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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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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 과학

: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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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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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42g | 145*215*30mm
ISBN13 9791156757344
ISBN10 115675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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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정에 필요한 상비책, 우리 모두 우울하므로
손민규 (lugali@yes24.com)
2018-05-30
2,500년 전 싯다르타가 생로병사라는 문제와 맞닥뜨리고 출가를 결심했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 우울증이 현대인만의 질병은 아니다.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우울 감정에 휩싸이기 쉬운 존재다. 그런 우울 감정은 고대 성인들 사례처럼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장하게 하는 계기도 되지만,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이라는 매우 슬픈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아이들을 보면 말처럼 뛰어다니고, 별 일 아닌데도 웃고, 『도덕경』 55장에도 나오듯 결코 지치는 법이 없는데 나이가 들수록 우울해지는 경향이 느는 것같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라는 책제목이 요즘 내 심정을 대변한다. 난 어디, 여긴 어디, 당신은 누구? 이런 감정을 나만 느끼는 건 아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가 점점 밀도를 높이다 보면 누가누가 우울증으로 약 먹는다더라, 실은 나도 먹어, 너는 어느 약이 잘 듣냐, 이런 대화로 귀결되기 일쑤였다.

대화에서 늘 제삼자였던 내가 2018년 3월 정도에는 어느 정도 우울했더랬다. 여기에서야 처음 고백하는데(라곤 하지만 그 누구도 관심 없겠지). 여하튼 『리틀 라이프』를 읽으며 주인공 주드가 면도칼로 자해할 때, 면도칼은 아플 것 같고 찬물로 내 몸을 좀 괴롭혀 볼까, 할 정도로 내 뇌는 하강곡선에 사로잡힌 상태였다. 줄지 않는 뱃살, 늘지 않는 통장 잔고, 하늘을 뒤덮은 거무튀튀한 미세먼지, 1970년대 이후 회복되지 않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요원해 보이는 지구 평화, 기타 등등. 우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삶을 놓고 라이프니츠가 옳으냐 쇼펜하워가 적확했냐를 묻는다면 정답은 후자. 어느 순간부터 삶은 즐기는 게 아니라 견뎌야 할 시간으로 전락했다. 정말 병원에 가봐야 하던 시점에서 만난 책이 바로 『우울할 땐 뇌과학』이다. 특히 아래 대목에서 나는 유레카를 외쳤다.

우울증 상태는 하루 종일 6시 뉴스만 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머지않아 온 세상이 정치 추문과 기후 재앙, 끔찍한 범죄로만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채널만 바꾸면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것을 볼 수 있는데, 절대로 채널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93쪽)

이 책은 발간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 우울한 사람이 많다. 둘째, 우울증을 다룬 책이 적다. 특히 이 책처럼 전문가가 비전공자 대상으로 쓴 책이 드물었다. 책의 내용은 부제인 '최신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은 우울증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그대로다. 인간의 중심이 가슴이 아니라 머리인 현대에는 사람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뇌는 제1질료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뇌라고. 우울증 원인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아니다. 뇌였다.

우을증은 다양한 뇌 회로 간의 조율 그리고 그 회로들이 서로서로 혹은 세상과 나누는 상호작용에 의해 촉발된다. (13쪽)

전전두피질은 걱정이 너무 많고, 감정적인 변연계는 벌것 아닌 일에도 너무 쉽게 반응한다. 섬엽은 만사를 실제보다 더 나쁘게 느끼도록 하고, 전방대상피질은 부정적인 면에만 집중해 상황을 악화시킨다. 게다가 전전두피질은 배측선조체와 측좌핵의 나쁜 버릇들까지 억제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이처럼 각각의 회로가 서로를 아래로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123쪽)


전전두피질, 변연계, 섬엽, 전방대상피질, 전전두피질, 배측선조체, 측좌핵,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옥시토신, 가바, 멜라토닌, 엔도르핀.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 정신과 전문의가 될 생각이 없는 나같은 독자라면 낯선 용어에 주눅들 필요 없다. 잉여 가치설 - 바타이유적 의미든, 마르크스적 의미든 - 을 몰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데 전혀 지장 없고, 열역학 제2법칙을 이해하지 않아도 1회용품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 있으며, 국방부 시계를 거꾸로 걸어놔도 시간은 흘러가듯 기억하기 쉽지 않은 화학물질, 뇌 부위를 몰라도 이 책을 완독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친절한 설명과 적확한 비유, 때때로 등장하는 아재 개그와 19금 유머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 저자가 쓴 에세이는 매우 유쾌하리라.

그냥 우리가 유념해야 할 건 간단하다. 뇌의 하강나선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활동 정도만 기억하면 된다. 따사로운 햇볕, 운동, 대인관계, 질 높은 수면이면 충분하다. 이에 더해 감사하는 마음, 호흡법, 올바른 자세 등도 도움이 된다. 감사하는 마음, 호흡법, 올바른 자세는 기독교나 불교 등 고전종교에서 이미 중요하게 여겨온 요소인데 신앙을 지니는 것도 하강나선에 갇히는 걸 막는 한 가지 방법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안 된다면 병원에 가서 상담해보자. 약물이나 정신분석학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현대 노동 중 일부는 사무실 형광등 아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고, 화장실에 가는 시간 외에는 격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농경문화보다는 확실히 현대문명이 우울증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병원에 갈 시간을 충분히 주지도 않는다. 평일은 일해야 하고 토요일 오전은 자고 싶다. 인기 많은 병원은 예약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를 규정하는 이런 현실만으로도 『우울할 땐 뇌과학』은 가정에 한 권씩 비치해야 한다. 우울한데 병원 갈 시간은 없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뱀의 다리를 그리자면, 내가 이 책을 읽는 중에 공교롭게도 겨울에서 봄으로 가며 일조 시간이 길어졌다. 주말에 짬을 내어 산에 오르고, 격한 운동을 했더니 밤에 잠도 잘 오더라. 뜨문뜨문 나갔던 동호회에 가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회사와 가정과 나라와 지구에 감사하는 마음도 『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을 읽으며 억지로 품어봤다. 그렇게 올해 초 하강곡선에 갇혔던 짧은 시간과 이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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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울증은 그저 항상 슬픈 상태가 아니다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면 그저 항상 슬픈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사실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서 꼭 슬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감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었다고 느낀다. 희망이 없고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만큼 절망적이다. 예전에 재밌어했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음식도, 친구도, 취미도. 기력도 급속도로 떨어진다. 모든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하기도 힘들다. 어떤 일도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 잠들기 어렵고, 잠들더라도 계속 잠든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아픔과 통증을 훨씬 극심하게 느낀다. 집중이 안 되고 불안하고 수치스럽고 외롭다.--- p.12~13

2. 우울증에 걸렸다 하더라도 뇌에 흠이 생긴 게 아니다
오클라호마에는 토네이도가 나타나는데 뉴욕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오클라호마는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평평한 지형, 기온 변화, 습도, 풍향, 풍속에 이르기까지. 그렇다고 오클라호마에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뇌의 경우도 똑같다. 우울증 상태일 때도 뇌 자체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 단순히 특정 신경 회로가 우울 패턴으로 가도록 맞춰졌을 뿐이다. 그것은 뇌가 스트레스, 계획 세우기, 습관, 의사결정 등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방식, 그리고 그 일들을 담당하는 회로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과 관계가 있다. 일단 이런 패턴이 형성되면 뇌 전체에서 하강나선으로 향하는 수십 가지 작은 변화가 잇따라 일어난다.--- p. 31

3. 걱정과 불안의 신경과학적 차이
걱정과 불안은 엄연히 다르지만 서로 연관된 개념이다. 불안해하지 않으면서도 걱정할 수 있고 걱정하지 않으면서도 불안해할 수 있다. 걱정은 주로 생각을 기반으로 하는 데 비해 불안은 신체감각(예컨대 복통) 같은 육체적 요소나 관련 행동(상황을 회피하는 것 등)과 더 깊은 관계가 있다. 걱정은 전전두피질이 관장한다. 전전두피질과 변연계의 상호작용, 그중에서도 특히 전방대상피질과의 상호작용도 걱정에 관여한다. 그러나 불안은 오직 변연계가 담당하며 주로 편도체와 해마, 시상하부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게 관여한다. 한마디로 걱정은 잠재적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고 불안은 잠재적 문제를 느끼는 것이다.--- p.67~68

4. 나쁜 습관인줄 알면서도 반복하는 이유
나쁜 습관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왜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선조체가 전전두피질과 달리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의미에서는 ‘이성적’이지 않다. 선조체는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전혀 구별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연달아 나쁜 습관을 실행하고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마냥 행복해한다. 스스로 나쁜 습관 때문에 큰 좌절감을 느끼기 전까지는 선조체가 나쁜 습관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잠든 채 걸어 다니며 한 일에 대해 몽유병 환자를 탓할 수 없는 것처럼 자기가 의식하지 못한 습관에 좌절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p. 110

5. 운동은 항우울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운동은 근육을 키워주지만 뇌도 강화한다. 운동을 하면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 같은 신경성장인자가 증가하는데 이는 뇌의 스테로이드 같은 것이다. BDNF는 뇌를 튼튼하게 만들어 우울증뿐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항할 힘을 길러준다. (…) 운동을 해서 BDNF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멋지지만, 항우울제가 BDNF를, 특히 전두엽에서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알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즉 운동은 뇌에 항우울제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
내가 소파에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을 때 내 뇌는 BDNF를 생산하며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때 나는 의식하지도 못한 채 일련의 신경 작용들을 촉발한 것이다. 하지만 BDNF는 비료 같은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막 심은 씨앗에 비료를 뿌리고 “내 화초는 어디 있지?”라고 물을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운동은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만 효과를 보려면 시간을 들여 지속해야 한다.--- p.136쪽, 138

6.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 내리기
결정을 내리려 할 때 우리는 각각의 선택에 어떤 결점이 따를지에 초점을 맞춘다. 결정 내리기를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대체로 결정에 확신을 가질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부분적이라도 맞는 뭔가를 행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최선을 해내려 하면 의사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복내측 전전두피질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걸로 충분하다고 인식하면 복외측 전전두 영역이 더 활성화되어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p. 154

7. 낮잠은 도움이 안 된다
수면, 기분, 통증 수준은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다. 잠을 잘 못 자면 부정적인 기분이 들고 통증이 심해지며 이는 다시 수면을 악화시킨다. 만성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잠을 잘 못 자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 효과는 기분이 우울할 때 더욱 증폭된다. 질 낮은 수면은 통증을 심화시키고 기분을 우울하게 만든다. 우울한 기분은 통증을 한층 심화시키고 그 둘은 다시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엄청난 문젯거리 같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 등식에서 한 항목만 바꿔도 셋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요한 점은 밤새 깨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지 못할 때 통증이 가장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의 총량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면의 총량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중간에 방해받지 않고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은 부족한 수면을 벌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이 통증 완화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p.189

8. 뇌는 개와 같다
선조체를 훈련해야 하는 개라고 생각하자. 테이블 위에 쿠키 접시를 놔두고는 그 쿠키를 먹었다고 개에게 화를 낼 수는 없다. 개들은 원래 그런다. 무엇을 기대했단 말인가? 가만히 서서 내내 개만 지켜보고 있다면 쿠키는 안전하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젠가는 전화를 받거나 출근을 해야 하니까. 우리 뇌도 꼭 이 개와 같다. 쿠키를 먹지 않도록 선조체를 훈련하지 않는다면, 전전두피질이 다른 곳으로 감시의 눈길을 돌린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뻔하지 않은가?
좋은 습관을 만들려다 실수를 하면 우리는 흔히 의지력의 실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좋은 습관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의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전전두피질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제대로 작동할 만큼 충분한 세로토닌이 있을 때에 한해서다. 이제 달라지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물론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선조체는 사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별 관심이 없다. 선조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반복일 뿐이다.--- p. 206~207

9. 감사는 자살 가능성을 줄인다
우울증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감사는 실제로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요한 점은 절망의 정도가 가장 심한 사람에게서 감사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암울하고 무의미하게 보일 때 작더라도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아주 큰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p.240~241

10. 사람마다 뇌가 다르듯 우울증의 양상과 치료법도 다르다
우울증에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는 치료법은 많다. 문제는 그 방법들이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 1백 명이 한두 달 동안 약을 복용하면 그중 30명 정도만 완전히 회복한다. 치유율치고 그리 대단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오직 알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우울증을 극복한 사람이 30명은 된다는 뜻이다. 나머지 20명은 상당히 회복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울한 상태가 남아 있다. 불행히도 나머지는 아주 조금만 나아지거나 차도가 전혀 없다. 그러나 그 50명이 다른 약을 시도해보면 그중 15명이 나아진다. 또 다른 약을 시도하면 그중에서 또 일부가 나아진다. (…)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직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더라도 약이 뇌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뇌가 바른 방향으로 바뀌도록 우리가 삶의 변화를 이뤄내는 데서 온다. 사람들의 뇌는 모두 각자 다르고 우울증도 각자 다르다. 그래서 치료 과정은 때로 탐험의 여정이 된다.
--- p.282,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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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울증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 작은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자신과 미래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웅크리게 만든다. 우울증 환자가 이 책을 읽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독서 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래도 이 책만은 권하고 싶다. 띄엄띄엄 골라 읽어도 좋다. 읽다 보면 느끼게 되리라. 우울증이 조금은 만만해 보인다는 사실을. 자신을 괴롭혀온 우울증을 조금은 통제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갖게 되리라. 제대로 알 때 우리는 보다 큰 통제력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정신과 의사로서 나는 이 책이 무척 반갑다. 내게도, 고통받는 분들에게도 참 좋은 친구가 될 테니까.
-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외계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만 빼고 다른 사람 모두 즐겁고 의미 있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 나 혼자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잔뜩 짊어지고 어느 외딴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 만약 이 느낌이 낯설지 않다면, 당신의 뇌도 ‘우울함의 하강나선’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이때 당신의 뇌는 어떠한 상태일까? 몸과 마음이 지쳐 그 어떤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때, 의외로 과학이 답을 줄 수 있다. 왜 나의 뇌가 빠져나올 수 없는 검은 구멍 안으로 나를 빠뜨릴까? 뇌가 ‘상승나선’을 그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우리 뇌가 다시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들을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마음이 아플 때 아픈 이유를 모르면 더 아프다. 이 책으로 여러분 모두 뇌 과학의 힘을 빌려 불행의 혹성을 탈출하는 데 성공하길 빈다. 우리 모두에겐 행복할 권리가 있다.
- 장동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뇌 과학자?《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저자)
정신과 의사인 나는 사람들이 뇌의 작동 방식을 자세히 알면 인생을 나아지게 할 만한 특별한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신경학적 지식을 활용해 관계를 회복하고, 걱정과 불안을 줄이면, 우울한 생각과 기분의 무게를 덜어주는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다룬다.
지나치게 생각을 곱씹거나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사람,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는 사람뿐 아니라 뇌 지식을 활용해 삶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책이다.
- 대니얼 시겔 (UCLA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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