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치다」
사랑이 바닥을 칩니다.
당황하지 마세요.
바닥을 친다는 말, 괜찮습니다.
상승 직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도 많습니다.
잘 치고 잘 올라오면 됩니다.
날개는 없습니다.
원래부터 갖고 있지 않습니다.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올라오는 방법도 있지만,
바닥을 칠 때쯤이면
이미 탄력을 잃어버렸을 터라 쉽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도움을 청하세요.
눈 딱 감고 창피함을 무릅쓸 때입니다.
도움의 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 줍니다.
날개를 달면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날개를 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사랑이 높이 솟아오릅니다.
사랑이 회복됩니다.
사랑이 무거움을 벗고 자유를 얻습니다.
사랑이 더욱 견고해지고 커집니다.
그래서 가끔은 한번씩
바닥을 쳐도 좋습니다.
본 궤도를 벗어난 게 아닙니다.
당신 사랑, 활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당신 사랑, 훌륭하게 쓸 만하다는 뜻입니다.
*
사랑은 날아올라 사람에게 갑니다.
사람이기에, 사람이 없으면 사랑도 없기에.
「빈틈 사용법」
부모나 자녀와 대화를 원하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듣고 싶던 말이, 그리 들어옵니다.
귀한 동행을 만나고 싶으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우정과 사랑이, 그리 통합니다.
일을 좀 더 잘하고 싶으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참신한 아이디어가, 그리 찾아옵니다.
동료, 후배들과 잘 지내고 싶으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끈끈한 의리의 끈이, 그리 이어집니다.
사람 냄새 나게 살고 싶으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좋은 햇살과 꽃향기가, 그리 스며듭니다.
마음껏 행복하게 살고 싶으세요?
빈틈을 보여 주세요.
축복과 은혜가, 그리 깃듭니다.
*
환하게 웃으시니 좋네요. 이제야 빈틈이 보여요.
저도 따라 웃게 되네요.
맞아요. 이 사이에 고춧가루 있어요.
「뻔한 얘기더라도」
평범히 사는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어느 무림 고수의 손에 귀한 자식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무림고수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기에 그의 원한은 뼈에 사무쳤다. 용서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밤낮으로 분노의 칼을 갈았다. 세월이 흘러 그는 마침내 원수를 물리칠 필살기를 터득했다. 그는 그날로 보따리를 쌌다.
복수하러 가는 여정은 힘겨웠다. 도적과 강도 떼, 요괴, 사막 바람, 폭풍우 등등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궁극의 필살기 덕에 본인 뿐 아니라 여러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어느 때는 한 마을을 구하기도 했다. 영화 주인공처럼 죽을 고비도 이겨 냈다. 알고 보면 복수가 남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무림 고수의 집에 당도했다. 하지만 무림 고수는 없었다. 어린 아들만 남겨놓고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그는 허탈감으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친 사람처럼 며칠 밤낮 저잣거리를 헤맸다. 그런 다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곳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손에는 원수 아들의 손이 쥐여 있었다.
이제 은밀한 복수가 시작됐다. 원수 아들을 그 자리에서 죽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자신을 능가할 만큼 잘 가르치고, 잘 먹이고, 충분히 상대가 되고도 남을 때 죽인다는 계획이었다. 그의 작전대로 원수 아들은 지혜롭고 늠름하게 잘 자랐다. 동네의 자랑이자 젊은 처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그즈음, 그는 천수를 다하고 죽었다. 그사이, 복수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의 아들이 된 원수 아들은 두 아버지가 저승에서도 흡족해할 만큼 세상을 돕는 의로운 사람으로 훌륭하게 살았다. 그의 본의는 알 길이 없고, 제법 통쾌한 복수였다.
*
부디 기억해 주세요. 복수는 남의 것. 사랑은 나의 것.
「못 2」
못을 해 보겠다고 덤빌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이렇게 말합니다.
- 나는, 못해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될 때도 있습니다.
남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 정말, 못됐네요.
함부로 사용하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야단맞기도 합니다.
- 그럼, 못써요.
그래도 무시하려 들 때가 있습니다.
TV에서 이순재 선생님이 일갈합니다.
- 이런, 못~난 놈.
*
못을 빼 봅니다.
나는 합니다, 정말 됩니다, 그럼 씁니다, 이런 난 분.
---본문 중에서