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적이냐고요? 오랫동안 앓고 있던 비염, 아토피, 두통, 소화불량 같은 병이 놀랍도록 좋아지거나 사라지고, 특별히 다이어트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닌데 살이 쪼옥 빠지고, 병원 가는 일도 반으로 줄어듭니다. 단지 식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요.
거짓말 같은 일이죠? 하지만 하루 중 한 끼만 채소 과일식으로 바꾸고, 늘 입에 달고 살던 공장에서 만든 음식들을 줄이거나 끊으면 실제로 이런 거짓말 같은 일들이 일어난답니다. 저도 직접 경험한 일이고요.
--- 「저자의 말」 중에서
어젯밤, 건이와 강이는 평소에 엄마 모르게 즐겨 보던 먹방 유튜버의 영상을 함께 봤다. 먹방 유튜버인 먹짱은 무슨 음식이 든 산처럼 쌓아 두고 어마어마한 양을 맛있게 먹어 치우는 영상으로 먹방 팬들 사이에서 인기다. 먹짱은 특히 라면을 좋아하는데 어제 먹짱이 먹은 게 바로 이 신상 짬뽕 라면이었다.
“자, 면발이 아주 꼬들꼬들하게 잘 익었어요. 여러분도 보이시죠? 어때요, 맛있겠죠?”
--- 「마트가 우리 집이었으면」 중에서
건이는 이대로 투명 인간마냥 사라지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수습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곧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셨다.
“어머나, 이게 무슨 냄새니? 아우, 지독해!”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창문부터 열어젖혔다. 아이들은 여전히 코를 막은 채로 건이가 방귀를 뀌었다고 선생님께 일러바쳤다. 선생님은 고개도 들지 못하는 건이를 보고는 코를 감쌌던 손을 풀고 흠흠 헛기침을 했다.
--- 「방귀 대장 건이, 입 냄새 대장 강이」 중에서
건강원정대는 호모 사피엔스가 머물다 떠난 자리로 가까이 다가갔다. 호모 사피엔스들에게 들키면 공격당할까 봐 무섭기도 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않았다. 네 사람은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호모 사피엔스의 흔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 「호모 사피엔스가 채식주의자였다고?」 중에서
‘펑!’
하지만 컵라면은 온데간데없고 구름 같은 연기만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이게 뭐야! 내 라면, 우리 라면 어디 갔어?”
강이가 소리를 지르며 전자레인지에 머리를 들이밀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때 커다란 블랙홀이 전자레인지를 집어삼키며 나타났다.
“으악, 또 블랙홀이다! 빨리 도망쳐!”
--- 「엄마는 절대 흔들리지 않아!」 중에서
“맞았어! 우리 몸에서 가장 길게 뚫려 있는 곳이 바로 입에서 항문까지거든. 이 관을 자세히 봐. 길게 뚫려 있는 게 보이지? 항문까지 가는 동안 막혀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어.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식도-위-소장-대장-항문을 거쳐서 밖으로 배설돼야 하기 때문에 이 기관이 이렇게 뚫려 있는 거야. 이걸 옆으로 길게 펼치면 무려 10미터, 그러니까 건물 3층 정도의 길이가 되는 거지.”
--- 「장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중에서
“에헴, 얘들아, 들어 봐. 엄마가 여기 오기 전에 판다 연구를 좀 했거든. 판다는 채식주의자로 유명하지만 원래 육식동물의 소화기관을 지닌 식육목 동물에 속해. 그런데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환경적인 이유 때문에 대나무를 주식으로 먹도록 진화한 거지. 그래서 육식동물인데도 대나무, 과일, 채소, 특히 사과와 당근을 잘 먹게 된 거야. 어때? 이것만 봐도 채소 과일식만으로도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걸 알 수 있지? 그러니까 우리도 명심해야 돼. 인간은 고기를 불에 구워 먹고 가공식품을 먹게끔 진화된 생명체가 아니라는 걸 말야.”
--- 「진짜 음식? 가짜 음식?」 중에서
“마트에서 파는 주스는 공장 주스예요. 아무리 과일 주스라고 해도요. 많은 사람들이 과일에는 당이 많아서 주스로 마시면 당수치가 올라간다고 알고 있잖아요. 공장 주스를 마시면 그렇게 되죠. 설탕과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집에서 직접 만든 무첨가 주스는 혈당을 올리지 않아요.”
--- 「CCA 주스 더 없어요?」 중에서
식습관을 바꾸니 이제 쌍둥이 몸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어떨 때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살도 빠지고 오랫동안 앓았던 질병도 사라지고 부끄러운 고민거리가 사라지니 쌍둥이의 성격도 한층 밝아졌다. 학교생활도 재밌고, 친구들한테 훨씬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식습관 하나 바꾸는 것으로 이렇게 많은 것이 바뀔 줄은 쌍둥이도 꿈에서조차 몰랐다.
--- 「방귀 대장, 입냄새 대장은 이제 안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