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코칭과 함께한 10년 그리고 함께할 10년 - 최성애ㆍ조벽
저희가 이 책을 처음 썼을 때와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많은 아이들이 애착 형성이 매우 중요한 영유아기에 부모와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고 자라는 게 아닌가 합니다. 이는 불안정 애착의 장기적 후유증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인간발달학자로서 심각하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애착 손상의 예방과 치료에 감정코칭이 효과적이라는 가트맨 박사님의 장기 추적 연구가 있어 희망을 품어봅니다.
또한 암기와 산술 등의 전통적 교육으로 얻어지던 능력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부모와 교사의 중요한 역할은 더 이상 ‘공부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요구되는 생존 능력이 ‘감정적 공감과 소통 능력’ ‘회복탄력성’이라는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 교수의 주장과 감정코칭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의 교육은 집단지성과 집단지혜, 정서 기반 교육을 중시해 오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2000년 전후로 행동주의가 빠르게 저물고 그 대신 정서 기반 긍정심리학이 급부상했습니다. 그 선두에 감정코칭을 비롯하여 뇌과학, 심장과학 등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창의력, 집단지능, 회복탄력성 등 이러한 개념들이 AI 시대에 인류가 더 성숙한 차원으로 생존할 수 있는 근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감정코칭을 배우고 실천하는 분들은 선구자인 셈입니다.
--- 「개정판을 내면서」 중에서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마법의 기술, 감정코칭 - 존 가트맨
감정코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부모와 자녀 간에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늘 열어준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묵살한다고 감정들이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이 슬퍼한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좌절감을 느끼거나 분노해도, 절망적이라고 느끼거나 두려워해도, 부모는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국 아이는 이 모든 감정을 혼자 감당하게 됩니다.
아이가 감정코칭으로 얻은 효과는 평생을 갑니다. 아이는 슬플 때 슬픈 감정을 알려주고, 무언가 결여되면 그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GPS를 지니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화가 나거나 목표가 좌절되면 무엇이 목표이고 무엇 때문에 좌절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GPS 말입니다. 이는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합니다.
내면의 GPS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일관된 선택을 하도록 돕습니다. 이는 내면의 GPS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덕적으로 이끌어주며, 재능과 가능성, 창의성과 잠재성을 발휘하여 자신의 모습들과 일치하는 선택을 하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감정코칭은 평생에 걸친 선물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전쟁 같은 육아를 행복 육아로, 내 아이를 안전하고 풍요롭게 키운다!
아이는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아이가 울고 떼를 쓰고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는 등 어떤 형태로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기의 욕구를 알아 달라는 간절한 몸짓입니다. 아이는 시시각각 감정으로 세상과 만나지만 감정을 느끼기만 할 뿐이며, 감정의 정체도 모르고 적절한 언어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아이의 감정을 알아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결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누군가로부터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는 금방 감정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습니다. 그런 감정이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느낀다는 점에서 안도하며, 차츰 더 적절한 언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신과 남을 존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감정을 무시당한 아이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 이상하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아무도 나를 봐주지 않지?’ 하고 의아해하면서 제발 내 기분 좀 알아 달라는 마음으로 더 크게 울거나 발을 구르는 등 좀더 과격하게 행동합니다. 감정을 거부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이 많을수록 아이는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결국 자신과 남을 신뢰하거나 존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하며,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또는 충동적인 언행을 하다가 더욱더 큰 꾸지람을 듣게 됩니다.
--- 「1-1 아이, 감정 속에서 길을 잃다」 중에서
축소전환형 부모에게 자녀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아이가 강아지를 보고 놀라 무서워해도 아이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별 것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마치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반려동물이 죽어 아이가 슬퍼서 울 때도, “뭐 그런 걸로 울고 그래. 그렇게 슬퍼할 것까지 있어?”라며 아이의 감정을 간단하게 무시하거나 축소시킵니다. 그런 다음 재빨리 아이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합니다.
축소전환형 부모는 감정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합니다. 기쁨, 즐거움, 행복과 같은 감정은 좋은 감정이라 여깁니다. 한편 두려움, 화, 분노, 슬픔, 외로움, 우울 등의 감정은 나쁜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정적 감정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듭니다. 자신이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그런 감정을 보일 때 어떻게 하든 빨리 없애주려고 합니다.
축소전환형 부모의 특징
① 아이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시한다. 때론 비웃거나 경시한다.
② 감정은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있고, 나쁜 감정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③ 아이가 부정적 감정을 보이면 불편해서 아이의 관심을 빨리 다른 곳으로 돌린다.
④ 아이의 감정은 비합리적이어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⑤ 아이의 감정은 그냥 나눠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⑥ 감정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것을 두려워한다.
--- 「2-2 아이의 감정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중에서
많은 부모가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언어적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더더욱 심각한 점은 정작 부모 자신은 그런 행동이 아이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부모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사실조차 모를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한 것뿐인데, 또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말에 아이가 지나치게 흥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언어적 공격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괜히 화가 나서 부모와 멀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아이가 부모와의 대화를 꺼리고 멀리한다면, 부모 자신의 대화 습관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아마도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대화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던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가트맨 박사는 관계를 망치는 네 가지 독을 비난, 경멸, 담쌓기, 방어라고 했습니다.
--- 「3-1 마음을 여는 대화와 마음을 닫는 대화」 중에서
감정코칭 1, 2단계까지는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코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본격적으로 아이와의 실제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 단계입니다. 아이와의 본격적인 대화는 3단계부터 시작됩니다.
3단계는 아이가 감정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단계입니다. ‘나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네 감정을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짐작이 가더라도 아이 스스로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묻고 들어줍니다.
감정에는 수많은 색깔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 무한한 감정의 색깔을 혼자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똑같은 화라도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날 수도 있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앞의 경우가 열등감에 의해 화가 난 것이라면, 뒤의 경우는 자만심 또는 경쟁심으로 인해 화가 난 것입니다. 이 둘을 똑같은 화로 정리한다면, 아이는 감정이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고 뭔가 개운치가 않습니다.
감정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 그만큼 처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의 색깔이 어떤 것인지 명료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 「4-3 감정코칭 3단계, 아이가 감정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기」 중에서
5~7세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어린아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부모들이 미처 알지 못할 뿐입니다.
아이가 다양한 감정을 건강하게 만나고 조절할 수 있게 하려면 때때로 아이의 감정을 묻고 그러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감정이 생기는 상황을 기다렸다 자연스럽게 묻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놀이를 통해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읽기에 좋은 놀이가 바로 ‘상상놀이’입니다. 아이는 인형놀이나 소꿉장난 등을 하면서 상황을 상상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훌륭하게 표현합니다.
--- 「5-3 취학 전 아동,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