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과 허균, 허난설헌의 고향인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문학도의 꿈을 키워 왔다. 하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1978년 서울교육대학교에 입학하여 현재는 서울위례초등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여행과 독서, 등산을 즐기면서 여행 기록과 일기 및 수필을 끄적거리는 것이 취미이다.
이스탄불 공항 점원의 한가한 모습 아침 5시 55분(현지시각)에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여 환승하기 위해 2시간 동안 공항에서 기다렸다. 우리나라보다 6시간이 늦다. 비행기에서 준 칫솔로 간단히 양치를 하고, 세면을 한 다음 선크림을 발랐다. 호텔에 들르지 않고 바로 여행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명품 불가리, 베르사체 등에서 근무하는 점원들이 환승객이 이용하는 의자에 버티고 앉아 서로 떠들며 장난을 한다. 우리는 어디 앉을 자리가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자기 나라를 찾는 관광객을 배려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행기는 8시 20분에 이스탄불 공항을 출발하여 루마니아 부카레스트를 향했다. 기내 에어컨이 너무 강해서인지 갑자기 재채기와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른다. 비염에라도 걸린 걸까? 명자언니가 감기에 잘 듣는다며 건넨 알약을 먹었더니 머리가 어지럽고 졸렸다. 짐도 못 푼 상태에서 온종일 루마니아를 관광해야 하는데 심히 걱정이 된다. 비몽사몽간에 잘 볼 수 있으려나….
12박 13일 동안 함께할 우리들의 애마 현지 시각으로 9시 40분에 부카레스트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루마니아 현지 가이드인 이후찬 씨가 활짝 웃으며 우릴 반긴다. 지인의 소개로 루마니아에 사업차 와서 가정교사에게 루마니아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그만 반해서 결혼해 버렸단다. 6살짜리 아들 하나를 두고 한국에서 부모님도 모셔와 다섯 식구가 재밌게 산다고 한다. 고부간에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함께 사는데 갈등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는 얘기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다문화 가정이겠지.
일행이 19명인데 버스는 대형관광버스다. 두 자리에 한 명씩 널널하게 앉아 가니 아주 편하고 좋다. 하기야 이 버스로 발칸의 모든 나라를 다녀야 하는데, 숫자에 맞는 작은 버스는 불편할 테니까. 기사는 키가 크고 웃는 인상에 착하게 생겼다. 이름은 ‘미쳐’다. 임 가이드 말이 미쳐가 우리 말 미쳐의 뜻을 안단다. 정말 우연찮게 재미있는 이름이다. 이후로 난 미쳐를 열심히 불러대며 ‘파이팅’을 외쳤다. 또 한 명의 가이드는 마케도니아 청년인데, 이름은 ‘샤드’이고 이슬람교를 성실히 믿는 잘생기고 키 큰 청년이다. 키가 좀 작은 이후찬 씨가 샤드한테, “어이, 샤드, 자네가 숨 쉬고 있는 위의 공기는 어떤가?” 하고 농담을 한다고 한다. 꽤 센스 있는 넋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