(《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저자)
일산에 ‘제리코’라는 거짓말 같은 카페가 존재했었다. 그 시절, 지금은 흔해진 낭송회와 음악회, 벼룩시장과 같은 카페 문화를 즐기기 위해 버스를 타고 먼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었던 그 공간을 나는 매우 아꼈다. 짧은 기간 동안, 그 멋진 곳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확인하는 것은 제리코를 소중히 여겼던 나로서는 무척 설레는 일이다.
염승식 (1집 <흐르른다>의 조이엄, 밴드 ‘게이트플라워즈’의 기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