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마냥 좋은 것만 생각할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러나 생활은 꼭 그렇지 못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이들이 훌쩍 커서 멀게 느껴지고, 문득문득 외로움은 더해갑니다. 상념과 괴로움으로 어지러울 때 어디선가 프리뮬러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위로하는 듯 풍겨오는 향기 인사에 마음이 가라앉습니다.---pp.73~74

이런 일에는 고생을 사서 한다는 비난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주는 그 자체가 더 큰 행복이 되지요.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도 주변의 인정을 받으면 기뻐지는 법입니다. 하루 종일 쓸고 닦아도 티 안 나는 집안일이지만 남편과 아이가 고생했다며 알아주는 것만으로 굉장한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p.151

화려했던 시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가버리고 홀로 쓸쓸히 남은 것처럼. 나 역시도 이만큼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 나이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 앞에 서면 마음속으로 질투하는 마음이 슬며시 듭니다. 포인세티아도 어쩌면 제철을 맞은 수선화에게 질투를 하고 있다 보니 저렇게 움츠러든 듯 보이는 건 아닐까요. 비록 호시절이 지났다 하더라도 지금은 지금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거라 생각해봅니다. 붉던 잎이 점점 떨어지고 푸른 잎으로 가득 차는 포인세티아도 그 나름대로 충분히 멋지다며 어루만져줍니다.

<b>화초를 가꾸는 일은 곧 나와 내 주위를 돌아보는 일입니다.<br/>한 평 남짓한 베란다 정원,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br/>내 삶을 보듬어주는 꽃 한 송이를 피워냅니다.</b><br/><br/><b>365일 꽃을 피우는, ‘베란다 정원’으로 놀러오세요</b><br/>저자는 다음 블로그 “꽃 가꾸는 여자의 행복한 일상”의 운영자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화초들의 어머니다. 블로그에는 화초를 올바르게 가꾸는 법, 화초를 이용하는 홈 데코 법, 화초를 가꾸며 느끼는 일상의 소회 등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주부로서 경험하는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일상의 고민 등을 풀어내 ‘아줌마’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화초를 대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 감성적인 사진, 울림이 있는 글을 통해 화초를 가꾸며 베란다에서 또 다른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 어머니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br/><br/> 이 책은 화초를 키우면서 삶의 교훈을 깨닫고 때로는 위로를 받는 일상의 내용들을 풀어낸 에세이다. 계절별로 독자들에게 친근한 화초들을 골라 그것에 담긴 일상의 소회를 풀고, 각 화초와 어울리는 간단한 화분 데코 법, 재배 요령 등을 함께 실어 책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br/><br/><b>나를 안아주는 정원, 나를 위로하는 화초 이야기</b><br/>이른 아침, 전쟁을 치르듯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정신없이 남편을 배웅하고 나면 집안에는 적막이 감돈다. 난장판이 된 집안을 정리하고 한숨 돌리면 비로소 화초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그때부터는 가족들을 돌보던 손길을 옮겨 화초를 가꾸는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br/><br/> 날씨와 습도에 따라 화초들의 상태를 살피고, 그들이 더욱 편히 숨 쉴 수 있게 분갈이를 해주고, 아이들에게 예쁜 옷을 입히듯 화초를 더욱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화분을 만들어준다. 모양도 성질도 제각각 다른 화초들. 마치 저마다 다른 사람들을 대하듯 화초를 키우는 법을 몸으로 체득한다. 이렇듯 화초를 가꾸는 아줌마의 일상은 하루가 모자랄 만큼 바쁘다. <br/><br/> 저자는 화초를 키우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또 일상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에 대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지난날 친구가 내게 주었던 상처를 떠올리고, 내 마음처럼 다스려지지 않는 감정을 다독이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이 속을 썩일 때마다 화초를 보며 위로를 얻는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그곳에서 묵묵히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화초는 가장 따뜻하고도 든든한 우리 어머니들의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